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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세’ 타깃 정유업계…롤러코스터 시황에 4분기 '헛장사론' 대두

입력 2023-12-22 06:05 | 신문게재 2023-12-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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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ㆍ경유 가격 7주 연속 하락<YONHAP NO-2548>
(사진=연합)

 

3분기 ‘반짝’ 실적 반등으로 횡재세 부과 논의 타깃이 됐던 국내 정유업계의 4분기 실적에 또다시 먹구름이 자욱하다. 지난 9월 배럴당 90달러선을 찍었던 국제유가가 최근 70달러대로 고꾸라지면서, 재고자산평가손실 리스크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0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4.22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는 배럴당 각각 79.7달러, 79.06달러였다. 최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항로인 홍해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출렁이고 있지만, 아직까진 70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배럴당 90달러대까지 치솟았던 지난 9~10월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국제유가 급락의 배경으로는 미국 내 원유 생산량 증가와 중국 경기 침체 우려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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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떨어지면 국내 정유사들은 과거에 비싸게 산 원유의 재고자산평가손실액이 늘게 된다. 통상적으로 원유 구매부터 정제 후 판매까지 2~3개월이 소요되는데, 그동안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를 손실로 처리해야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4분기 정유업계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 4분기 약 743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분기(1조5631억원)보다 40%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에쓰오일 또한 4분기 475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3분기(8589억원) 대비 반토막 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사마다 재고 자산을 평가하는 기준은 조금씩 다르다”면서도 “원유 도입 시점 이후 40~50일 뒤에 최종 판매할 제품이 나오는데 그 시기에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 자산의 평가 가치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4분기 정유사들의 실적은 3분기 대비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일부 정치권의 습관성 횡재세 논란으로 업계 전반을 흔들어대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국내 정유업계는 지난해 고유가와 정제마진 상승에 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쓴 반면, 올해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실적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내내 고전하다 3분기 국제유가 급등과 정제마진 강세, 제품 수요 호조에 힘입어 실적도 회복세를 탄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56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2% 상승했고, 같은 기간 에쓰오일은 8589억원으로 67.9% 늘었다.

한편, 내년 국제유가와 관련해서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열린 ‘2023 석유컨퍼런스’에서 내년 국제유가가 83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브렌트유 가격이 기존 전망보다 10달러 낮아진 70~90달러 사이를 오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최근 ‘홍해 위기’로 WTI가 이틀간 약 3% 오르는 등 위기감이 고조됐으나, 골드만삭스는 원유 가격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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