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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속 장애인⑮] “탄녹위에 장애인 위원 ‘0명’…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준수해야”

한국장애인개발원, ‘탄소중립 녹색사회를 위한 장애계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
‘2050 탄소중립 위원회’ 속 장애인·장애 관련 전문가 1명도 없어… 참여 필요

입력 2023-11-26 13:31 | 신문게재 2023-11-2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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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일러스트=일러스트레이터 피비)

 

기후적응 속 장애인의 권리가 보호되고 존중될 수 있도록 장애인이 기후정책결정과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에 장애인을 언급하고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 장애인 위원을 위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6일 환경·장애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파리에서 열린 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95개 당사국은 협정 하나를 채택했다. 바로 ‘파리협정’이다.

‘파리협정’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는 국가 간 약속이다. 특히 ‘파리협정’에는 국가가 기후변화 속 장애인의 권리 향상을 위한 의무를 진다는 내용도 담겼다.

‘파리협정’ 전문은 “당사자들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처를 할 때 장애인의 권리를 포함해 각자의 인권에 대한 의무를 존중하고 증진하고 고려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유엔인권이사회, 장애인권리위원회,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은 장애인에 대한 기후변화의 불균형적 영향을 인식하고 장애포용적 인권기반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은 인권이사회 결의안(A/HRC/44/30)을 통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세분된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기후변화와 관련된 목표, 지표, 대상 및 보고서는 장애인을 명시적으로 다루고 장애별로 분류된 데이터를 포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탄소중립 녹색사회를 위한 장애계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15%(약 10억명)인 장애인은 다른 사람과 다르게 더 심각한 기후변화를 경험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했다. 이어 대통령 소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8개 소위원회로 구성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소위원회마다 10명 정도의 전문가위원을 두고 있지만 장애인 또는 장애 관련 전문가는 1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파리협정’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등에 따라 모든 기후정책 과정에서 장애인의 권리가 존중되고 보호될 수 있도록 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해야 함에도 우리나라는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국내 환경·장애인단체는 환경정책 논의 과정에서 장애인이 배제되는 ‘에코에이블리즘’에 대한 대응이 없고 구체적인 담론조차 형성되지 않아 기후변화 속 장애인 권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현재 재난이나 위기와 관련된 법적 근거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과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이 추진되고 있지만 ‘안전관리기본법’에는 안전취약계층을 장애인, 어린이, 노인 등으로 규정한 반면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에는 장애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혜경 한국장애인개발원 정책연구부장은 “기후변화의 영향은 장애인에게 불균형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소위원회, 특히 공정전환분과위원회와 국민 참여분과위원회에 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에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피해를 볼 수 있는 취약계층으로 장애인이 명시돼야 한다”며 “이런 절차가 있어야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등에 따른 장애인 권리가 보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관계자는 “위원회에 장애인 위원이 위촉되지 않은 것은 법에 명시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장애인 당사자가 위촉이 되지 않더라도 시민단체와 소통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곽진성·이정아 기자 pen@viva100.com, hellofeliz@viva100.com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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