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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장식에만 2000만원 vs. 식장대관에 6만6000원

쌍춘년 가장 비싼 결혼식과 가장 싼 결혼식은?

입력 2015-01-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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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하나밖에 없는 큰딸을 시집보내는 이희복(58·여)씨는 평생 단 한번뿐인 딸의 결혼식을 특별한 곳에서 치러주고 싶었다. 얼마 전 전 서울 시내 한 특급호텔에서 열렸던 고등학교 동창 딸의 화려한 결혼식을 잊을 수 없었던 이씨는 많은 연예인들과 정·재계 인사의 자녀들이 결혼한다는 호텔신라를 무작정 찾았다.

특급호텔 웨딩홀답게 웅장한 규모와 다채로운 조명, 화려한 꽃 장식, 고급스러운 소품 등 어느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없었다. 호텔 직원이 가격 견적서를 보여주기 전까지 이씨는 딸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홀을 걷는 상상을 하면서 뿌듯해했다.  

 

 

신라호텔 웨딩
호텔신라 다이너스티홀 (사진제공=호텔신라 홈페이지)


“9830만7000원(음료 제외, 봉사료 포함).”

‘억’ 소리가 나왔다. 특급호텔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씨의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었다.

홀 사용료는 없었지만 대여섯 가지 요리를 제공하는 식사비를 살펴보니 가장 싼 것이 12만원이었다. 최소 하객수 500명을 보증해야 했던 홀인 만큼 식대만 최소 6000만원. 음료수(7260원), 맥주(1만2100원), 와인(4만5200원)은 당일 소비한 만큼 지불해야 한다. 폐백실 사용료(110만원), 혼구용품(330만원) 별도에 ㅋ무대 연출에 필요한 비용(440만원)이 필수항목으로 추가돼 있었다. 이씨를 가장 놀라게 했던 건 꽃 장식 비용. 아무리 질 좋은 생화에 유명 플로리스트가 책임진다고 해도 3시간 동안만 필요한 꽃 장식값이 2057만원이라는 건 이씨의 기준에선 심하다 싶었다. 호텔이라 그런지 봉사료 10%는 별도란다.

호텔을 나선 이씨는 집에 가는 길에 마음을 가라앉힐 겸 최근 보수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한 코엑스몰에 들렀다가 ‘그래도 호텔 한 군데만 더 둘러보자’는 생각에 근처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찾았다.

식대가 9만5000원부터였다. 아까보단 가격이 좀 낮을까 싶었지만 홀 대관료(275만원)가 있었다. 호텔신라 예식처럼 3시간 동안의 꽃 장식비용이 1200만원이고 폐백실 사용료가 110만원이었다. 음료수(7500원), 소주(1만원), 맥주(1만2000원), 와인(7만5000원) 값도 만만치 않았다. 하객 수 500명 기준(음료제외) 6060만원. 놀랍지도 않았다.  

 

인터컨티넨탈_하모니
인터컨티넨탈 호텔 하모니홀 (사진제공=인터컨티넨탈서울 홈페이지)


“최대한 간소하게 우리 힘으로…”

엄마에게 호텔 예식비용 이야기를 들은 이씨의 딸 김가영(32)씨는 펄쩍 뛰었다. 가영씨는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최대한 간소하게 자신들의 힘으로 하겠다고 했다.

이씨는 한편으로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딸 가영씨가 고른 결혼식장은 서울시민청이었다. 서울시청 지하 1·2층에 마련된 시민청은 토론·전시·공연·강좌·놀이 등 각종 시민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시민청 홈페이지(seoulcitizenshall.kr/nr/)에는 결혼식 관련 안내가 매우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장소이용료 6만6000원만 내면 서울시 시민청 태평홀을 총 4시간 동안 결혼식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민청 홈페이지_홀
서울시 시민청 웨딩홀 (사진제공=서울시 시민청 홈페이지)

 

홈페이지에는 가이드북과 협력업체들의 연락처가 상세히 제공돼 식장 신청부터 결혼식 예산 짜기 및 진행까지 어렵지 않았다. 서울시와 연계된 협력업체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하기 때문에 뷔페, 꽃장식, 드레스, 메이크업 등도 저렴하게 이용 가능했다.

협력업체를 통한 유기농 뷔페(70인분 기준)가 115만5000원, 결혼식 기획부터 상담, 진행까지 도와주는 컨설팅 비용이 88만원, 주례단상 대여 35만원, 생화 꽃장식 80만원으로 총비용 318만원이다. 하객 수에서 차이가 난다고 할지라도 앞서 견적을 받아본 호텔들에서 식을 치르는 비용의 5%만으로도 의미 있고 괜찮은 결혼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최대 입장 하객 수가 100명이라 정말 가까운 친지들만 초대해야 한다는 점이 이씨로서는 아쉬웠다. 이씨는 시민청 결혼식에 하객을 더 많이 초대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씨의 셈법으로는 이곳에서 결혼을 치르면 하객 500명을 불러도 총비용이 호텔 예식비용의 20%에 불과한 1200여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딸 가영씨는 축의금만 내고 바로 식당으로 가는 문화에서 벗어나 자신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사람들 속에서 여유롭게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며 하객이 100명으로 제한된 점을 오히려 맘에 들어했다. 시민청결혼식은 예약 신청기간이 있기 때문에 결혼식 날짜에 맞추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한다는 딸의 말에 결국 이씨는 시민청 결혼식을 허락해야만 했다.
 

※ 합리적인 비용으로 웨딩홀 선택하기


1. 비수기를 이용하라
웨딩 비수기인 7~8월, 1~2월을 이용하면 대관료 무료 혜택은 물론 식대 할인까지도 받을 수 있다.

2. 사이드 타임을 이용하라
웨딩홀의 골든타임은 낮 12시~오후 2시다. 대부분의 신랑·신부가 점심 예식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 시간은 할인 혜택을 받기 어렵다. 오전 11시나 오후 3시 이후를 이용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예약된 예식 중간에 남는 잔여타임을 이용하면 할인율이 꽤 높다.

3. 이벤트를 이용하라
웨딩홀에서는 오픈 이벤트, 몇 주년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이를 활용하면 웨딩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려우니 담당 웨딩 플래너를 통해 관심 웨딩홀의 이벤트를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4. 관공서를 이용하라
최근 ‘작은 결혼식’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여러 관공서들이 예식 장소를 대여해주고 있다. 이런 관공서들을 모아 놓은 ‘관공서 혼례 종합정보센터(www.weddinginc.org/)를 참고해 보자. 

 

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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