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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임금삭감제…정년 보장 후 시행 마땅

[인터뷰] '회원수 18만명'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

입력 2014-09-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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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퇴자협회(AARP)는 회원 수가 38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최대 시니어 커뮤니티다. 미국 내 가장 영향력이 큰 모임의 하나다. 국내에도 회원수가 18만 명인 대한은퇴자협회(KARP)가 있다.

2002년 설립된 대한은퇴자협회는 NPO(비영리단체), UN NGO(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자문 NGO)다. 50대 이상의 장·노년층은 물론 노령사회의 주역이 될 젊은 세대를 위해 불합리한 사회제도 개선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주력하고 있다.

21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으로부터 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두고 우리 사회가 미리 점검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 정부는 은퇴로 인해 50대 이상 시니어들이 겪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정년을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확대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정년연장은 정년을 6개월, 1개월, 1년6개월 단위로 점차 늘려가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단 몇 개월 차이로 인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덜 억울하고 충격도 줄일 수 있다. 정년연장 얘기만 나오면 정부 관계자들은 임금피크제를 들고 나오는데, 사실 임금피크제는 임금삭감제다.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식의 임금피크제는 임금을 삭감하는 공식적인 툴을 만들어낸 것일 뿐이고, 이를 핑계로 공식적으로 쫓아내는 것이다. 제대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려면 정년 후에 하는 게 옳다.”

- 지난 7월 기초연금제도가 개선됐지만 국민들의 불만은 여전히 큰다.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나.

“대통령 후보 시절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노인이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내놨다. 당시 은퇴자협회는 누구나 기초연금을 받도록 하면 많은 예산을 세금으로 감당하기 어려우니 꼭 받아야 할 사람만 받도록 선별해서 지급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선출된 후에는 수급자격을 한정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기초연금 개선안을 보면 기초노령연금에서 ‘노령’만 뺐을 뿐 다를 바가 없는 듯 보인다. 기초연금으로 개선되면서 그간 문제점이 하나 드러났다. 기초노령연금을 받던 사람 중 기초연금으로 제도가 개선되면서 3만 명이 수급자격을 상실했다. 그동안 혜택을 받지 않아도 될 사람까지 혜택을 받았다는 게 발표 사례로 명백해졌다. 국가는 돌봐야 할 사람을 돌봐야 하고, 개인도 받을 사람만 받도록 올바르게 가야 한다.”


 

주명룡 회장(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


- 각 부처별로 노인일자리사업을 하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기본적으로 고용에 관련된 모든 것은 고용노동부 중심으로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은 각 부처별로 너무 많이 흩어져 있다. 특히 시니어 일자리와 관련한 업무를 사회보장적 성격으로 보고 보건복지부가 많이 맡아서 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책임감과 효율성이 떨어진다. 일자리와 복지는 합치면 안 된다. 각 부처명대로만 일을 하면 된다. 고용노동부는 고용, 보건복지부는 복지에 맞춰야 한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을 보더라도 고용은 고용노동부가 맡아서 한다. 복지 예산이 늘면서 시니어일자리는 많아지는데 일자리의 질은 향상되지 않고 있다. 결국 일자리는 해당 부처가 주도해서 추진해야 양적이 아닌 질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노년층의 일자리 문제, 즉 경제적 문제를 가장 큰 고민으로 얘기하는데 반해 여타 OECD 국가는 경제적 문제를 뛰어넘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외국 은퇴자협회를 보면 연금문제, 건강 등의 문제를 크게 다루는데 우리는 경제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을 정도로 뒤쳐져 있다.”

- 그간 대한은퇴자협회의 대표적인 성과는. 현재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대표적인 성과로 우리 사회에 전무했던 연령차별금지법 제정을 들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매우 획기적인 주택연금이다. 기초노령연금에 대해서도 올바른 개정 방향에 대한 목소리를 냈지만 정부 주도로 이뤄지면서 우리 의견이 크게 반영되지는 않았다. 국내에서 은퇴 후 노후 생활에 대해 사회적으로 깊이 인식하게 된 데는 대한은퇴자협회 활동의 영향이 컸다.

우리 은퇴자협회가 보는 핵심은 ‘시니어는 가장’이라는 점이다. 가장이 쓰러지면 가정이 깨지고, 가정이 깨지면 사회가 흔들리고, 사회가 흔들리면 국가가 무너진다. 이 때문에 가장인 시니어가 쓰러지지 않도록 하는 사회 안전망이 필요하다”

- 노년층과 청년층이 함께 하는 세대통합운동 ‘YOU(Young and Old United)’를 주요 사업으로 펼치고 있는데

“청년세대와 노년세대간 세대차는 늘 있어 왔다. 이런 간극을 줄이면서 같이 화합해 나가야 한다. 은퇴자협회는 이런 측면에서 세대 간의 소통, 공감,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활동을 12년째 이어가고 있다. 정부와 기업 관계자는 세대 간 일자리 갈등을 말하지만 시민단체와 젊은 세대는 갈등이 아니라 차이만 존재할 뿐 이 차이를 잘 이해하고 소통, 공감을 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는 세대 간 차이를 갈등으로 보지만 젊은 층은 차이를 이해하고 있다는 말이다. 세대 간 다름을 인정하고 공감해야 소통이 이뤄진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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