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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크거나 혹은 작거나"… 유통업계 불 붙은 '사이즈 전쟁'

입력 2015-08-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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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접 CU가 지난해 선보인 PB음료인 'CU 빅요구르트(270㎖, 1250원·사진 가운데)'는 매달 100만개 이상 판매되며, 액상 발효유 부문에서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CU는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 4월에는 용량을 대폭 늘린 'CU 빅요구르트 XXL 사이즈(450㎖·오른쪽 사진)를 새로 출시했다.

어린 시절 달콤한 요구르트 한 병이 적어 어떻게든 아껴먹으려고 했던 기억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수요를 반영했는지 대용량 요구르트가 출시됐고, 소위 '대박'제품으로 거듭났다. 

 

최근 유통업계엔 작거나 혹은 큰 제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크기 전쟁'이 일고 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소포장한 제품 출시가 늘고 있는 반면 가격 할인을 내세운 대용량 제품들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용량이 다양화 되는 이유는 제조업체 입장에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만족시키고 단가를 높이는 효과도 1석 2조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 스타벅스 숏 사이즈의 행방불명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사라진 스타벅스 숏 사이즈다. 글로벌 체인인 스타벅스에는 ‘숏 사이즈’가 메뉴에 없다. 초창기 스타벅스에는 숏(8온스·237㎖) 톨(12온스·335㎖) 두가지 사이즈를 제공했지만 이후 크기는 점차 커져 그란데(16온스· 473㎖)와 벤티(20온스·591㎖)가 추가되면서 숏사이즈는 메뉴에서 사라졌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 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팀 하포드는 미국의 온라인 시사·문화 매체인 슬레이트에 ‘스타벅스 경제학’이라는 글을 통해 비밀을 밝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스타벅스에서 어떤 사이즈를 주문하든 인건비, 부동산 임대료, 포장비용은 똑같이 든다. 그렇다면 스타벅스로서는 손님에게 큰 사이즈를 들고 가게 하는 것이 이익을 많이 남기는 방법이라는 것. 이러한 이유로 숏 사이즈를 메뉴에서 빼버렸다는 게 팀 하포드의 주장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덤 마케팅도 이해할 수 있다. 하나를 더 주면서 가격을 살짝 높이면 유통비용 절감으로 단가가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롯데칠성 트레비
롯데칠성 트레비.(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소비자 10명 중 7명 다양한 크기 원해

이 같은 제품 용량의 변화를 단순히 제조업체의 꼼수로 몰아가긴 힘든 측면도 있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1인 가구 등이 늘면서 가족형태가 다양해지고 식생활이 변하고 있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1~2개월 기준식품 직접 소비 및 구매경험이 있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식품 소비와 관련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은 용량 대비 가격이 저렴한 대용량 식품과 남기지 않을 것 같은 소용량 식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대용량 식품’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체 34.5%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당장의 필요성은 못 느끼지만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응답(37.9%)까지 고려하면 10명 중 7명 정도(72.4%)가 대용량 식품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용량 제품의 필요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 식품은 △유제품(52.3%·중복응답) △면류(37.3%) △냉동·냉장식품류(35.5%) △과자·간식류(31.5%) △생수·음료·커피·차 종류(28.7%) 등이었다.


◇ “저렴해서 좋다” 대형마트서 구매율 높아

실제 대용량 식품을 구매한 경험은 전체 응답자의 85.5%가 가지고 있었다. 연령이 높고 가족 구성원이 많을수록 구입경험이 많았다.

대용량 식품을 구입한 가장 큰 이유는 용량대비 가격이 저렴해서였으며(62.3%·중복응답), 원래 자주 먹던 식품이거나(33.3%), 오래 먹을 수 있을 것 같고(26%), 구매 시 사은품을 많이 줘서(23.6%) 구매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자주 구매할 필요가 없고(20.9%),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19.2%)는 것도 대용량 식품을 구입한 또 다른 이유였다.

주로 대형마트(79.2%·중복응답)에서 대용량 식품을 많이 구입했으며, 구입경험이 많은 대용량 식품은 유제품(82.6%·중복응답), 면류(52.3%), 과자·간식류(44.1%) 순이었다.

대용량 식품에 대한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구입경험자의 62%가 만족스러웠다고 응답하였으며, 특히 20대(68.7%)와 4인 이상 가구(68%)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았다.


◇ 대용량만큼 소용량도 필요해!

소용량 식품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대용량 식품보다도 더 컸다. 응답자의 43%가 소용량 식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특히 1인 가구(54%)가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소비자(33.1%)까지 포함하면, 전체 76.1%가 소용량 제품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소용량 제품의 필요성을 가장 크게 느끼는 품목은 채소·야채류(48.2%·중복응답)와 과일류(45.5%)였고 역시 1인 가구가 두 제품의 소량화(채소·야채류 58%, 과일류 53%)를 많이 바라고 있었다. 또한 쌀·잡곡·혼합곡류(34%)와 김치·반찬·장류(32.1%)도 소용량 니즈가 높은 제품들로 꼽혔다.

이 같은 이유들로 좀 더 크거나 작은 제품들의 출시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 소비를 위한 판단은 결국 소비자의 몫으로 남겨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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