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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집에 가서 사야지"… 온라인 쇼퍼보다 쇼루밍족 '큰 손'

인터넷 쇼핑은 옛말… 온·오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쇼핑' 각광

입력 2015-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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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김 모씨는(30·여)은 최근 백화점에서 마음에 드는 트렌치코트를 발견했다. 매장에선 직접 입어보며 디자인과 가격, 치수를 꼼꼼하게 알아본 뒤 집으로 돌아와 해당 업체의 온라인몰을 통해 구입했다. 온라인몰에서 제공하는 쿠폰과 카드사 할인까지 더해 백화점보다 20% 가량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이처럼 최근 경기불황으로 합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쇼루밍(showrooming)족’이 늘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 10명 가운데 6명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비교한 뒤 온라인 매장에서 구매해본 적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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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소비재까지 온·오프 넘나들어


20일 칸타월드 패널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1000 가구를 대상으로 일상소비재 구매 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오가는 ‘크로스오버 쇼핑행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가구의 59%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비교한 뒤 온라인에서 구매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8%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비교한 뒤 온라인에서만 구매하는 순수 ‘쇼루밍’ 족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1%는 백화점·아웃렛 등 오프라인 매장과 더불어 인터넷몰이나 모바일을 함께 이용하며 가장 조건이 좋은 곳에서 사는 이른바 ‘옴니 쇼퍼’들이었다.

하지만 이들 ‘옴니쇼퍼’ 중에서도 상품 정보는 온라인에서 취합한 후 구매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로 구매하는 역쇼루머는 7% 가량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34%의 소비자는 오프라인에서 상품정보를 확인한 후 온라인에서 주로 구매하는 쇼루밍족의 비중이 더 컸다.

특히 쇼루밍족을 포함한 옴니쇼퍼들은 순수 온라인 쇼퍼나 순수 오프라인 쇼퍼보다 온라인 쇼핑 지출액이 더 많아 눈길을 끌었다. 전자제품, 패션·잡화 같은 고가 품목뿐 아니라 식료품, 생활용품 같은 일상소비재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이용하는 것이 편의성, 가격할인 전반적인 효용성 및 만족도가 크다는 뜻이다.

칸타월드패널 측은 “온라인이 제공하는 효용성에 눈을 뜨고,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온라인 구매를 계속해서 적극 활용한다”며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 했어도, 다시 온라인몰을 방문해 쇼핑을 마치는 것도 크게 수고스럽게 느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젊은층 일수록 이러한 성향은 뚜렷했다. 20-30대를 살펴보면 쇼루머와 옴니 쇼퍼를 합한 전체 쇼루머의 비중은 77%에 달했다. 반면, 중장년층 특히 50대는 순수 오프라인 쇼퍼의 비중이 44%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쇼루밍족을 포함한 옴니쇼퍼의 비중은 42%에 그쳤다. 50대 이상에서는 아직 최종 구매채널로서 오프라인에 대한 친숙도가 더 높다는 뜻이다.

오세현 칸타월드패널 대표는 “소비재 구매 시 오프라인 매장을 일종의 ‘쇼룸’으로 활용하는 쇼루머들은 기본적으로 온라인 장보기에 매우 숙련된 소비자들”이라며, “온라인 쇼핑몰이 이미 주요 최종 구매채널로 자리잡았고, 그 비중이 점차 커짐에 따라, 이를 둘러싸고 리테일러는 물론 브랜드들도 새로운 경쟁의 판 위에서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 크로스오버 쇼핑의 중심은 ‘모바일’

올해 모바일쇼퍼 비중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꼼꼼하게 살펴본 다음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쇼루밍족이 모바일을 만나 모바일 쇼루밍 족으로 발전한 것이다.

칸타월드패널이 국내 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6월(1500 가구)과 올해 7월(1000 가구) 각각 소비재 구매 시 ‘크로스오버 쇼핑행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요 온라인쇼퍼 그룹 그 중에서도 특히 크로스오버 쇼퍼 내 모바일쇼핑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 그룹은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비교하고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쇼루밍족, 쇼루밍과 역쇼루밍을 겸하는 옴니쇼퍼, 온라인에서 비교 후 온라인에서만 구매하는 순수 온라인 쇼퍼로 나뉜다.

세 그룹을 지출액 순위로 따지면 쇼루머, 옴니쇼퍼, 순수 온라인 쇼퍼 순으로 나타났으며, 모든 그룹에서 모바일 쇼핑의 지출액이 가장 높았다. 특히 지난해 온라인 쇼퍼 중 모바일을 이용한 비율이 49% 였지만 올해는 63%까지 늘어났다.

모바일쇼퍼의 비중을 그룹별로 나누면 쇼루머 그룹이 지난해 57%에서 70%, 옴니쇼퍼가 49%에서 68%, 순수온라인쇼퍼가 41%에서 48%로 늘었다.

특히 세 그룹 가운데 쇼루밍과 역쇼루밍을 둘 다 하는 옴니쇼퍼 내 모바일쇼퍼 비중 증가 폭이 가장 커 모바일족들은 온-오프라인 채널을 넘나드는 쇼핑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리따움 옴니스토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쇼핑이 대세를 이루면서 유통업체들도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쇼루밍 매장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고객이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옴니스토어에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장품 정보를 찾아보고 있다.(사진제공 = 아모레퍼시픽)

 

◇ 옴니쇼퍼 잡아라! 쇼루밍 매장 급증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의 경계가 무너지고, 모바일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쇼루밍’ 매장도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의류업체인 코오롱FNC가 서울 코엑스에 선보인 ‘스마트앤펀’ 매장은 진열된 셔츠를 들면 대형 화면에 상품 정보가 뜨고 모바일 디바이스로 바지 맞춤을 해볼 수 있다. 화면에 설치된 카메라로 뒷모습을 찍고 이를 스마트폰에서 받아 볼 수도 있다. 영화처럼 허공에 손을 대고 상품 정보를 확인하거나 외모 나이를 측정하는 놀이도 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아리따움 옴니스토어도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진열된 상품을 화면에 올려놓으면 상품 설명이 나온다. 또 자신에게 맞는 피부톤을 추천받거나 사진을 찍어 스마트폰에 받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크로스오버 쇼핑 인구가 늘어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마케팅이 확대되면서 이같은 쇼루밍 매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정아 한국정보통신진흥원 연구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구분하는 의미가 약해지면서 소매점에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합한 옴니채널 현상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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