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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봉사자·나 자신 '3번의 정년'…평생현역으로 살아라

입력 2014-09-1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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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은퇴 10년 전, 적어도 40대부터 현실을 의식하고 준비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미리 알고 준비하면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평생 안정되고 보람 있는 노후생활을 원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리 준비 해 평생 현역으로 사는 것이 답입니다.”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KTB빌딩 트러스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만난 은퇴설계 전문가 강창희 트러스톤 연금교육포럼 대표는 인터뷰 내내 ‘생애설계’ ‘평생현역’ ‘자녀 리스크’를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나 영국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경우 개인 본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생애교육’에 대한 준비와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하며 ‘생애설계’ ‘노후준비’는 사실 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돼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자산설계는 기본, 부부관계, 자녀 리스크도 알고 있어야 한다”며 “노인이 노인을 부양하는 시대로 변한만큼 우리의 의식구조도 바뀌어야 행복한 노후 생활이 가능하다”고 못박았다.

방송에서, 기업에서, 또한 공무원을 대상으로 노후설계와 연금교육을 설파하고 있는 강 대표는 2시간 동안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가 경함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며 생애설계, 교육, 자산관리, 자녀 리스크 대비 등 상황에 맞는 대안과 준비의 노하우들을 풀어놓았다.

‘평생현역’으로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생애교육’을 준비해야 할까. 강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트러스톤강창희대표14
은퇴설계전문가 강창희 트러스톤 연금교육포럼 대표는 방송 기업 지자체 등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 농경제학 학사, 도시샤대학교대학원 상학연구학 석사를 졸업했다. 미래에셋 투자연구소 소장, 미래에셋 부회장, 미래와 금융 연구포럼 대표를 거쳐 지금은 트러스톤연금교육포럼 대표로 재직 중이다.

 


-수명이 길어지고 있다. 오래 산다니 좋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건강에 생활비에 현실적으로 여러 걱정이 앞선다. 많은 사람들이 노후 준비가 부족해 먹먹해 하는데.

“나이 들어도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면 그것만큼 축복이 없을거다. 하지만 수입 없이 오래 살아야 하는 것은 재앙이나 다름없다. 당장 생활비가 걱정될 수도 있다. 일본은 공적연금 받는 사람이 96.4%, 1인당 160만원 받는다. 한국은 34.8%, 1인당 36만원 수준이니 노인 빈곤층 전락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문제는 자식이 도와주기 힘들다는 점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수명이 짧아서 자식들의 72%가 노부모를 부양했고 부양기간도 평균 5년에 불과했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는 20~25년 동안이나 노인이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 기존 구조가 깨져버렸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작년에 퇴직 예정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는데 강의가 끝나고 한 공무원이 ‘이런 강의를 10년 전에 듣게 해줬어야지 내일모레가 퇴직인데 이제야 하면 언제 준비하며, 언제 아내를 설득하라는 것이냐’며 푸념하는 소릴 들은 적이 있었다. 현실을 대변하는 예이다. 지금 막 은퇴하신 분들은 환경에 맞춰 살 수 밖에 없지만 미리 알고 준비하면 다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우선 직장에서 직원들에게 직무연수만 하지 말고 ‘생애설계’나 ‘자산관리’와 관련한 교육을 해줘야 한다. 작년에 삼성전자의 40대 차장급 직원 대상으로 후반 인생을 생각해보는 연수가 2박3일 있었다. 명상, 건강 강좌와 삼성전자 연수부 자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었다. 교육 받은 참여자 모두 다시 한번 인생 후반에 대해 생각 해 보게 되었다고 했다.

선진국 기업들은 이미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후준비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최대 목재회사 와이어 하우저는 30대부터 연령대별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 세이코 앱슨은 노동조합 차원에서 조합원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고민했다. 투쟁해서 3% 월급 올리나 교육을 실시해 3% 수익을 올리나 똑같다는 판단에 조합원의 생애설계와 자산관리 교육활동을 노조사업으로 실행하고 있다. 이처럼 직장 외 삶, 교육, 인간관계 등 준비가 필요하다.“

-자산관리는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은가?

“자산관리는 주머니 3개가 필요하다. 몇 개월 이내 쓴다거나 원금이 깨지지 않는 CMA, MMF 같은 ‘저축’주머니’가 필요하다. 또 노후대비, 꿈, 집 장만 등 목적 자금을 위한 ‘투자 주머니’가 필요하다. 이것은 매달 생기는 돈을 펀드로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꼭 필요하다. 마지막은 선택사항인데 갖고 있는 금융자산 10% 미만으로 투자하는 ‘오락용 주머니’이다.

자산관리 교육은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돈 관리, 경제적 자립에 관한 내용이 43페이지나 들어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딱 1-2페이지 정도다. 이렇다 보니 대학을 졸업해도 저축과 투자와의 차이를 모른다. 영국의 경우 경제, 금융, 노후설계 교육을 국가에서 하고 있다. 미국은 1950년대부터 이런 교육 이 진행되고 있다. 또 개인들의 기부문화가 활성화 된 미국은 기부금을 이용해 NPO(비영리 단체)교육단체에서 좋은 금융교육들을 시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부도 학교도 아닌 금융기관에서 좀 운영되고 있긴 하지만 요즘 경영이 어렵다 보니 이런 교육들의 볼륨이 작아지고 있다.”

