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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저마다의 적분법

입력 2023-01-24 14:11 | 신문게재 2023-01-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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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서의 적분 ‘∫’, 인테그랄(Integral)은 흔히 정적분, 함수의 그래프가 이루는 도형의 면적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은 치를 떨지만 애호가들은 “명확한 원인과 결과” “답의 도출 과정”을 수학의 매력으로 꼽는다. 모두가,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삶 또한 적분을 닮았다.

물론 수학처럼 명확한 정답과 깔끔한 증명과정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사람에 따라 달라지고 상황에 따른 변수가 등장하면서 수만 갈래의 선택들이 행해져 기하급수적으로 다른 값들을 생성해내곤 한다. 처음엔 구별조차 힘들었던 차이는 꽤 큰 거리를 유지하기도, 가까워지기도, 교차하기도 하면서 전혀 다른 값들을 도출한다. 애초부터 정답이 없었으니 누가 틀렸다, 무엇이 정답이다 섣불리 판단내리기란 쉽지 않다.

결국 저마다의 적분법으로 지금에 이른 것이다. 명확한 공식도, 정답도 없지만 ‘나’가 출발점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나를 둘러싼 것들의 변화에 따라 움직이고 변화해야하는 경우들이 잦아진다는 것이 수학의 ‘적분’과는 다른 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대 이집트에서 잦은 나일강 범람으로 비주기적으로 변동되는 토지 면적의 정확한 측량이 어려워 생겨난 구분구적법에 기초한다는 적분의 유래를 생각하면 또 다르다고 할 수도 없다. 물론 수학공식처럼 절대 변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주객이 전도돼 주변을 둘러싼 것들이 나를 집어삼키는 경우도 존재한다. ‘레드를 집어 삼키는 블랙’. 마크 로스코가 온 생애 동안 빠져들었던 고민은 사회가 발전하고 고도화되고 또 다른 차별과 신분을 만들어내면서 더욱 깊어져 지금까지 이어진다.

결국 중요한 것도, 중심이 돼야하는 것도 ‘나’인 셈이다. 괴짜 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는 그래서 개인적으로 잊지 않으려 애쓰는 이야기다. 남 탓을 하기 전에 나를 보다 면밀히 살피는 것. 물론 이 또한 ‘나’만의 적분법이다. 이들이 모여 사회가 되고 정의가 된다.


- 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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