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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금리인하 늦춰진다”…기업들, 정기예금 해지해 빚 갚는다

입력 2024-05-07 12:05 | 신문게재 2024-05-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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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순이익 3년 연속 20조원대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들의 ATM기. (사진=연합뉴스)

 

고물가 전망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점점 뒤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금리 장기화에 기업들이 정기예금을 해지해 빚부터 갚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중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한 계좌의 총예금은 771조74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말(796조3480억원)보다 3.08%(24조599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중 23조9210억원(3.0%) 줄었고, 하반기 중에도 6780억원 더 감소했다.

10억원 초과 고액 예금 잔액은 2018년 상반기 500조원을 넘어선 후 2019년 하반기 600조원, 2021년 상반기 700조원을 잇따라 돌파하며 증가세를 지속해오다 800조원 돌파를 앞두고 감소했다.

잔액이 두개 반기 연속 감소한 것은 한은이 지난 2002년 상반기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이다.

정기예금 잔액이 감소하면서 전체 감소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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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기준 10억원 초과 정기예금 잔액은 531조8180억원으로 2022년말(564조5460억원) 보다 32조7280억원(5.8%)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중 25조7300억원 감소해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 중에도 6조9980억원 더 줄었다.

반대로 10억원 초과 기업자유예금 잔액은 2022년말 219조8900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말 222조5850억원, 하반기 말 229조6100억원으로 점차 늘었다.

기업자유예금은 법인이 일시 여유 자금을 은행에 예치하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고금리로 계속 유지가 되고 있고 2022년까지는 금리 상승기라 올랐던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기업들이 대체 투자처를 못 찾고 대출 상환을 하거나 여유자금을 일시적으로 예치해놓고 상황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기업의 원화 예금 잔액은 637조50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조8260억원(0.9%) 감소해 19년 만의 감소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같은 기간 가계 예금 잔액이 853억8140억원에서 925조9810억원으로 8.5% 증가한 것과 대조됐다.

미국과 한국에서 고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으면서 금융시장이 기대한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은 후퇴하고 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현지시간 30일~5월1일까지 이틀간의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정책금리를 현 수준(5.25~5.5%)에서 동결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목표 달성을 위한 확신에 추가 진전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경계감을 보였지만 현 금리수준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가 통화정책의 초점이며 현 통화정책 수준은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평가해 금리인상 재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로의 전환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낮아졌지만 정책전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 전망도 뒤로 밀리는 모습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 중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4월 금융통화위원회 통방 회의 때만해도 미국이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그널을 줬고, 하반기에는 미국이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전제로 통화정책을 수립했다”며 “전세계가 생각하는 미국 금리인하 시점이 미국의 견조한 경기와 물가 수준으로 볼 때 뒤로 미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점이라고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4월 통방 때와 상황이 바뀌어 다시 점검해야 한다”며 “금통위원들이 새로 바뀌었고, 4월까지 했던 논의를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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