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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도 엄연한 기업…다양한 인력 구성 도움돼"

최재직 번역협동조합 사무국장 인터뷰

입력 2014-11-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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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10월 홍제천 홍보 행사
지난해 10월 서대문구 홍제천에서 번역협동조합 홍보를 하고 있는 이수경 이사장과 최재직 사무국장.

 

번역협동조합에는 ‘일벌레’로 통하는 최재직(39) 사무국장이 있다. 그는 지난해 번역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했고, 현재는 조합 유일의 상근근로자다.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한 최 사무국장은 10년 넘게 보험영업을 하면서도 언어와 관련된 일을 하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이기 위해 집을 조합 사무실로 쓰며 밤새 일하고 있는 최재직 사무국장을 7일 연희동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왜 번역협동조합을 만들었나.

지난해 5월, 우연히 협동조합을 알리는 강연에 참석했다. 그곳에서 우리나라 제1호 협동조합이 ‘대리운전기사협동조합’이라는 말을 듣고 큰 충격에 빠졌다. 난 대단한 사람이 큰일을 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만드는 줄 알았는데 대리기사들이 수수료가 너무 높아서 협동조합을 설립했다고 들었다. 통·번역사들도 대리기사와 비슷한 환경에서 일한다. 높은 수수료, 부정기적인 일감 등 안정적이지 못한 게 번역사의 삶이다. 많이 배운 사람들이 자기 권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아쉬웠다. 그래서 번역협동조합을 만들었다.

- 조합원의 구성이 특별한 것 같은데.

처음엔 협동조합에 통·번역사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운영해보니, 협동조합도 엄연한 기업체라서 전문적으로 경영할 사람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사무국장으로서 나 혼자 조합을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 법무사, 노무사, 약사, 감정평가사, 기자, 교직원, 디자이너, 펀드매니저 등등 다양한 구성원이 조합을 구성한다. 다양한 곳에서 전문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 조합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언젠가 사업을 확장시킬 때 여러 직종의 조합원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면

일거리를 찾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갑자기 6살 아들에게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니?”라고 묻고 싶었다. 그래서 물어봤다. 아들의 답변이 놀라웠다. “협동조합!”이라고 소리쳤다. 솔직히 처음엔 아이 엄마가 집에서 번역 일을 하고 있어서 아들이 나도 번역을 할 것이라 생각할 줄 알았는데 의외의 답을 해 매우 놀랐다. 그리고 뿌듯했다. 어린 아들도 내가 하는 일을 알고, 고생하는 것도 안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게 됐고 더욱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소비자의 입장에서 번역협동조합을 이용해야하는 이유가 있는가.

소비자 입장에선 번역 에이전시와 협동조합의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적당한 가격과 품질이다. 식당에 갔을 때, 종업원의 태도에 따라 그 가게의 평가가 엇갈리 듯 번역협동조합은 주인 의식을 가진 조합원이 모인 곳이기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 중개 수수료를 낮춰 조합원이 일할 맛 나는 조합을 만들고 있기에 소비자에게 그 힘이 돌아갈 것이라 믿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 8개 국제포럼 통·번역을 맡았다. 내년에는 16개 국제포럼에 참여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다. 또 사회적경제 관련 포럼에 집중적으로 참여해 통·번역을 했는데, 차츰 영역을 확장해 일반 학술 포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꿈이 있다. 전문 통·번역 협동조합으로 인정받고 싶다. 설립한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통역과 번역은 번역협동조합에 맡기면 된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게 가장 큰 목표다.

박준영 기자 littleprince3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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