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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미동맹 '짝사랑' 안 되려면…

입력 2023-04-20 13:25 | 신문게재 2023-04-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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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정재호 정치경제부 기자
‘동맹’의 의미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둘 이상의 개인이나 단체, 또는 국가가 서로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하여 동일하게 행동하기로 맹세하여 맺는 약속”이라고 나온다. 동맹이란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쌍방의 관계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미관계에 있어 우리 정부의 발언을 살펴보면 ‘일방적 짝사랑’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빈 방미’를 앞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한미관계와 관련해 “한미동맹은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관계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윤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올해 공동주최국으로까지 참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형제가 여러 가지 이유로 싸울 수도 있지만, 다툰다고 해서 형제 관계나 가족이 아닌 건 아니지 않나”라고까지 비유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우리 정부에 보인 행보는 실망스럽다.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의혹 논란이나 미국이 만든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 등에 연이어 한국은 뒤통수를 맞고 후속 대응에 진땀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규모로 보면 우리 정부가 줄리엣인거 같은데 소설과 달리 현실에선 줄리엣이 로미오에게 창문을 열어달라고 하는 모습이다. 결국 이해타산에 따라 움직이는 냉혹한 국제관계는 로맨스가 아닌 것이다.

아무튼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우리 정부로 비유되는 줄리엣이 미국 정부로 비유되는 로미오에게 창문을 열어달라고 외치며 신뢰를 표현했다. 우리가 내민 손을 이제 미국이 잡고 화답해야 할 때다. 오늘 26일로 예정된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이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진정한 한미동맹의 계기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재호 정치경제부 기자 cjh8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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