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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매를 든 연준에 시장 “어게인 1994년?”

입력 2022-01-3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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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연합)

 

금융시장이 1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등으로 긴축 공포에 휩싸였다.

코스피 지수는 28일 장중 한때 2600선이 무너졌다.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207원선을 넘기기도 했다. 삼성선물은 “매를 든 연준에 원·달러 환율이 뛰어버렸다”고 표현했다. 시장에선 ‘비둘기’ 였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로 바뀐 모습을 낯설어하는 반응들이 주를 이룬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라는 골칫거리를 잡기 위해 긴축이라는 매를 들었지만, 과연 몇 대를 때릴지 얼마나 세게 때릴지 등 금리인상 횟수와 인상폭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매를 맞아야 하는 대상인 인플레이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즉, 물가가 연준의 긴축 경로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다.

파월 의장이 매 회의 때마다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가운데, 증권가는 미 금리인상이 유독 가파르게 진행됐던 1994년의 ‘채권대학살’을 떠올린다. 당시 연준은 물가상승 등을 우려해 1994년 2월부터 1995년 3월까지 불과 1년만에 기준금리를 3.0%에서 6.0%까지 무려 300bp(3.0%포인트)나 끌어올렸다. 25bp(0.25%포인트) 인상은 3차례뿐이었고 50bp(0.50%포인트) 인상이 1차례, 75bp(0.75%포인트) 인상도 1차례 있었다. 평균 금리 인상폭이 40bp(0.40%포인트)를 넘는다. 그 여파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0bp(2.0%포인트) 가량 급등했고, 뉴욕증시를 비롯해 자산시장에서 거품이 붕괴됐다. 신흥국은 자본유출과 외환위기를 겪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경제는 금리 인상 후반부에서 취약한 부문을 중심으로 문제가 발생하면서 경기 모멘텀이 둔화됐다”며 “멕시코 등 일부 신흥국이 자본유출과 함께 외환위기를 경험했으며, 이는 시차를 두고 동아시아 외환위기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신흥국의 금융불안은 세계경기 수요 위축으로 이어졌고, 미국도 경기 회복세가 재차 둔화됐다.

하 연구원은 “현재 선진국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있음에도 신흥국 금융시장으로부터 자금 이탈은 보이지 않는데 양호한 경기흐름이 뒷받침된 까닭”이라며 “다만 선진국 금리인상 기조가 후반부로 접어들 경우 경기 모멘텀이 꺾이기 시작할 것이고, 일부 신흥국에서 금융불안이 확대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긴축 행보로 금융시장에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은 설 연휴 기간 중 국제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연휴기간 중 본부 외자운용원과 주요 금융중심지 소재 국외사무소(뉴욕·런던·프랑크푸르트·도쿄)가 연계해 국제금융시장 및 한국 관련 지표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한다. 아울러 내달 3일 오전 8시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위·금감원도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지속되자 금융시장 모니터링과 적기대응에 나섰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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