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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2080] 부자들은 언제 어떻게 상속 증여해 절세할까

입력 2023-12-2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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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증여1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최근 몇 년 사이에 상속과 증여에 관련한 금융기관 상담 건수는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경기가 안 좋아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상속이나 증여의 적기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부자’들 역시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이런 형태의 자산 및 재무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대한민국 부자보고서>에서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상위 1% 1만 명의 부자들은 어떻게 상속과 증여를 하고 절세를 하는 지를 분석해 소개했다. 이를 요약해 소개한다.


◇ 부자의 43%가 상속 혹은 증여 계획

부자들의 보유 자산 처분계획을 보면, 현재 보유한 자산 가운데 절반 정도를 노후 준비에 할애하고 상속과 증여에는 각각 25%, 18%를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증여보다는 상속을 선호하고, 소수이기는 하지만 기부를 생각하는 부자들도 꾸준히 3~4%를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이 많을수록 당연히 자신의 노후 준비 보다는 상속이나 증여 비중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자녀를 위해 사전 증여를 한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사전 증여는 2014년 32%에서 2018년에는 53%까지 높아졌다. 보유자산 규모가 클수록 사전 증여 비중이 높았다. 상속이 발생하기 전에 증여를 통해 자산의 일부를 미리 이전함으로써 과세 규모를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 평균적으로 65세에 30대 자녀에게 증여

60~70대일 때 증여한다는 부자가 약 67%에 달했다. 50대 미만에서는 21%에 불과했다. 80세 이상인 경우도 12%에 그쳤는데 이 때는 이미 증여가 완료된 때문으로 보인다. 자녀 관점에서 증여를 가장 많이 받은 시기는 20~30대로 결혼 적령기 즈음이었다. 주택 구입 자금이 필요한 40대도 28%에 달했다.

부자들이 가장 잘 활용하는 증여 시기는 경제 위기 등으로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을 때 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기에 싼 가격으로 주식을 사서 증여하면, 나중에 주가가 오를 경우 그 차익은 증여받은 자녀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역시 가격이 하락했을 때 낮은 가격으로 사서 자녀에게 증여하면 나중에 가격이 올랐을 때 같은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됐다.



◇ 선호하는 증여자산은 현금과 예금

가장 선호하는 증여 자산은 현금과 예금이었다. 이어 주거용 부동산, 상업용 부동산, 주식·채권·펀드 등 투자자산, 보험, 현물자산, 신탁상품, 사업체 경영권 순이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건물이 가장 많은데, 건물이나 토지를 증여할 때 자녀가 부담해야 하는 증여세까지 포함해 현금과 예금을 동시에 중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미성년 자녀 등에 대한 투자자산 증여가 두드러졌다. 2019년 12%이던 비중이 2021년에는 21%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1년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20세 미만 주주가 36만 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20세 미만의 주식보유자 수도 2019년 9만 8600여 명에서 2022년에는 76만 명에 육박했다. 그 만큼 미성년 주식증여가 급증 했음을 반증하는 통계다.

코로나 펜데믹 기간 동안에는 보험을 통한 증여가 5%에서 20% 수준까지 크게 늘었다. 상속과 증여의 수단으로 인식된 덕분이다. 부모가 보험상품의 계약자이자 피보험자가 되고, 자녀를 수익자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식이다. 이 경우 자녀가 보험을 납부한 사실이 입증되어야 상속세를 물지 않는다. 예상되는 상속세 만큼 보험금을 설정해 놓는 세 테크도 눈길을 끈다.



◇ 부자들은 어떻게 절세하나

우리 상속·증여 세율은 명목상으로 과세표준 최고 구간인 30억 원을 넘으면 50%가 부과된다. 때문에 증여할 자산가격이 상승하기 전이나 자산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했을 때 증여 시점을 잡는 경향이 대부분이다.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주식을 싸게 미리 증여하거나, 10년 후 재개발이 예상되는 주택지역을 미리 증여하는 식이다.

부자들이 아무래도 가장 민감하게 보는 것은 ‘세금’이다. 이전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세 부담이 증가하자 부자들은 자녀에게 부동산과 현금을 패키지로 증여했다. 늘어난 세금을 충당하기 위한 방법으로 부자들의 36%는 금융상품 투자 확대를, 25%는 부동산 매각과 증여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특별한 방법이 없어, 늘어난 세금만큼 추가납부할 수 밖에 없다는 응답도 19%나 되었다.

최근에는 신탁상품에 가입하거나 가족법인 설립을 고려하는 부자들도 늘고 있다. 상속 시 가족간 분쟁이 없이 안전하게 상속재산을 물려줄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일정 수수료만 내면 금융회사와 계약한 대로 유언서 내용을 안전하고 확실하게 본인의 의사대로 집행할 수 있어 주목을 끈다.

기족법인을 증여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주주구성이 가족만으로 이뤄져 상가 구입 등에서 자금 출처 확인이나 세금 문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또 개인이 소득으로 받는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데다, 법인 명의 통장으로 이익금을 관리할 수 있어 자금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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