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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목 위, 우주가 돌고있다

[男子의 사치품] ③시계

입력 2015-01-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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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 플라잉 뚜르비옹 세컨드 타임존

 

 

핸드폰의 출현으로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시계’다. 그러나 패션에 신경 좀 쓴다 싶은 남자들의 손목에는 여전히 시계가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 남자들에게 시계는 어떤 의미일까. 

 

지난해 12월 신세계백화점이 고급 양복과 시계 구매고객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고가 남성복을 구매하는 소비자일수록 다른 액세서리보다 고가 시계에 30% 이상 돈을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톰브라운·생로랑·몽클레르 등의 남성복을 선호하는 20∼30대는 태그호이어(각주1)·IWC(각주2)·오메가(각주3)를 선호했고, 아르마니꼴레지오니·페라가모 남성복을 즐겨찾는 40∼50대는 롤렉스(각주4) 까르띠에(각주5)·예거 르쿨트르(각주 6)를 즐겨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만 보더라도 남자들은 돈이 있으면 좀 더 비싼 시계에 투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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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제 알티플라노 스켈레톤 오토매틱(왼쪽), 롤렉스 씨드웰러.

 

  

때때로 남자들은 자신들의 또 다른 로망인 자동차와 시계를 비교하기도 한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대 6억 원을 호가하는 파덱필립(각주7), 브레게, 바쉐론 콘스탄틴 등은 자동차로 말하면 최고급인 롤스로이스급이다. 이어 피아제, 프랭크뮐러, IWC는 페라리급, 롤렉스는 벤츠급, 까르띠에는 BMW급 등으로 분류된다는 재미난 글도 있다. 특히 부유층 자제들은 클래식한 롤렉스를 선호하며 개성 있는 신흥 부자들은 상대적으로 까르띠에를 꼽는 게 일반적이라는 시각이다. 


흔히 명품으로 거론되는 시계는 대부분 기계식 오토매틱(각주8)이다. 기계식 오토매틱시계는 전자식 쿼츠 시계(각주9)에서는 결코 들을 수 없는 묵직함과 ‘째깍째깍’하는 작동음으로 남자들을 매혹시킨다. 시계 마니아들은 “기계식 오토매틱 시계를 차고 움직일 때 느껴지는 감각은 쿼츠 시계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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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거 르쿨트르 마스터 그랜드 트래디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브라이틀링의 파일럿워치인 트랜스오션 크로노그래프 유니타임.

 

  

또 남자의 시계는 그 사람의 취향을 반영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실용적이고 남성다움을 선호하는 이들은 롤렉스 서브마리너, 오메가 씨마스터 같은 다이버 시계(각주 10)를 선호하고, 법률, 금융 등의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들은 파일럿 워치(각주11)를 선호한다는 것이 시계 판매업자의 말이다.

회사 동료나 오빠, 남동생에게 ‘갖고 싶은 시계 있는지’ 한 번 질문해 보라. 10명 중 9명은 질문을 듣는 즉시 아마 “○○○”이라 답할 것이다. 여자들이 갖고 싶은 ‘명품 백’ 하나쯤 있는 것처럼 남자들도 갖고 싶은 ‘명품 시계’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니 말이다.

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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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다이버 시계를 선보인 오메가의 씨마스터
 

  

◆ [시계 깨알상식] 손을 자유롭게 만든 '파일럿 워치'… 손목시계의 시초

 

◇각주1) 태그호이어에드워드 호이어가 1860년에 설립한 호이어(Heuer)를 출발점으로 1970년대 세이코 아스트론이 유발한 쿼츠 파동에 회사가 휘청거리고 피아제에 인수되었으나 10여년 이후 태그(TAG)가 다시 호이어를 인수해 지금의 브랜드네임 태그호이어로 변경된다. 1999년 LVMH가 태그호이어를 인수해 지금은 LVMH 산하 브랜드이다. 젊은 층 사이에서의 인지도는 상당하다.