-20~3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에게 자산관리와 관련해서 해주실 말씀이 있으실텐데요.

“사회에 금방 진출한 사회 초년생들은 ‘3층 연금’(국민-퇴직-개인)을 무조건 들어야 한다. 그리고 주식, 펀드를 사는 협의의 자산투자보다 영어를 배우는 등 몸값 높이는데 필요한 인적 자본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실력을 키우고 주특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특기라 해서 어렵게 생각 할 필요가 없다. 외국어를 잘하고 글을 잘 쓰는 것도 좋겠지만 상냥하게 전화를 받는 것, 직원들의 이름과 학교를 외우는 것도 하나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다. 20~30대에는 이대리, 김 과장이 아닌 자기 이름을 브랜드화 시켜야 한다. 입사해서 5년 이내에 ‘김 대리는 이것이 주특기야’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것, 남과 차별화 시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100세 시대 가족관계 매우 중요한데 요즘 ‘자녀 리스크’라는 말이 많이 들린다.

“자녀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가장 큰 이유가 과다한 교육비, 자녀 결혼비용 때문이다. 대학 등록금에 이어 평균 아들 8300만원, 딸 3000만 원정도 드는 결혼비용, 결혼 후 집 마련까지 부모가 책임지려면 노후대책을 마련을 할 수 없다. 집 마련에 있어서도 부모들이 월세 1년 정도 도와주고 자립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성인 자녀 리스크’라는 것도 있다. 노후 자금으로 몇 억을 마련 해 놓아도 자녀가 사업하다 실패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이런 저런 일로 빚을 졌을 때 도와줘야 할 것 아닌가. 우리나라 50~60대가 648만 가구다. 그 중 60%정도는 지금처럼 자녀에게 돈을 쓰면 은퇴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은퇴 빈곤층은 부부 월 94만원 이하의 생활비로 사는 것을 말한다. 옛날에는 자녀에게 투자하고나면 자식이 도와줬지만 지금은 자식도 노인이기에 쉽지 않다.“

-멋있게 나이들려면 무엇보다 좋은 부부관계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첫째로 부부간 서로의 생각차이를 메워야 한다. 퇴직 후 부부가 여유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조사했는데 여유시간 절반을 부인과 보내고 싶다는 남편은 80%인 반면 남편과 여유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부인은 20%밖에 되지 않았다. 40대부터 어디 살 것인가의 질문에 남편들은 농촌에서, 부인들은 대도시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다르다. 예전에 단둘이 사는 시간이 약 1년 조금 넘었다면 100세 시대에는 거의 19년 정도를 부부 단 둘이 살아야 하는데 생각차이를 좁히지 않으면 황혼이혼은 점점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두 번째로 남자에게 소일거리 있어야 하며 아내는 그런 남편을 응원 해 줘야 한다. 일본에서는 은퇴남편 인기 1순위가 ‘집에 없는 남편’이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다르지 않다. 국영기업에서 부장으로 일하다 은퇴한 후 5년 동안이나 방황했던 분이 계신다. 이 분이 얼마 전부터 아파트 경비를 시작했는데 아침마다 아내가 도시락을 싸준다. 이 분은 아파트 경비실에서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펼칠 때마다 천국이 따로 없다고 하며 흐뭇해 했다. 어떤 일이든 은퇴 후 할 일이 있어야 한다는 점과 아내의 응원은 매우 중요하다. ”

-중·장년 일자리가 늘고 있긴 하지만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들을 많이 한다. 일은 많아도 막상 내가 할 일은 없더라 하는 말도 많이 들린다. 정부,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은데.

“재취업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수명이 짧을 때는 공부-취직-퇴직의 사이클로 퇴직 후 기껏해야 10년정도 살다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부-취업-공부-새로운 삶을 찾는 순환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일을 한다는 것이 모자란 생활비 뿐 아니라 보람있는 삶, 건강을 위해서 일을 한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최근 들어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재취업을 위한 많은 교육들이 이뤄지고 있다. 각 지자체나 평생교육원등에서 은퇴자들을 위한 교육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곳에 가면 새로운 공부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데 문제는 여자들이 아닌 남자들이다. 강동구 여성 자치대학에 가보니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에 놀랐다. 반면 남자들은 회사 은퇴하고 쑥스럽다는 등 여러 이유들로 참여가 저조하다.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3번의 인생정년이 있다고 말씀 하셨는데.

“55세의 ‘고용정년’, 자원봉사활동, 허드렛일 등을 정해서 하는 ‘일의 정년’, 인생을 마무리하는 ‘인생정년’이 있다. 그렇기에 인생정년을 잘 맞이하기 위한 확실한 노후대비는 평생현역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대담 = 방형국 문화부장, 사진 = 윤여홍 기자 

정리 =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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