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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경제학] 버튼 누르면 주문 끝! 주문형 경제 급성장… 문제점은?

주문형 서비스 고속성장...관련 벤처 투자 3년만에 3배 성장
주문형 서비스 발달로 노동 유연화...근로 환경 악화

입력 2015-06-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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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박효주 기자 = 주문형 경제(on-demand economy)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존 전화배달을 떠올렸다면 오산. 모바일과 IT의 발달로 서비스와 품목의 종류가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획기적인 주문방법들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글로벌 온라인유통회사인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 4월 사물인터넷 기술을 결합해 월풀, 맥스웰 등 17개 브랜드와 대쉬 버튼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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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세제, 이유식, 기저귀 등 집에 사 놓은 생활필수품이 바닥나려고 할 때 버튼만 누르면 배달이 되는 '대시 버튼' 서비스를 미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시작했다.(아마존 웹사이트 화면 캡처)

 

올 가을 출시 예정인 대쉬 버튼은 와이파이가 탑재돼 있어 소비자가 버튼 한 번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생필품 등을 주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월풀 전용 대쉬 버튼을 가정내 세탁기에 붙여뒀다면 세제가 떨어졌을 때 버튼 한번을 누르면 자신의 아마존 계정과 연동돼 자동 주문 및 결제까지 이뤄지는 방식이다.

이처럼 유통과 IT를 접목시킨 소비형태가 빠르게 늘면서 이제 소비자들은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지 않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는 단순 상품 구매에 국한되지 않는다. 개인 운전사와 청소도우미, 고급 요리사, 주치의, 전담 변호사 등 고급서비스 또한 온라인이나 스마트폰 클릭 한 번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주문형 경제 규모는 최근 수년 새 급성장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주문형 경제에 대한 글로벌 벤처투자 규모는 2010년 5억 달러(30개 기업)에서 3년만인 2013년 16억 달러(112개 기업)로 껑충 뛰었다. 

 

국내에서 논란이 됐던 공유형 유사택시서비스 우버(Uber)는 53개국에 진출해 지난 한 해에만 10억 달러(1조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기업 가치는 400억 달러까지 올랐다.

음식 주문·배달 서비스인 그러브허브(Grubhub)도 700개 도시에서 매달 380만명이 이용해 지난해 16억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국내서도 주문형경제 급속도로 확산

주문형 경제의 확산은 비단 외국에서만의 일은 아니다. 국내 또한 주문형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홈쇼핑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하는 T커머스는 주문형 경제의 좋은 예다. 

 

현재 국내 T커머스 사업 승인을 받은 곳은 10개 업체다. 2014년 790억원의 취급고를 기록했고 2015년에는 2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6.5%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흔히 알려진 음식배달 시장도 배달앱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성장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점쳐진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앱 3사의 기업가치는 관련업계에서 각각 수천억원대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유럽(저스트잇)과 미국(그러브허브)등 외국 배달앱 기업들이 빠른 시간 내에 2조원 규모로 성장한 것에 비추어 보면 국내 배달앱 3사의 기업가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리서치 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앱 이용자수는 900만 명가량으로 지난해 1조원 규모였던 배달앱 시장은 올해 1조5000억~2조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통 유통업체들도 주문형 경제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신세계그룹이다. 올해 초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의 미래를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찾아야 한다”며 그룹 주력사업인 유통에 IT를 결합하는 융합 초 미래 신산업에 3조 350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유통산업 성장 둔화를 이겨낼 방안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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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형경제의 그늘… 임금 2달러에 수수료도 지급

이처럼 주문형 경제는 단시간 내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 내며, 경제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주문형 경제의 이면에는 노동 유연성의 극대화로 인한 노동자들의 작업환경과 안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프리랜서 개념의 근로자가 등장하면서 이들은 산업재해 등 직업에 수반되는 위험들을 모두 떠안는데다 임금이나 근로시간에 대한 제도적 보장마저 받기 힘들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이러한 부작용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아마존의 메케니컬 터크(Mechanical Turk)에 가입한 컴퓨터 기술자들은 최근 아마존의 중개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반발하기 시작한 것. 메케니컬 터크는 온라인에 등록된 인력이 컴퓨터가 수행하기 어려운 작업들을 대신 해주고 보수를 받는 시스템이다. 

 

이 서비스를 수행하는 역할을 하는 일명 터커(Turker)들은 전 세계 5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의 근무시간당 임금은 2달러에 불과하며 아마존은 여기에서도 수수료 10%를 떼어 간다.

국내의 경우도 배달 아르바이트생이나 택배 사업자 등의 처우에 관한 논란은 하루 이틀일이 아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주문형 경제에 관한 법률 등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또한 관련 이해 당사자들 간의 공개적 활성화 방안과 직업구조 및 근로자의 사회안전망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통산업에서의 IT 활용 방안은 무궁무진하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유통 채널들은 사물인터넷, RFID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술들을 통해 주문형 경제는 소비자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것이다. 따라서 노동, 환경 등 사회적 제도들도 주문형 경제의 발전에 맞춰 개선과 보완이 필요하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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