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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 차고 입고 바르고… 쇼핑 권력 대이동

1인당 구매 금액 여성의 1.6배
명품시계 매출 30% 올라… 45%가 남성 고객

입력 2014-09-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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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명품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의 G.494 옴므 매장에서 한 남성이 옷을 고르고 있다.(사진제공=갤러리아 백화점)


자신을 꾸미는데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은 ‘그루밍족’이 늘어나면서 쇼핑권력이 여성에서 남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은 20대 남성이, 백화점과 명품매장은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40대 이상의 남성이 ‘큰 손’으로 통하고 있다.

아이스타일24가 지난 8월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쇼핑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남성 회원의 구매 객단가가 여성 회원에 비해 60% 정도 더 높았다. 남성 중에서도 20대의 씀씀이가 가장 컸다. 남성의 연령대별 구매 객단가는 20대, 30대, 40대, 50대 순으로, 20대 남성이 30대 남성보다 10% 가량 더 높았다. 1회 평균 구매 품목 수는 남성이 2.4개, 여성이 5.5개로 여성들은 다양한 상품을 알뜰하게 쇼핑하는 반면 남성들은 적게 구매하지만 고가의 상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경우에도 20대가 30대보다 23% 가량 더 높은 비용을 지출했다.

이용석 아이스타일24 패션사업본부장은 “이전까지는 온라인쇼핑몰의 주요 고객은 여성이었지만 최근 1년 사이 남성 회원의 구매 급속도로 늘고 있다”며 “남성 정장, 캐주얼 의류, 아웃도어 등의 카테고리 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 불황에 여성들은 지갑을 닫고 있지만 남성들의 씀씀이는 과감해 지고 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는 한국 명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83억 유로(약 12조원)로, 아시아 3위에 그쳤지만 글로벌 패션 업체들에게는 최대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죽 제품군에서 1995년 10%에 불과했던 남성 비중이 작년에는 35%까지 올라오는 등 남성이 소비하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명품시계에서 남성 고객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최근 몇 년간 두 자릿수 이상 매출이 신장하며 2년 전 보다 30%나 매출이 늘었다. 명품 업계는 남성들이 차지하는 명품 소비 비중은 45%에 육박하고 있으며 패션과 외모에 관심을 쏟는 주요 남성 소비층 덕분에 올해 매출이 8%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명품업계 관계자들은 남성들이 남들과 차별화된 상품,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가치소비’가 확산되면서 명품시계로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올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경우, 전체의 20~30% 정도에 불과한 남성고객이 명품시계에서는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소비력이 어느 상품군 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백화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30대 ‘삼촌부대’와 40~50대 ‘꽃 중년’들이 몰리면서, ‘백화점은 여성고객 전유물’이란 공식을 깨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6일 기존 여성캐주얼 매장이던 본점 신관 4층을 남녀매장으로 확대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최근 남성편집매장인 ‘지스트리트494 옴므’를 3배 확대하고, 생 로랑 등 남성 고가 디자이너 브랜드를 새로 입점 시켰다.

한 해외 패션 브랜드의 한국지사장은 “그동안 술과 골프, 자동차에 집중했던 남성들이 ‘꾸미기=성공’이란 인식이 강해지면서 자신을 위한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를 감안한 백화점들이 남성전용관을 경쟁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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