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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소규모 기업 뭉쳐…오늘은 내가, 내일은 네가 주인

[공동체로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 ⑤ 홍대 유어 서머 커뮤니케이션 센터

입력 2014-10-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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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있었던 ‘첫 번째 목요일’ Vol. 1에서 공연 중인 우크렐레 피크닉(사진제공=유어 서머 커뮤니케이션 센터)

 

 

“굳이 협동조합일 필요가 있나요? 마음 맞는 이들과 일하면서 유쾌하고 즐거우면 되죠. 우리는 홍대 소상공인 모임이에요.”

그들이 입을 모은다. 전혀 다른 일을 하는 홍대의 1인 혹은 소규모 기업이 뭉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협동조합 형태를 띠고 있지만 정식 ‘협동조합’은 아니다. 사무실 겸 소통 공간인 ‘유어 서머 커뮤니케이션 센터’가 그들 모임의 이름이자 근거지다.

프로젝트에 따라 주체가 되는 이도 유동적이다. 뜻이 맞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합류할 수 있다. 혼자서는 할 수 없을 일을 하는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다. 네이버 뮤직, 프랑스에서 시작한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디저(www.deezer.com) 등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여럿이다.



◇구성원 대부분 마흔 안팎, 50세가 돼서도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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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유어 서머 커뮤니케이션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먼데이 브런치의 이병옥(42) 실장(왼쪽)과 유어 서머의 이소영(39) 실장(오른쪽)

 

 

구성원은 마흔에 접어들었거나 바라보는 이들로 “50세가 돼서도, 향후 50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생각으로 인생 제2막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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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있었던 ‘첫 번째 목요일’ Vol. 1에서 공연 중인 MC 박준하(사진제공=유어 서머 커뮤니케이션 센터)

 

 

홍대밴드 데이브레이크의 보컬이자 레이블 ‘테이블사운드’ 대표 이원석(40), 콘텐츠 기획·홍보·마케팅 회사 ‘유어 서머’의 이소영(39) 실장, 음원유통 1인 기업 ‘먼데이 브런치’의 이병옥(42) 실장, EBS ‘스페이스 공감’ 작가 출신의 권영순(35) 실장 등이 주요 구성원이다.

여기에 영상제작팀 그랩미디어와 이프로, 웹진 디자인 및 사진·영상제작팀 엘리펀트 슈도 함께한다.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하든 가장 먼저 함께 일할 가능성을 타진하는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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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 서머 커뮤니케이션 센터에서는 매월 첫 째주 목요일 홍대의 가능성 있는 뮤지션을 소개하는 팟캐스트 라이브 ‘첫 번째 목요일’을 진행한다.

 

그들이 진행 중인 ‘첫 번째 목요일’은 홍대에서 활동하는 가능성 있는 뮤지션들을 소개하고 양성하는 팟캐스트(인터넷망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라이브다. 매월 첫 번째 목요일 서울 서교동 유어 서머 커뮤니케이션 센터에서 진행되는 팟캐스트 공개방송으로 테이블 사운드 소속 박준하가 MC를 보고 세 팀의 뮤지션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9월 4일 첫 방송이 있었고 10월에는 유어 서머 커뮤니케이션 센터 새단장으로 오는 16일에 진행한다. 이 방송은 전략적 제휴를 맺은 팟빵에서 생중계되기도 한다.

이원석은 “좋은 아티스트는 많아지는데 알릴 수 있는 매체나 기회는 점점 줄어들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졌다”며 “거창하게 후배 양성이라기보다 실패를 많이, 오래 해본 선배 뮤지션으로써 그들에게 조그만 기회라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시작 취지를 밝힌다.

“홍대에서 잔뼈가 굵은 아티스트들조차 그런 기회에 대한 갈망이 커요. 지금 보다 나은 내일, 당장은 힘들어도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다는 희망, 그거면 돼요.”

향후 진행될 개인 프로젝트나 후배 발굴도 이 팀들과 함께한다는 이원석의 귀띔이다.

이 프로젝트의 주체인 이소영 실장은 홍대 메이저 레이블 중 하나인 ‘해피로봇레코드’ 창립멤버다. 온오프라인, 문화 전반을 넘나들며 기획력과 마케팅 능력을 키웠던 이 실장은 “마흔을 앞두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오래, 즐겁게 하고 싶었다”고 털어놓는다.


◇문화와 사람들이 충만한 홍대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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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커피와 유쾌한 수다, 사람들로 충만하기를 바라는 유어 서머 커뮤니케이션 센터

 

‘언제나 여름처럼 즐겁고 열정적일 당신을 지원합니다’라는 뜻에서 ‘유어 서머’라 이름붙인 커뮤니케이션 센터는 유럽여행 중 접한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떠올리며 꾸민 공간이다. 골목 구석구석 자리잡은 곳에서 마을 주민들이 들며날며 대화를 나누고 춤이나 뜨개질을 배우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음악을 연주한다. 그러다 마음이 맞으면 사업 파트너가 되기도 한다.

이 공간에 대해 이 실장은 “목표와 삶을 공유하며 정서적 교류와 경제·취미활동, 관계형성 등을 하는 더불어 사는 공간, 홍대에 그런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음악을 비롯한 문화와 사람들로 충만하기를 기원하며 꾸민 이곳을 근거지로 팟캐스트 뿐 아니라 웹진,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을 고심 중이다.

“함께 하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어요. 서로 보완 뿐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영역으로의 진출도 가능해지거든요.”

사람이 모여 들면 수익 다각화는 저절로 가능해진다.


◇신뢰와 열린 마음으로 지극히 생산적인 공동체를 꿈꾸다

이소영 실장은 2013년 악동뮤지션, 데이브레이크 등을 캐릭터화한 무스타쵸스 프로젝트와 뮤지션·미술가의 콜라보레이션 ‘아방인’을 진행하면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 사이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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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이소영 실장이 진행했던 젊은 디자이너와 할머니들의 봉제인형 프로젝트 무스타쵸스

 

 

 

 

무스타쵸스는 젊은 디자이너가 아이디어 및 디자인을 제공하고 바느질에 능숙한 할머니들이 제작하는 고객맞춤형 봉제인형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 간의 호흡과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어요. 누구 하나 제 몫을 하지 못하면 타격이 크거든요. 그래서 중간 점검이 중요해요. 그 역할은 프로젝트마다 달라지는데 ‘첫 번째 목요일’에서 점검은 저의 몫이죠.”

이들은 수익 셰어가 아닌 일한만큼 비용을 지불받는 ‘지극히 생산적인 공동체’를 꿈꾼다. 이 또한 신뢰이며 호흡이라고 믿는 이소영 실장은 “주체가 되는 사람 이득이 가장 적지만 재밌다”며 “친한 사람들과 일하는 과정이 재밌는데 일한만큼 돈도 번다면 기꺼이 감수할만하다”고 강조한다.

이병옥 실장은 “수익도 중요하지만 유어 서머 커뮤니케이션 센터가 좋은 음악을 알리는 창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인다.

이원석은 “큰 꿈은 없다”며 “30명 모이던 사람이 300명이 되고 한 달에 한번 하던 공연을 매주 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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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 서머 커뮤니케이션 센터 내부.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난쟁이들이 반갑다.

 

 

이제 마음을 열고 문을 두드리기만 하면 된다. 마음과 뜻이 맞는다면 누구나 환영하는 그들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이 유어 서머 커뮤니케이션 센터의 존재 이유다.

글·사진=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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