◇각주2) IWC : ‘국제 시계 회사(International Watch Company)’란 회사명처럼 스위스 태생이지만 창립자는 미국인이고 독일과 접한 샤프하우젠에 본사가 있는 다국적 배경을 가진 브랜드. 과장되고 화려한 기교보다는 보다 정확한 무브먼트, 여기에 실용적인 기능과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각주3) 오메가 : 1969년 7월 16일 닐 암스트롱과 함께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착륙한 조종사 버즈 울드린이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를 착용했다. 그 후 문 워치(Moon watch)라 불리운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 시계는 계속 진화를 거듭했고 2009년 달 착륙 40주년을 기념한 한정판 시계를 선보이기도 했다.

◇각주4) 롤렉스 :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시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다섯 개 브랜드 안에 반드시 포함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안정적이고 정확함, 100% 자체 생산, 여기에 특허 기술을 더해 단단하고 견고한 시계로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했다. 투르비용,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 캘린더와 같은 고기능을 내세우지 않고도 롤렉스의 기술력은 신뢰를 가진다.

◇각주5) 까르띠에 :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인 까르띠에는 다른 주얼리 브랜드에 비해 시계 제작에 일찍 나서, 이미 1888년 주얼리 형태의 손목시계를 생산했다고 알려져 있다. 1904년 까르띠에는 브라질 태생의 비행기 조종사 산투스 두몽을 위해 손목시계를 제작했는데, 이것이 최초의 현대식 손목시계로 꼽힌다.

◇각주6) 예거 르쿨트르 : 1920년대 경제 공황과 전쟁 속에서 사람들은 회중시계보다 손목시계가 더 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편으로는 보다 럭셔리한 시계들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부응해 예거 르쿨트르는 1929년, 세상에서 가장 작은 기계식 무브먼트를 선보였다. 바로 칼리버 101(Calibre 101)이다.

◇각주7) 세계 최고가 시계… 263억4000만원 : 지난해 11월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1925년에 제작된 파텍필립의 초정밀 회중시계 ‘헨리 그레이브스 슈퍼컴플리케이션’이 2400만달러(약 263억4000만원)에 판매됐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는 지금까지 경매에 출품된 시계로는 사상 최고가로, 종전 기록은 파텍필립사가 지난 1999년에 세운 1100만달러(약 120억7000만원)다.

현재 세계 최고가 시계인 슈퍼컴플리케이션은 지난 1925년 ‘헨리 그레이브스 주니어’라는 미국 은행가 겸 시계 수집가가 1만5000달러를 주고 주문 제작한 회중시계다.

시계 안에 무려 920개의 부품이 들어갔으며, 그레이브스가 손에 넣기까지 연구·제작에만 8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 정교함 덕분에 인간의 손으로 전체 제작한 시계 중 가장 정밀한 시계라는 평가를 받았다.

24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는 이 시계는 2100년까지 일몰 시간이나 날짜를 조정할 필요도 없고 달의 위상까지 확인 가능하다.

◇각주8) 기계식 오토매틱 시계 : 태엽이 장착된 기계장치의 힘에 의해 작동하는 시계 중 손목에 착용했을 때 손목의 움직임만으로 동력을 얻는 방식의 시계를 뜻한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클래식한 매력이 있다.

◇각주9) 쿼츠시계 : 전지로 작동하는 시계다. 쿼츠는 석영을 뜻한다. 석영 결정을 특정한 면으로 절단하여 만든 작은 조각 양 끝에 전극을 달아 여기에 전압을 걸면 진동이 일어나는데, 이 진동은 일정한 주기를 가지는데다 여러 가지 외부 변화에도 진동 주기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시간을 측정하기 좋은 특성을 지닌다. 일반적으로는 그냥 간단하게 전기로 굴러가는 시계, 혹은 배터리가 들어가는 시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손목시계건 벽시계건 탁상시계건,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시계. 디지털 시계도 물론 쿼츠 시계다

◇각주10) 다이버 시계 : 깊은 바닷속에서도 시간은 간다. 물속에서도 잘 보이도록 야광 처리한 다이얼, 잠수복 위에 착용할 수 있도록 길이 조절이 가능한 스트랩 등 잠수부들을 위해 고안된 다이버 시계는 방수 기능이 있으며 일반 시계보다 압력에 잘 견딘다.

