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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 최초 PGA 투어 대회 2연패 이경훈 “부모님 와 계신데 우승해 꿈만 같다”

AT&T 바이런 넬슨 4타 차 역전 우승…12번 홀 이글 우승에 결정적, 코치·캐디·퍼터 교체도 한 몫

입력 2022-05-16 13:37 | 신문게재 2022-05-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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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2연패를 달성한 이경훈.(AFP=연합뉴스)

 

“2연패가 꿈만 같다. 부모님과 아내,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 더 뜻깊다.”

이경훈이 2021-2022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 상금 910만 달러)에서 4타 차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우승, 2연패를 달성한 뒤 국내 기자들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경훈은 “몇 달 전부터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데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었다”며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부모님고 함께할 수 있어 뿌듯하고 기분좋다”고 덧붙였다.

이경훈은 지난해 5월 이 대회에서 우승할 때 아내 유주연 씨는 7월 출산을 앞두고 있었고, 올해는 아빠가 되어 부모님과 함께 대회 2연패 기쁨을 누렸다.

이경훈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 72·746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무결점 경기를 펼친 가운데 이글 1개, 버디 7개로 9언더파 63타를 쳐 최종 합계 26언더파 262타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PGA 투어 단일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한 것은 이경훈이 최초다.

또 이경훈은 샘 스니드(1957·1958년), 잭 니클라우스(1970·1971년), 톰 왓슨(1978·1980년)에 이어 AT&T 바이런 넬슨 2연패를 차지한 4번째 선수가 됐다.

이에 대해 이경훈은 “그런 전설적인 선수들과 함께 제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경훈은 12번 홀(파 5)에서 이글을 잡으며 2연패로 가는 길을 만들었다. 선두에 1타 뒤져 있다가 이 홀에서 242야드를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1.5m 거리에 붙여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1위가 됐다.

언제 쯤 우승을 예감했는 지 묻는 질문에 그는 “우승까지 바라보지 않았다. 쟁쟁한 선수들과의 경쟁을 해야 했기 때문이고, 최근 부진해 좋은 마무리를 짓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 주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으로 이어가자는 식으로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나섰다”면서 “2번 홀 먼 거리(홀 17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자신감을 가지게 됐고, 12번 홀 이글을 잡으면서 우승 가능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경훈
이경훈의 드라이버 샷.(AFP=연합뉴스)

 

이어 이경훈은 12번 홀 상황에 대해 “두 번째 샷을 하고서는 앞에 나무도 있고, 약간 훅 바람이 불어 공이 정확히 어디로 떨어지는지 보고 싶어서 샷을 하고 달려가며 확인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경훈은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던 하나의 요인은 최근 퍼터와 스윙 및 멘털 코치, 캐디를 모두 바꾼 것을 꼽았다.

이경훈은 “올해 몇 달 동안 골프가 잘 안 돼서 스윙 코치나 멘털 코치 모두 예전 분들에게 돌아가서 조언을 구하며 분위기를 바꿨다”며 “캐디도 새로운 기분을 느끼려고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마치고 교체했고, 퍼터는 지난 주에 일자형에서 투 볼 퍼터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작년 이맘때는 투 볼에서 일자 퍼터로 바꿨는데, 이번엔 반대로 했다”며 “느낌이 좋아 퍼터 역할이 컸다”고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이경훈의 이날 최종 라운드 퍼트 수는 24개다. 

 

이경훈
이경훈이 12번 홀 그린에서 이글 퍼트를 앞두고 라인을 살피고 있다.(AFP=연합뉴스)

 

이경훈은 우승의 또 다른 요인으로 ‘코스와의 궁합’을 꼽았다. 그는 “이번 시즌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지만 이 코스에 오면 마음이 편하고, 누가 도와주는 것처럼 잘 풀린다”고 이 대회와 인연에 신기해했다.

대회 1, 2라운드를 전·현직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인 조던 스피스, 스코티 셰플러(이상 미국)와 함께 쳤던 이경훈은 “많이 배워야겠다는 마음이었다”며 “정상급 선수들과 치면 배우는 것도 많고 즐겁게 경기를 하게 돼 나도 덩달아 잘 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스피스와는 3라운드도 함께 했다. 스피스는 이경훈에 1타 뒤져 2위를 차지했다.

끝으로 이경훈은 “새벽부터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는 고마움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kungkung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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