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는 지난 8일 ‘지속가능한 문화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위한 방안 모색’ 주제세미나를 개최했다. |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회장 김광재)가 지난 9월 8일(금), 국회 홍익표 의원(더불어 민주당,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와 김승수 의원(국민의 힘,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지속가능한 문화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위한 방안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K-콘텐츠의 근간인 웹툰 콘텐츠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K-콘텐츠가 거둔 결실이 지속가능한 경쟁력으로 자리하게 됨에 따라 세계 무대에서 성장의 튼튼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된 세미나다.
가장 먼저 김숙 박사(컬처미디어랩)가 ‘K-웹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콘텐츠 정책 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김 박사는 “웹툰은 콘텐츠뿐만 아니라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이 직접 진출하여 플랫폼 비즈니스도 동시에 수출되는 형태로 사실상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설명하며, “웹툰은 기존 출판만화와는 달리, 기술적인 부분에서 표현력이 강화되고 특히, 다른 콘텐츠에 비해 이용자들과 상호작용을 통한 피드백이 빠른 성장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박사는 “웹툰 생태계 내 CP(콘텐츠 제작사)가 수적으로 커진 반면, 산업의 갈등에 대한 문제 소지가 소규모의 CP사와 작가와의 거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작가들이 CP사에 의존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 CP사에 대한 가이드라인, 거래에 대한 경험치가 부재하므로, 시장에서의 경험치들이 시장 질서에 맞게 만들어질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더불어 “현재 콘텐츠 산업의 생태계는 IP를 중심으로 다른 영역으로 확대가 나타나고 있으므로, IP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IP사업화 연계 능력이 있는 사업자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법유통과 관련해서는 “저작권 침해를 작가 개인이 대응하기 어려워 플랫폼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민간권리자단체인 COA(저작권해외진흥협회)가 불법유통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으나, 정부의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병준 교수(서울대)는 ‘K-콘텐츠 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유 교수는 “형법에서 무죄 추정의 원칙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기업에 대해서는 ‘유죄 추정의 원칙’과 같은 편견이 있다”며 “최근 창작자를 보호하는 법안들이 실제로는 역효과를 내는 부분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이어 “창작자와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미명으로 사업이 불가능하거나 축소하게 하는 규제 설정은 지양돼야 하며, 산업이 잘돼야 참여자들이 보상을 받는다는 것은 기본적인 원리이므로, 규제로 인해 산업 성장이 저해되거나 경제 침체 효과가 나타나는지 등에 대한 검토를 통해 선제적 규제가 아닌 사후적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또한 “카카오, 네이버가 국내에서는 큰 기업들이지만,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겨우 20조 대이지만 애플이나 아마존은 2천조 대 기업”이라며 현재의 규제의 상황에서 이러한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경쟁을 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임을 말했다.
유 교수는 “이미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며 “현재 정부가 K-콘텐츠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기보다는 기업을 조금 더 도와준다면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유 교수는 “가장 바람직한 최고의 규제는 사업을 못하게 하는 규제가 아니라 경쟁자를 활성화해 경쟁을 시키는 규제”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한양대학교 전범수 교수가 좌장을 담당했다. 토론에는 고정민 교수(홍익대), 김설아 교수(홍익대), 서범강 회장(한국웹툰산업협회), 오하영 박사(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이상직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가 참여했다.
먼저, 서범강 회장(한국웹툰산업협회)은 “최근 애플과 아마존이 일본에서 웹툰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한국 시장내 규제와 갈등을 피해 유리하게 스타트를 끊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 빅테크 플랫폼이 우려하는 부작용은 한국 기업들도 다르지 않아 현재의 규제와 갈등 심화 상황에서 기업들은 국내 사업을 포기하고라도 해외에 집중하는 것이 낫겠다는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정민 교수(홍익대)는 “콘텐츠 특히 한류 산업은 우리 서비스 산업에서 글로벌화에 성공한 최초의 케이스”라며 “콘텐츠 산업의 성과 요인과 전략 등을 타 서비스 산업에서 벤치마킹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웹툰 산업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우리가 먼저 읽고, IT산업의 발전이 성공의 원인이었다”라며, “과거 SNS상의 원조였던 싸이월드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글로벌 스탠다드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하영 박사(한국문화관광연구원)는 웹툰 산업의 글로벌 기업 진출과 관련하여 “영상 산업에서 경험한 것과 같이 웹툰 제작사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서 애플북스 등에 납품하는 형태가 되고, IP 자체가 해외 플랫폼 사업자의 국가 단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 박사는 “현재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사업자들이 우리나라의 IP를 대량으로 확보하는 상황에 대한 규제가 논의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제 방안이 오히려 우리나라 사업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설아 교수(홍익대)는 “국내 창작자의 복지와 책임을 기업들에 모든 것을 돌리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창작자의 창작력이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문화예술 분야는 융합적이고, 많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이므로 이 분야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부재한 상황에서 연구를 대신해 규제가 마련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직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창작과 웹툰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웹툰에 실제 사람, 가상인간이 나오는 등 복합적인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며, 광고를 고도화 할 수 있는 커머스 웹툰 등이 많이 나와야 웹툰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 함께 참여한 김승수 의원(국민의 힘)은 “국제적 플랫폼 기업들의 웹툰 진출이 처음에는 창작자, CP입장에서 새로운 장이 만들어진다는 반가운 측면도 있으나, 우리가 구축해 놓은 K-콘텐츠와 관련된 경쟁력, 노하우, 인력 등 모든 것들이 플랫폼 기업들에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외에서 벌어지는 무차별적 경쟁 상황에서 소규모 CP사들을 물론 대형 플랫폼들에 대해서도 정부 부처가 확실하게 지원해줘야 하며, 특히 콘텐츠 산업의 특수성이 일반 제조업 분야의 특수성과 차별화돼 세제, 금융, R&D지원 등에서 배제된 경우가 많다”며, “향후 적절한 지원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kyh3628@viva100.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