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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r Play 인터뷰]뮤지컬 ‘호프’ 김지현·백형훈② ‘빛나잖아’ ‘난 아주 완벽하게 내 자리에 있어’ ‘안녕’

입력 2023-06-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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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호프 백형훈 김지현
뮤지컬 ‘호프’ K 역의 백형훈(왼쪽)과 에바 호프 김지현(사진=이철준 기자)

 

극 마지막에 K가 저에게 ‘빛날거야’라고 해주는 노래가 굉장히 큰 느낌으로 다가와요. 그 순간에야 안도감, 신뢰감, 확신으로 다가온 것 같아요. ‘빛날거야’라는 그 단어가.”

극 중 다양한 시점과 의미로 변주되는 ‘빛난다’ 중 마지막 K의 ‘빛날거야’가 가장 와닿는다는 김지현은 “(강남) 작가가 ‘빛’이라는 단어에 굉장히 큰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화려해도 은은해도 “빛나잖아, 빛났었어, 빛날거야”

호프-18
뮤지컬 ‘호프’ 에바 호프 김지현(사진=이철준 기자)
“빛이라는 단어의 존재감은 정말 어마어마해요. 이 세상도 어둠이 먼저였고 ‘빛이 있으라’는 한 마디로 만들어졌죠. 그 엄청난 빛이라는 단어를 의식 안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 작품이 테마와 같은 느낌으로 ‘빛날 거야’ ‘빛날 수 있다’고 계속 얘기하는 것 같아요. 어둠에만 있으려고 하고 가리려고 하는 호프에게도 ‘빛이 있으라’라는 의식을 심어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공연을 하면서 저 역시 되새김질하게 되는 장면이죠.”

이어 김지현은 “호프에게 빛나는 건 자기 자신을 찾는 일”이라며 “딱 한번밖에 없고 딱 하나 뿐인 진정한 삶과 생명, 나 자신을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좋아하는 문장이 ‘이제야 날 만난 여자’예요. 그 가사가 저한테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고 ‘빛’의 의미로 다가왔죠.”

백형훈은 “처음 ‘빛나잖아’는 (요제프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본 당대의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트(송용진·지혜근) 노래에서 나오는데 그때 K는 빛난다는 게 뭔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 빛난다는 게 표면적으로는 알겠는데 그 속뜻을 모르겠는 거죠 그러다 K가 앉아 있고 조명 하나가 떨어질 때 인지하는 것 같아요. 사실 속으로는 그렇게 얘기하고 있어요. ‘이미 빛나고 있는데 너는 모르고 있구나’라고. 그래서 ‘빛나잖아’ ‘빛났었어’ ‘빛날거야’라고 얘기하거든요.”

그 빛에 대해 백형훈은 “거대 자본의 영화 연출 제안이 들어왔는데 내가 힘들고 어려워하는, 싫어하는 배우들이랑 해야 한다면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장항준 감독의 말을 인용했다.

“그런 거대 자본이 아닌, 소소할지라도 행복하게 작업하고 싶다고. 정말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소소할지라도 그건 그거대로 빛이 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빛난다는 게 매우 찬란할 필요는 없지 싶어요. 자기가 만족한다면 그 빛 역시 얼마든지 밝은 빛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성공해서 화려하게 빛나는 것도, 은은하게 계속 빛나는 것도 빛이잖아요.”


‘나다운 나’를 꿈꾸며 “난 아주 완벽하게 내 자리에 있어”

[23HOPE]공연사진03_알앤디웍스 제공
뮤지컬 ‘호프’ 공연장면(사진제공=알앤디웍스)

 

“전 ‘난 아주 완벽하게 내 자리에 있어’가 정말 가슴에 와 닿아요. 실제로 이렇게 얘기하면서 살고 싶어요. ‘완벽하게 내 자리에 있다’고. 언젠가는 할 수 있겠죠? 그런 삶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이어 김지현은 “‘호프’에는 ‘이제야 나를 만난 여자’ ‘진짜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을까’ 등 새롭게 나를 돌아보게 하는 대사들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백형훈은 “마리(김보경·홍륜희)가 다시 만난 베르트가 ‘이제 내 인생을 찾고 싶다’고 하자 광기에 사로잡혀 ‘원고야. 보라고. 빛나잖아’라고 매달린다. 그걸 보고 ‘정신 차리라’고 책을 던져버리는 어린 호프(이예은·김수연·최서연)를 밀어버리는 장면이 가슴에 와닿는다”고 털어놓았다.

