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영화연극

['쁘띠'리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조승우의 오페레타와 김주택의 본격 연기 ‘도전!’

입력 2023-05-12 18:3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유령을 연기 중인 성악가 김주택(왼쪽)과 조승우(사진제공=에스앤코)

 

뮤지컬에서의 가창력은 보통의 노래, 가요 등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다. 심지어 오페라의 아리아와도 다른 가창력 기준을 가진 뮤지컬은 그래서 어려운 장르이자 매력적인 무대이기도 하다.

뮤지컬의 연기 역시 마찬가지다. 드라마나 영화는 물론 연극과도 그 결이 다른 연기가 필요한 뮤지컬은 어쩌면 가창력과 연기 면에서 가장 독특하면서도 예민하고 까다로운 장르일지도 모른다.

13년 만에 한국어 공연으로 돌아오며 부산에서 먼저 닻을 올린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6월 18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은 조승우와 성악가 김주택의 도전에 ‘샤라웃’(Shout Out)을 외치게 하는 작품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에비타’ 등의 유명 작곡가이자 제작자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 작품으로 해롤드 프린스(헤롤드 프린스(Harold Smith Prince), 발레리나 출신의 안무가 질리언 린(Gillian Lynne) 등 대단한 창작자들이 프랑스의 추리작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가 1910년 발표한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꾸렸다.

1986년 런던, 1988년 뉴욕에서 초연된 이래 전세계 41개국, 183개 도시에서 17개 언어로 공연돼 1억 4000여만명 관람, 6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흥행작이다. 한국에서는 2001-2002년, 2009-2010년 한국어로 공연됐고 2005년과 2012-2013년 그리고 2019년 끝자락부터 코로나가 한창 극성을 부리던 2020년 여름까지 오리지널 캐스트로 내한공연됐다.  

 

오페라의 유령 지하미궁 (조승우, 손지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중 유령 역의 조승우와 크리스틴 손지수(사진제공=에스앤코)

 

‘더 팬텀 오브 디 오페라’(The Phantom of The Opera), ‘뮤직 오브 더 나이트’(Music of The Night), ‘올 아이 애스크 오브 유’(All I Ask of You), ‘싱크 오브 미’(Think of Me) 등 그 유명한 웨버의 넘버들과 객석으로 곤두박질하는 1톤짜리 거대한 샹들리에 그리고 ‘한니발’(Hannibal), ‘일무토’(Il Muto), ‘돈 주앙의 승리’(Don Juan Truimphant) 등 웨버가 극의 배경이 되는 19세기 파리 오페라 형식을 차용해 창작한 아리아들로 무장한 오페레타 형식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다.

19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흉측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살며 5번 박스석을 차지하고 있는 천재음악가 유령(조승우·김주택·전동석·최재림)과 그가 사랑하는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손지수·송은혜) 그리고 그녀의 연인 라울(송원근·황건하)이 펼쳐가는 이야기다.

조승우는 무대 뿐 아니라 TV, 영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다. 공연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해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그의 유난한 이름값은 엄격한 잣대로 ‘가창력’ ‘연기력’ ‘흥행력’ 등 그 가치를 평가받아야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대단한 가창력의 소유자지만 오페레타, 아리아 형식의 넘버까지 소화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우려에 그 대단한 웨버 작품 첫 출연이라는 점도 난관이었을 터다.
 

오페라의 유령 - 지하미궁 (김주택)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중 유령 역의 김주택(사진제공=에스앤코)

“하이 바리톤의 음역을 소화해야만 했기에 1년이 넘는 장기 공연을 수월하게 할 수 있게 처음으로 보컬 발성 레슨을 꾸준히 받았다”고 밝힌 조승우는 연습 초반부터 순차적으로 찾아온 급성 부비동염, 축농증, 비염, 감기로 드레스 리허설까지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을 만큼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렸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성악으로 10년, 20년을 갈고 닦은 이들의 흉내를 내기보다는 “내 소리에 내가 추구하는 색깔을 입혀보자!” 했던 결심을 이루기 위해 숨이 안쉬어지고 다 포기하고 싶은 “뮤지컬을 하면서 처음 겪어보는 일”을 감내해야 했다.

프리뷰 기간에도 완전하지 않은 음 표현으로 비판을 받았던 조승우는 “한번도 최고를 꿈꾼 적은 없다”며 했던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냈다.

김주택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꽤 이름이 알려진 성악가다. 가창력은 말 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팬텀싱어’ 시즌 2에서 ‘미라클라스’(김주택·박강현·정필립·한태인)로 준우승을 하기 전부터 그는 오페라계의 유명인사였다.

2009년 스물셋의 나이에 이탈리아 예지 페르골레지 극장 무대에서 조아키노 로시니의 희극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Il Barbiere di Siviglia) 피가로로 데뷔해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나비부인’(Madama Butterfly), ‘라보엠’(La Boheme),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 ‘청교도’(I Puritani), ‘잔 다르크’(Jeanne d‘Arc) 등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서 400회 이상의 오페라 무대에 올랐던 성악가였다.

그 전적이 아니라도 JTBC ‘팬텀싱어’ 경연과 그 이후 행보에서 그의 가창력은 이미 입증됐지만 ‘연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인 상태였다. ‘오페라의 유령’의 유령으로 캐스팅됐을 때도 그는 자연스러운 연기력이 강점인 오페라 가수였지만 뮤지컬에서도 그 강점이 발휘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상태였다. 그런 그에게 첫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연기’ 시험대와도 같았다.

섣불리 발성법을 바꾸기 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조승우, 오페라 무대에서 갈고 닦은 연기력을 뮤지컬화하며 진화를 꿈꾸는 김주택에게 ‘오페라의 유령’은 쉽지 않은 도전인 동시에 가창력과 연기력을 확인받는 무대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대단한 연기자 조승우와 탁월한 가창력의 성악가 김주택은 그 저력을 최선을 다해 입증 중이다.

부산=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