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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 '배대지'만 선택하면 절반 성공

영어, 컴퓨터 모르는 장년층도 해외직구… 배대지 의미만 알면 손쉽게 구매 가능
배대지 사이트서 한국어로 안내받고 시키는대로 기입… 배송만 되면 끝

입력 2014-09-2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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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에 거주하는 박경숙(57) 씨는 요즘 아침식사가 끝나면 컴퓨터 앞에 붙어있는 게 일과다. 온라인 쇼핑에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 달 여고 동창 모임에서 친구가 들고 온 새 가방이 너무 예뻤다. 친구들 사이에서 패션감각 있다는 소리를 듣는 박 씨가 매일 가다시피 하는 백화점에서도 보지 못한 디자인이라 어디서 샀는지 물어봤더니 친구는 ‘해외직구’로 구매했다고 했다. “해외직구가 뭐냐”고 물어봤다가 “아직도 모르냐”며 놀림을 받은 박 씨는 자존심이 상해 집에 와 당장 해외직구를 검색했다.

해외직구는 ‘해외 직접 구매’의 줄임말로, 외국의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제품을 직접 주문해 구매하는 것이다. 외국어에 익숙한 젊은층 사이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인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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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난관 '영어'

박 씨는 일단 가장 유명한 사이트인 아마존닷컴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가뜩이나 상품도 많아 어지러운데 온통 영어로 도배가 돼있어 바로 종료했다.

퇴근 후 집에 온 막내딸에게 물어봤더니 “배대지부터 선택해”라고 했다. ‘배대지’는 또 뭐람. 검색 결과 해외사이트에서 물품 구매 시 국내까지 배송이 안 되는 물품을 받아 대신 보내주는 ‘배송대행지’의 줄임말이었다. 수수료가 있다고 하지만 그게 대순가. 혼자 해내기엔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는 배대지 사이트에 가입하니 이제야 좀 살 것 같았다. 모두 한국말로 돼있을 뿐만 아니라 초보자를 위한 직구 가이드, 외국 사이트들의 할인 정보를 제공했다. 포인트도 적립해준다.

사이트를 둘러보다 한국에 공식 수입되지 않는 미국 가방 브랜드에서 최대 75%를 할인해 준다는 정보를 보고 얼른 들어가봤다. 최 씨의 마음에 쏙 드는 가방이 현재 199달러에 팔리고 있었다. 원가는 478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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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난관 '주문하기'

가방은 골랐는데 이제 주문할 일이 남았다. 영어가 도통 문제였다. 온통 영어로 써 있으니 뭐 하나 잘 못 누르지나 않을까 걱정이었다. 그래도 다년간의 인터넷 쇼핑 경험으로 ‘카트’를 알아보고 눌렀다. 주소를 기입하란다.

어떤 주소를 써야 하지? 배대지 사이트에 본 외국 주소들이 떠올랐다. 미국, 독일, 일본, 중국에 물류창고 주소가 있었다. 미국 사이트에서의 구매가 많아서 그런지 미국에만 세 개의 주소가 있었다. 우리나라와 다른 주소체계 때문에 미국 여행 경험도 없는 박 씨는 대체 뭘 써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CA, NJ, DE는 또 뭔지. 사이트를 둘러보니 고객센터가 있다. 전화번호가 보이니 안심이다. 컴퓨터에 익숙한 세대가 아니다 보니 전화로 사람과 얘기하는 게 편하다.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이라 3분 정도 기다려 직원과 연결됐다. 고객센터 직원에게 상황 설명을 하니 흔한 질문이라고 했다. CA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NJ는 뉴저지 주, DE는 델라웨어 주라고 했다. 상담원이 알려준 팁에 따르면 델라웨어 주는 모든 물품에 면세혜택을 주기 때문에 빠른 배송이 필요 없다면 이쪽 주소를 입력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 상담원의 안내대로 주소 옆 화살표를 누르니 미국식 주소 입력하는 법이 상세히 나와 어렵지 않게 성공했다. 카드 결제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입력했는데 아뿔싸, 결제가 되지 않는다. 박 씨의 신용카드는 국내전용 카드였던 것. 해외에서 지불 가능한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 Card),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등이 표시된 카드를 이용해야 결제가 가능하다.

이제, 가방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박 씨는 가방이 올 때까지 이제 막 세 살 생일을 맞이하는 손주에게 줄 선물을 살 예정이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먹을 영양제 쇼핑도 모두 해외직구로 구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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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결제 안돼요…교환·환불 어려워

◇구매 전 고려해야 할 점

 

 -긴 배송시간. 해외직구로 구매한 물품 배송은 평균 10~14일 정도 소요된다.

 -사실상 교환 및 환불이 어렵다.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하자가 있더라도 다시 교환하고 환불하는데 따르는 시간과 수수료가 많이 들기 때문에 교환 및 환불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가전제품의 경우 외국에는 110v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용제품이 아닌지 잘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부피와 무게도 생각해야 한다. 배송 업체에 따라 제품의 실제 중량무게와 부피무게 중 더 무거운 쪽으로 항공비용을 청구하는 곳이 있기 때문에 부피 무게도 주의해야 한다.

 

◇신용카드 결제시 주의사항

 - 본인 신용카드 사용시 휴대폰으로 문자가 오도록 반드시 설정.

 - 원화로 결제시 '이중환전'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달러로 결제.

 - 체크카드는 주문 취소시 돈이 홀딩되어 사용할 수 없음.

 - 의심스러운 쇼핑몰은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하지 말 것.

 

* 부피무게란? 물건의 크기를 따져 무게로 환산한 것이다.  

 * 부피무게 계산법

 가로X세로X높이(센티)/6000=킬로그램으로 환산한 부피무게

 가로X세로X높이(인치)/166=파운드로 환산한 부피무게


* 이중환전이란? 해외 가맹점에서 원화 결제시 현지통화로 결제할 때와 달리 거래금액을 고객의 자국통화로 표시해 결제하는 DCC서비스가 실시돼 수수료가 붙는다. 카드 이용자는 원화에서 달러화, 달러화에서 다시 원화로 환전된 금액과 DDC 수수료까지 붙은 금액이 최종 청구된다.

 



"손주 선물·비타민도 해외직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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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를 즐겨하는 60대 해외직구족 최경자씨

 

-해외 직구를 처음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맞벌이하는 며느리를 대신해 손주를 봐주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동네 유치원의 젊은 엄마들끼리 아이들 옷이 싸다고 해외직구를 통해 공구(공동구매)를 하더라. 200달러 이상이면 배송비가 무료라 삼삼오오 모이게 된다. 처음엔 함께 했지만 자연스럽게 내 연령대에 맞는 제품들을 찾게 되면서 혼자 입문하게 됐다.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국내 약국에서  20만원대에 파는 관절약을 3만원 대에 구매했을 때다. 젊은이들 말로 '득템'했을 때의 짜릿함이 남다르다. 요즘엔 한국인들의 방문이 많은 사이트는 달러를 한화로 계산해 주기도 한다. 배송기간이 좀 걸리더라도 기다린 보람이 있더라.

 

-같은 나이대에서 추천하고 싶은 사이트가 있다면.

비타민과 다양한 건강식품을 살 수 있는 아이허브(kr.iherb.com)다. 제품 품질 및 가격, 배송의 신속성 등이 만족스럽다. 월별로 프로모션을 많이 하고 할인율이 높다. 얼마전에 67% 할인 받아 5000원에 산 오메가3를 노래교실 친구들에게 추석 선물로 줬더니 반응이 좋았다. 

 

이희승·김정아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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