“어떻게 보면 폭력적일 수 있을 정도로 딸을 밀어버리고 그걸 다시 닦아요. 그걸 볼 때마다 미칠 것 같아요. 왜 마리는 이렇게까지 하는지. 내(K)가 뭐라고. 그 장면이 지금은 제일 가슴 아파요. 그 다음에 기차가 내려오면서 배우들이 저를 보는데 ‘형 왜 거기서 울고 있어요’ 그래요. ‘아무도 안보는 데서 왜 이렇게 울고 있냐’고. 정말 미칠 것 같아요.”


만남, 이별 그리고 무조건적인 응원 “안녕”

뮤지컬 호프 백형훈
뮤지컬 ‘호프’ K 역의 백형훈(사진=이철준 기자)
“안녕이라는 단어는 새로운 만남 그리고 헤어짐 등의 의미가 포괄적으로 함축된 단어죠.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단어일 수도 있어요.”

김지현의 말처럼 뮤지컬 ‘호프’에서의 ‘안녕’ 역시 다양한 의미로 쓰인다. 김지현은 “제가 사실 헤어지는 걸 굉장히 힘들어해서 후배들한테도 종종 단체대화방에 ‘나한테 정주지 마. 나 가기 힘들어’라고 쓴다”고 털어놓았다.

“헤어짐이 두려운 건 집착을 하게 됐을 때거든요. 그래서 호프가 K에게 ‘안녕’을 말하지 못하는 심정이 이해가 가요. 그래서 ‘안녕’이라는 건 과한 욕심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안녕’은 과하지도 않고 모자람도 없게, 냉철하게 바라보는 부분이 필요한 단어라는 생각이 들어요. ‘호프’를 통해 다시 생각하고 들여다보게 된 단어죠.”

김지현의 말에 백형훈은 “두 글자에 희로애락이 다 담기니까 위대한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작품에서의 ‘안녕’은 시작과 끝”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시작할 때 K가 ‘내가 너를 도와 줄게’하면서 ‘안녕’이라고 인사하고 마지막에 ‘안녕’으로 끝난다”고 부연했다.

김지현은 ‘호프’를 통해 전하고 싶은 “안녕”에 대해 “헤어짐의 두려움을 미리 생각할 거 없이 그냥 지금의 안녕”을 꼽았다.

“지금은 우리가 헤어지더라도 항상 남는, 그런 만남을 간직할 수 있는 ‘안녕’으로 노력하려고 해요. 더불어 지금 저에게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면서 살려고 해요. 관객분들께는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정말 편안하게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마음으로 편안하게 살아가시길 바라는 ‘안녕’을 전하고 싶어요. 너무 높은 곳만 바라보다 보면 그로 인해 스스로도, 주변도 힘들어지거든요.”

더불어 “제가 너무 좋아짐으로 인해 그렇지 않은 상황에 처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다”며 “제가 좀 낮추고 손해 보는 걸로 제 주위의 누군가 좋아진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나쁘지 만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백형훈은 “제가 ‘호프’를 통해 전하고 싶은 ‘안녕’은 무조건적인 응원”이라고 밝혔다.

“사실 저는 되게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이에요. 무조건적인 위로나 응원을 하는 사람은 아니죠. 그런데 이 작품에서 만큼은 무조건적인 응원을 하고 싶어져요. 혹시나 힘든 마음으로 이 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이 있다면 ‘호프’의 가사 대로 ‘새로운 날들아 안녕’이라고 힘들었고 잊고 싶은 날들아 ‘안녕’이라고 말해드리고 싶어요. 배우로서 ‘호프’ 뿐 아니라 제가 하는 작품으로 그런 ‘안녕’을 전하고 싶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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