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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아이폰가방·IS초콜릿…‘同名異品'·'짝퉁'에 웃고 울고

입력 2016-05-0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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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과 아이폰 가방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상단)과 중국제 아이폰 가방(하단). (트위터 캡처)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과 중국제 아이폰 가방 중에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더 끄는 것은 무엇일까.

국경을 넘나드는 세계시장에서 외국과 무역이 증가하면서 브랜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제품의 본질적인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수백만달러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며 브랜드를 만든다. 하지만 브랜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웃지 못할 일들도 일어난다. 같은 브랜드를 가진 업체가 다른 업종에서 비즈니스를 하거나 진짜를 울리는 짝퉁 브랜드가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또 애써 만든 브랜드가 한 시장에서는 각광받지만 다른 시장에서는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 애플 아이폰을 이긴 중국 아이폰 가방

중국의 가죽제조사 신퉁탠디테크놀로지는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iPhone)’과 같은 상표를 사용해 휴대폰 커버, 가방 등 가죽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애플은 이 업체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신퉁탠디가 애플이 중국에 진출한 것보다 먼저 아이폰 상표를 등록했고 제품 종류도 스마트폰과 가죽제품으로 서로 다르다며 중국 법원이 가죽제조사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2007년 처음 출시했지만 중국에 들여온 것은 2009년이었고, 신퉁탠디는 2007년에 상표등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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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퉁에 속수무책인 시장 환경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중국에서 자사 브랜드를 단 가짜 선글라스들이 범람하자 몇몇 중국기업들을 지난해 제소했다.

수년 전 중국기업 공장에서는 가짜 구찌 선글라스 2000개 이상이 발견됐다. 하지만 중국법원은 문서가 일부 위조된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소송을 기각했다. 구찌는 세계 각국에서 지적재산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것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짝퉁 제품의 연간매출은 2500억~6000억달러(약 289조~693조원)에 이른다.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세계적인 브랜드들은 위조품 근절을 위해서도 매년 수백만달러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브랜드들은 전통적인 대책으로 가짜의 압수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법률사무소나 지적재산권 전문가와 계약하지만 이들은 현지 수사관 또는 제보자에 의존해 증거를 수집한다.

업계전문가에 따르면 이러한 대처는 조사관이나 당국자가 짝퉁업체에 몰래 단속정보를 제공하거나 문서를 위조하는 등의 수법 때문에 특히 중국이나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당국이 지난 2014년도(2013년 10월~2014년 9월)에 압수한 짝퉁 제품은 총 12억달러(약 1조3866억원)에 달하며 그중 3분의 2가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현재 부패와 위조 단속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 증가하는 지적재산에 관한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법원을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부패인식지수 순위에서 중국은 여전히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진짜와 가짜 어그부츠
어그(Ugg) 부츠(왼쪽)와 짝퉁제품. (WSJ)

 

 

◇ 가짜 상품 잡는 가짜 사용자도 등장

세계적인 브랜드의 짝퉁 제품을 추적하는 컨설턴트 켄 갬블에 따르면 현재 짝퉁 업체의 절반 이상이 소셜미디어(SNS)를 사용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그 비율은 3년 전보다 10% 더 증가하고 있다. 브랜드 조사원에 따르면 SNS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보다 등록에 필요한 조건이 적고 게재 비용이 저렴해 짝퉁 제품 판매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세계적인 브랜드들은 짝퉁 판매 모니터링을 SNS상에서 확대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짝퉁을 감지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회사 IP큐레이터의 최고경영자(CEO) 데미안 크로커는 페이스북 회원전용 그룹에 들어가기 위해 ‘메리(Mary)’ 등 가짜 계정을 만들었다. 페이스북상의 설명문이나 가격표에서 짝퉁으로 의심되는 상품이 출현하면 크로커는 ‘메리’라는 이름으로 판매자에게 연락한다.

크로커는 “제품이 가짜임을 확인하기 위해 짝퉁 제품을 1회 구매 후 업체와 만날 약속을 한다”며 “그들은 아름답고 젊은 여자를 만날 생각으로 나오지만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것은 늙고 못생긴 남자와 사법당국 관계자인 셈이다”고 말했다.

불법 판매 등을 단속하는 영국당국도 효과적인 짝퉁 모니터링을 위해 가짜 계정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것은 그래도 나름의 해결책은 있는 셈이다. 하지만 딱히 해결책이 없어 보이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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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 ‘쉬트(Shit)’와 발음이 같은 ‘쉬트 레모네이드(Pschitt lemonade)’ 음료. (BBC)

 

 

◇브랜드 명 때문에 타 문화권 진출 곤혹

야심차게 출발한 브랜드가 한 시장에서는 각광을 받지만 문화와 언어적인 차이로 다른 시장에서는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인도의 스포츠웨어회사 이름은 ‘스펑크(Spunk)’다. 영어사전에 따르면 ‘용기’ 또는 ‘투지’ 라는 뜻의 단어로 스포츠웨어와 걸맞은 이름 같아 보인다. 호주에서는 속어로 ‘매력적인 사람’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 브랜드는 영국시장에서는 최악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영국에서는 ‘용기’라는 본래의 사전적인 의미가 ‘정액(semen)’이라는 속어적인 의미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영국인들은 멋진 운동복에 자랑스럽게 새겨진 해당 브랜드를 보고 폭소를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기가 막힌 브랜드명은 이뿐만이 아니다.

베트남의 아이스크림회사 ‘파니(Fanny)’의 브랜드명은 미국 속어로 ‘엉덩이’, 영국 속어로는 ‘여성의 성기’를 의미한다.

발음이 같거나 비슷해 곤경을 당하는 브랜드도 있다. 음료수 ‘쉬트 레모네이드(Pschitt lemonade)’의 이름은 욕설인 ‘쉬트(shit)’와 발음이 같다. 이 음료수를 마시면 욕도 함께 마시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중국의 스낵 ‘온리 푸크(Only Puke)’는 ‘토사물(Puke)’, 가나의 드링크 ‘피 콜라(Pee Cola)’는 ‘소변보다(Pee)’와 영어 단어가 같다.

벨기에의 초콜릿회사 이름인 ‘아이시스(ISIS)’는 이집트신화에 나오는 나일강 풍요의 여신 이름을 따서 지었지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또다른 약칭인 ISIS(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를 연상시킨다.

이러한 일들은 한 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브랜드가 다른 문화권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기존의 브랜드를 신조어로 대체하기도 한다.


이상한 이름이 기업에 늘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만은 아니다.


영국의 의류 브랜드인 프렌치 커넥션은 브랜드를 ‘FCUK’(욕설 ‘FUCK’와 비슷)로 변경해 주목을 받고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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