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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 경쾌한 울림에… 불붙는 '남자의 자신감' 라이터

[男子의 사치품] ⑦ 라이터

입력 2015-03-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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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 적당히 무게감 있는 청량한 금속소리. 이후 화르륵 불이 붙는다.

불을 붙이는 작은 휴대도구 라이터. 흡연가라면 한 번쯤 욕심내는 도구다. 반짝이는 뚜껑을 여닫을 때 나는 소리는 주위의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자신만의 라이터 켜는 방법을 연마해 둔다면 심심치 않게 여자들의 환심도 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라이터는 대부분 비싸다. ‘담뱃값도 올랐는데 비싼 라이터까지 사야 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라고 답해줄 수밖에 없다. 

 

당장에 금연하지 않을 거라면 말이다. 백해무익하다지만 기왕이면 멋있게 피우는 담배가 좋지 않겠는가.

최초의 휴대용 라이터는 1823년 독일 화학자 요한 볼프강 되버라이너가 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오일 라이터 한 가지 방식뿐이었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종류와 가격대가 매우 다양해져서 판촉용으로 나눠주거나 몇 백원에 불과한 싸구려 플라스틱 라이터가 있는가 하면, S.T.듀퐁처럼 수백만원짜리 라이터도 있다. 

 

가장 유명한 라이터 브랜드인 지포는 국내에선 대개 수만원에서 수십만원에 팔린다. 이런 고가 라이터들은 백이면 백 전통적인 부싯돌 방식을 고수한다. 

 

부싯돌은 소모품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교체해 줘야 한다. 연료 또한 전용 정품이 권장된다.

이러한 과정을 비싸다고, 귀찮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품을 갈면서 자신의 손을 탄 ‘나만의 라이터’를 갖고 있다는 것에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이 진정 멋을 아는 남자 아닐까. 크기는 작지만 매력만은 작지 않은 라이터에 대해 알아본다.


◇ S.T.듀퐁 (S.T. Dupont)
 

듀통 라인2 토치 다이아몬드헤드
듀퐁 라인2 토치 다이아몬드헤드

명품 라이터의 대표 주자는 프랑스 S.T.듀퐁의 제품이다. 

 

남성 셔츠, 정장, 가방, 지갑 등으로도 유명한 S.T.듀퐁의 사업은 1872년 시몬 티소 듀퐁이 최상류층을 위한 고급 가방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S.T.듀퐁이 라이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 

 

당시 원단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손님도 줄자 일종의 ‘돌파구’ 차원에서 라이터를 출시했다. 

 

라이터는 원재료가 적게 들고 구매 후 손질이 많이 가는 제품으로 불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가죽제품을 만들며 쌓은 금 세공기술을 활용, 1941년 세계 최초로 석유를 연료로 쓰는 휴대용 라이터를 개발했다.

이후 1952년에 출시한 가스 라이터 ‘라인 원’ 컬렉션은 공전의 히트작이었다. 

 

성인 남자의 손에 딱 맞춘 직사각형 디자인과 장인들이 손으로 세공한 고급스러운 무늬에 당시 상류층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1972년에는 ‘라인 투’ 컬렉션으로 업그레이드됐다. 100만원대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S.T.듀퐁 라이터 중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스카이 듀퐁폰
듀퐁 라이터의 클링사운드를 채용한 팬택의 스카이 듀퐁폰. 이 폰은 2009년 출시되자 마자 국내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 제공 = 팬택)

 

듀퐁라이터는 은, 금, 팔라듐, 그리고 천연 옻을 소재로 만들어져 뚜껑을 열 때 듀퐁 고유의 섬세하고 독특한 소리를 낸다. 

 

이를 ‘클링 사운드’라고 하는데, 맑고 청아한 듀퐁 특유의 클링 사운드를 내기 위해 라이터 한 개당 무려 600회의 공정을 거쳐 300회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100여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각 과정은 전문 장인들의 손을 거친다. 

 

이렇게 완성된 듀퐁라이터의 명성과 가치는 전 세계 남성들의 로망이 되고 있다.

오죽하면 듀퐁 특유의 ‘클링 사운드’를 착용한 휴대폰까지 나왔을까.

 

◇ 지포 (Zippo) 

지포 짐빔
지포 짐빔

지포는 193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조지 블레이스델에 의해 처음 탄생했다. 

 

블레이스델은 그 당시 판매되던 투박한 모양의 상하 분리형인 1달러짜리 오스트리아제 방풍라이터를 보고 지포라이터를 고안하게 됐다. 

 

오스트리아제 방풍 라이터는 현재 지포처럼 오일 방식의 구멍 뚫린 심지 가드, 부싯돌, 휠을 이용한 점화 방식을 채택했지만 크기도 크고 뚜껑을 분실할 경우가 있어 불편한 점이 많았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블레이스델은 손에 알맞게 쥘 수 있는 제품을 고안하기 시작했다. 제품의 외관을 직사각형으로 변형시키고 뚜껑에 경첩을 달아 상부와 하부를 연결한 것이 오늘날 지포 라이터 원형이다.

최초의 라이터는 블레이스델의 친필 메모와 함께 현재 미국 지포 방문자 센터에 전시되어 있다.

지포의 디자인은 항상 그 시대의 정서를 대변해 왔다.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지포 라이터가 군인들의 중요한 상징이 되었을 정도로 전쟁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많은 충성심을 얻었다. 

 

전쟁터에서의 지포라이터는 죽음의 공포를 없애기 위해 피워 무는 담배를 위한 필수품이지만 극한 상황에서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유명하다.

그 후에도 지포라이터의 디자인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서를 반영하여 출시됐다. 시대별 지포 라이터를 살펴보면 시대의 트렌드나 역사적 흐름을 알 수도 있다. 따라서 과거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앤티크 지포 라이터를 전시하고 판매, 교환하는 행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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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포 라이터 ‘브랜드 시리즈’는 남성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로열블루 매트 제품에 포드 로고가 프린트된 ‘포드’, 연도별 쉐보레 로고가 삽입된 ‘쉐보레’는 자동차 마니아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스트리트 크롬 제품을 베이스로 한 버번 위스키의 대명사 ‘짐빔’과 귀여운 바니걸이 프린트된 ‘플레이보이’ 역시 전통적인 남성성을 추구하는 젊은 남성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한편 지포는 2015년 새해를 맞아 을미년의 상징인 양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라이터 ‘2015乙未(을미)’를 지난 1월 출시했다. 지포는 2011년부터 올해로 5년째 매년 그 해를 대표하는 십이지신(十二支神)을 주제로 디자인한 라이터를 선보이고 있다.


◇ 까르띠에(Cartier)


C 드 까르띠에 라이터
C 드 까르띠에 라이터

까르띠에는 주얼리로 처음 시작됐지만 1867년도부터 고객의 주문에 의해 특별히 제작하기 시작한 라이터 또한 브랜드의 대표 라인 중 하나가 되었다.

 

다른 브랜드들의 직사각형 라이터 디자인과는 달리 타원형 모양으로 만들기 시작해 이제는 그 디자인이 까르띠에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70mm과 60mm 사이즈로 남성과 여성 모두를 만족하는 디자인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 브랜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밸브는 라이터의 연동장치를 보호해 더욱 품격있게 제작된다. 

 

소재 또한 금, 은, 옻으로 엄선하고 훌륭한 까르띠에의 세공술로 프리미엄 라이터 브랜드 자리를 당당히 지키고 있다.

브릿지경제 = 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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