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책갈피] 저마다의 커피, 그 안에 담긴 저마다의 이야기 ‘나만 알고 있는 당신의 커피’

입력 2023-09-29 18: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카푸치노
사진출처=픽사베이

 

토종 밤꿀 한 숟갈, 에스프레소 샷 3개, 무지방 우유 70~80ml로 낸 거품 그리고 표면을 거의 덮을 정도의 시나몬가루. 매일 아침이면 밤새 그 속도가 느려졌을지도 모를 신체와 정신을 깨우는 커피가 있다.

이는 빈 속에 진한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를 들이켜다 위장 장애를 얻으면서 수차례의 시행착오와 변화를 거듭한 끝에 만들어낸 것이다. 유난히 추웠던 한겨울, 몸을 녹이라며 밤꿀 차를 내어준 한 예술가의 호의에서 영감을 얻은 이 레시피는 수십년 간 매일의 하루를 시작할 에너지가 돼 준 ‘동반자’와도 같다.

피곤한 날에는 연거푸 한잔을 더 마시기도 하는데 너무 지친 날에는 이 마저도 입맛을 되살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니 이 커피는 매일 아침의 루틴인 동시에 컨디션과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주치의(?)이기도 했다. 

 

나만 알고 있는 당신의 커피
나만 알고 있는 당신의 커피|조엘 글, 아토(소형섭) 사진(사진제공=크레파스북)
호주 로컬 카페에서 커피를 배우고 경험하는 ‘골드코스트 한달살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조엘(Joel Park)이 쓴 글에 대학도 자퇴하고 호주에서 11년째 살고 있는 아토(소형섭)의 사진을 곁들인 ‘나만 알고 있는 당신의 커피’는 이 같은 저마다의 커피에 담긴 삶 이야기다.

공부도 뒷전인 조엘이 여행자의 삶을 살다 한국에서 시작한 사업에 실패하고 다시 방문한 호주의 골드코스트에 카페를 열면서 만난, 커피 없이는 못사는 호주 사람들의 이야기가 ‘골드코스트, 절망과 기회를 만나다’ ‘커피를 만드는 시간, 커피를 마시는 삶’ ‘커피와 함께 하는 삶, 커피잔에 담긴 이야기’ 3개 섹션에 나눠 담긴다.

책은 ‘서른 중반 골드코스트 정착’을 꿈꾸며 발 디딘 호주에서 최저시급 20달러짜리 동네 카페에서 조엘이 몸소 겪은 호주인들의 성향, 커피 라이프 등과 골드코스트 카페 창업 과정으로 시작한다.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로 사라져버린 동업자, 그 위기가 기회로 작용하며 흥했던 카페사업 등 저자의 골드코스트 생활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전동차를 타는 은퇴한 작가 브라이언, 사채업자 존, 중년의 백발 은행원 소냐, 노쇠한 할아버지 세르지오, 커피 한잔이 350만원까지 치솟은 베네수엘라에서 온 후안, 서핑에 진심인 네이슨, 용역업체 사장 사이먼, 직원이 된 단골손님 멜라니, 레지던트 나타샤, 하드 워커 앤드류, 보석상의 조엔, 중국 이민자 쿠이니 가족과 애니, 여전히 신혼같은 노부부 로버트와 빅토리아, 노숙자 자넷, 블루칼라(Blue Collar) 노동자 토니와 클라우스, 회계사 존, 부동산 중개업소와 레스토랑 사장 이합, 아부다비에서 온 자예드, 아시안 정서를 이해하고 언어를 구사하는 올리, 일본인 모모, 태국여자 팍시….

그들이 먹고 마시는 다양한 플랫 화이트와 차이 라테, 라테아트가 필수인 피콜로, 초콜릿 가루를 뿌린 카푸치노, 프렌치 토스트, 아몬드 라테, 지밀모카와 스매시드 아보카도, 프레틴 볼, 빅 브레키, 바닐라 라테, 골드코스트롤, 버터 밀크 프라이 치킨버거 등.

그렇게 ‘나만 알고 있는 당신의 커피’는 커피 책처럼 보이지만 사람 이야기이자 창업자이며 한 인간으로서 그곳을 사랑하고 배우며 살아가는 이의 일상이자 삶의 여정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