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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규제에 막힌 리모델링···업계 불만 폭발

입력 2023-12-13 14:30 | 신문게재 2023-12-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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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최근 서울시가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안전규제를 강화하면서 리모델링 관련 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가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리모델링 단지 중에 1층을 필로티로 할 경우 이를 수직증축으로 보고 추가로 안전진단이나 안전성 검토를 해야 한다고 재분류하면서 리모델링을 준비하던 단지들은 사업이 지연되거나 취소하기까지 해야 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돼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는 법제처와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1층을 필로티로 하고, 최상층을 추가하는 방식의 리모델링도 수직증축에 해당하며 이에 따른 안전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그동안 지자체와 건설 현장에서는 1층 필로티와 최상부 1개층을 증축하는 경우 수평증축으로 간주해 왔지만 갑작스레 수직증축으로 뒤집히면서 현장에서는 추진 단지 곳곳이 혼란을 겪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에서 수직증축은 안전진단 A·B등급, 수평증축은 안전진단 C등급을 받아야 진행할 수 있는데, 수평증축은 1차 안전진단만으로 추진이 가능하지만, 수직증축을 하려면 2차 안전진단을 또 한 번 거쳐야 한다. 이에 서울시내 대부분 리모델링 조합들은 처음부터 수평증축으로 방향을 설정해 필로티를 적용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었다.

대표적 사례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동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가람’ 아파트 등이다. ‘잠원동아’는 2021년 말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시공사로 현대건설을 선정하는 절차까지 마쳤다. 안전진단 C등급 판정을 받은 이 단지는 수평증축만 가능한 만큼 수평증축과 별동증축을 추진하는 동시에 1층을 필로티로 하고 최상층 1개층을 띄우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최근 이를 수직증축이라 판단하면서 필로티를 통한 최상층 1개층 수직증축이 불가능해졌고 사업계획도 대폭 변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업계에서는 주민의 안전을 위해 정비사업의 안전성 검토 절차와 기준 준수가 필요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갑작스런 규제 강화에 시장의 혼란이 적지 않다는 반응이다.

특히 리모델링은 가구 수가 적거나 용적률 200%를 초과해 사실상 재건축을 추진하기 어려운 아파트단지 입장에선 리모델링이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선택지로 꼽히는 상황인 만큼 이들에 대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최재란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이 “리모델링 외에 다른 길이 없는 재건축 불가 노후 중층 단지 시민들을 위해 리모델링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버리고 주거환경 개선의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혁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도 서울시의회 제321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법적 해석이 있다고 하지만 과거 국토부는 이미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입증한 바 있는 만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총 40여개 아파트 단지가 모인 서울시 리모델링주택조합 협의회(서리협)도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서정태 서리협회장은 “서울 시내에 리모델링이 필요한 아파트가 절반은 될 거라더니 서울시는 규제만 강화하고 있다”며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안전진단 절차를 간소화하고 검토 전문 기관을 늘리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리모델링과 재건축 가능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한 서울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촉구했다. ‘2030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내 4217개 공동주택 단지 중 재건축 가능단지는 878개,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 가능 단지는 898개, 맞춤형 리모델링 가능 단지는 2198개, 일반적 유지관리 단지는 243개로 분석된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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