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명의칼럼

[명의칼럼] 무릎에서 ‘뚝’ 소리가, 추벽증후군

입력 2020-02-04 09:51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사본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원장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원장

얼마 전 한 방송에 출연한 빙속 여제 이상화 선수의 무릎상태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녀의 무릎은 일반인이라면 걷지도 못할 상태였다고 한다. 혹독한 훈련으로 2012년부터 내측 추벽이 커져있었지만 경기를 위해 수술을 미뤘고, 수술을 제 때 받지 못한 이상화 선수의 추벽 주위 연골은 깨져 있었다.

추벽은 무릎 속에 있는 얇은 막이다. 손으로 무릎을 만지면 둥그런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슬개골이다. 추벽은 이 슬개골과 허벅지뼈 사이에 위치한다. 보통 유아기 때 관절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성인 3명 중 1명 정도는 추벽을 갖고 있다. 추벽이 남아있다고 해도 어떠한 증상을 유발하지 않고, 증상이 없으면 치료하거나 없앨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과도한 운동으로 무릎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외상이나 충격 등 외부손상이 발생하면 추벽에 염증이 생긴다. 염증이 계속되면 추벽의 탄력성이 감소하고 주름이 점차 두꺼워지면서 추벽과 닿아있는 연골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 무릎에서 소리가 나는 이유가 추벽이 연골을 긁고 있기 때문이다.

추벽증후군은 쪼그리고 혹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장시간 집안일을 하는 주부나 등산을 많이 하는 중년, 과도한 운동을 하는 20~30대에서 나타난다. 앉았다 일어날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뚝’ 혹은 ‘끄륵’하며 끌리는 듯한 소리가 난다. 이 단계에서는 통증이 많이 느껴지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통증이 느껴지는데도 참고 그대로 두면 연골연화증이나 퇴행성관절염으로 이를 수 있어 증상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받는 게 좋다.

통증이 오래되지 않았다면 진통제나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가 효과적이다. 증상이 심하면 주사치료를 실시하고, 3~6개월간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면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단 수술까지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 추벽증후군 초기에는 운동량을 줄이고 무릎을 쉬게 하는 것만으로도 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추벽증후군을 예방하려면 마찰을 줄여야 한다. 자전거타기, 계단 오르기, 달리기처럼 반복적으로 무릎을 굽혔다 펴는 자세는 줄이는 게 좋다. 그래도 꼭 해야 한다면 강도를 낮추거나 무릎보호대를 착용하고, 자전거 안장을 조정해 무릎으로 가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 특히 갑작스러운 회전이나 점프동작이 있는 과격한 운동이나 장시간 쪼그려 앉는 자세는 삼가야 한다. 무릎 주변의 근육강화 운동을 통해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앉았다 일어날 때, 걷다가 방향을 돌릴 때 자신도 모르게 무릎에서 소리가 날 때가 있다. 소리가나는 이유는 무릎 관절을 싸고 있는 구조물들이 미끄러지면서 나는 경우가 많다.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고 모두 관절질환은 아니며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대부분이다. 소리의 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소리가 둔탁해지면서 통증이 동반된다면 관절질환의 경고음일 수 있어 진료받는 게 좋다.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원장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