최초의 다이버 시계는 1932년에 선보인 오메가의 마린이다. 당시 파네라이도 이탈리아 왕실 해군을 위해 200m 잠수 기능에 발광하는 다이얼의 시계를 제작했고, 1953년 블랑팡에서는 피프티 패덤즈를 선보여 미국과 프랑스 해군 잠수 부대에 공급했다. 1960년대에 오메가에서는 600m 방수가 되는 시드웰러를 선보였고 롤렉스의 씨드웰로 딥씨는 수심 3900m까지, 벨 앤 로스(Bell & Ross)의 하이드로맥스 시계는 1만1100m까지 방수된다.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나사로 단단히 조인 케이스, 압력에 견딜 수 있는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가볍고 단단한 티타늄 등 신소재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각주11) 손목시계의 기원 파일럿 워치 : 높은 상공을 비행하는 파일럿 워치는 높은 기압을 견디는 견고함과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정확성, 그리고 거리 환산, 평균 속도 계산, 여러 나라의 시간을 알려줄 수 있는 듀얼 타임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춰야 한다.

파일럿 시계의 역사는 회중시계로부터 시작됐다. 과거의 파일럿들은 시간 확인을 위해 회중시계를 주머니에서 넣었다 빼었다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세계 1차 대전 직후인 1920년대 이런 파일럿들에게 손의 자유를 주기 위해 회중시계에 끈을 달아 손목에 착용 할 수 있는 시계가 최초의 파일럿 손목시계이며 이는 시계 역사에 전환점을 가져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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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텍필립의 초정밀 회중시계 '헨리 그레이브스 슈퍼컴플리케이션'.

 

 

◆ 알아두면 좋은 시계 전문용어

 

시계 매장에서나 시계 관련 칼럼을 읽을 때 생소한 전문 용어 때문에 헤맨 적은 없는지. 놀라운 기술력과 정교함으로 탄생되는 시계는 전문 용어를 알면 그 가치가 보인다. 알아두면 유용한 시계 전문 용어들을 소개한다. 

 

▲무브먼트(Movement)

손목시계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으로 셀프 와인딩·오토매틱·쿼츠 무브먼트로 나눌 수 있다. 셀프 와인딩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태엽을 손으로 감아주어야 하고, 오토매틱은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내부 로터가 회전해 자동으로 시간을 움직인다. 또한 쿼츠는 배터리의 힘으로 수정을 진동시켜 시계를 움직이는 것으로 어떤 원리냐에 따라 무브먼트의 성격이 결정된다. 

 

▲파워 리저브(Power Reserve)

태엽을 감아 사용하는 기계식 시계의 동력이 남은 정도를 표시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48시간 파워 리저브 기능 장착’이라고 한다면 48시간 동안 태엽을 감지 않아도 시간이 흐른다는 뜻이다. 

 

▲문페이즈(Moon Phase)

음력 날짜에 맞춰 달의 모양을 알려주는 기능. 보름달과 상현달,하현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많은 시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능이다. 

 

▲크로노그래프(Chronograph)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스톱 워치 기능을 말하며, 시계 다이얼 안에 라운드 모양으로 분침, 초침 등을 표현한 디자인이다. 

 

▲크로노미터(Chronometer)

높은 정밀도를 가진 시계. 스위스 크로노미터 공식 인증기관(Swiss control authority·COSC)의 까다로운 테스트를 거쳐 품질 인증서를 얻은 최고의 무브먼트에만 크로노미터 인증이 부여된다. 

 

▲GMT

그리니치 표준시간(Greenwich Mean Time)의 약자, 국제 표준시간.

 

▲컴플리케이션(Complication)

 

‘복잡’이란 단어를 쓴 것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크로노그래프, 캘린더, 듀얼 타임 등 여러가지 기능을 한꺼번에 담은 시계를 말하는 것으로 주로 고가의 제품에서 볼 수 있다. 

 

▲뚜르비용(Tourbillon)

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가 생기는 것을 최소로 줄여주는 장치.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며 뚜르비용이 장착된 시계는 매우 고가다.

 

▲월드타임(World Time)

GMT 기능이 추가된 시계들의 특징. 24시간 구역을 다이얼 또는 베젤 위에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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