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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홍콩ELS 손실확정 투자자 대상 순차적 협상 시작

입력 2024-04-0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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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지수 ELS 피해자 기자회견<YONHAP NO-3776>
이복현 금감원장과 은행연합회 회동이 열린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 앞에서 홍콩지수 ELS 피해자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부 은행들에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와 협의를 마치고 실제로 배상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7일 금융권과 H지수 ELS 투자자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4일 약 10명의 H지수 ELS 투자자들에게 배상금 지급을 마쳤다.

이는 지난달 29일 이사회 자율배상 의결 후 엿새만 배상 실행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주 자율조정협의회를 열고 일부 투자자들에 대한 배상안(배상률 등)을 심의·의결한 뒤 곧바로 해당 투자자들에게 문자 등을 통해 배상 대상 확정 사실과 협의 방법 등을 안내했다. 이후 협의를 진행한 결과, 약 10명의 투자자와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말 일제히 이사회에서 자율배상 방침을 의결했다. 실제 배상이 성사된 것은 지난달 29일 하나은행 이후 두 번째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8일 자율배상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개별 배상안을 일부 투자자에게 알렸고, 이 중 배상안에 동의한 이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H지수 ELS 만기 도래로 손실이 확정된 사례가 확인되면서 상대적으로 일찍 배상 사전 작업을 시작했다.

율배상에 나선 7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씨티)의 올해 만기 도래 H지수 ELS 계좌 수가 약 20만개에 이르는 만큼, 아직 은행권과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배상 협의에 돌입했다고 보기 어렵다.

가장 판매 규모가 큰 KB국민은행은 배상에 앞서 전수 조사한 계좌(1∼7월 만기 도래)만 8만여개로, 물리적으로 배상 협의를 준비하는 데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은행 안팎에서는 이달 중순께 첫 배상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NH농협은행은 H지수 ELS 가입 계좌를 전수 조사하는 단계로, 개별 고객에 대한 배상 협의 통지 등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판매액이 가장 적은 우리은행은 450명 모든 가입자에게 ‘손실이 발생하면 인근 영업점을 통해 협의하겠다’는 요지의 문자를 보냈고, 오는 12일부터 만기 도래와 함께 손실률이 확정되면 영업점이 투자자들과 개별 접촉을 시작할 예정이다.

SC제일은행 등은 아직 배상 관련 위원회도 구성하지 못했다. 이달 중순 이후에나 협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으로 배상 협의가 시작된다고 해도, 배상률 등에 대한 동의·수용이 잇따라 배상금 지급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

개별 사례에 따라서는 은행이 금융당국 배상안을 기초로 산정한 배상률이 100%에 이르는 경우도 있겠지만, 평균적 배상률은 약 40% 정도로 예상된다.

일부 투자자 단체 등은 ELS와 같은 고위험 투자상품이 은행권에서 판매된 사실 자체가 불합리하다며 ELS 투자 경험이나 투자자 자기 책임 원칙 등을 따지지 말고 모든 투자자에게 100% 배상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은행과 투자자가 배상과 관련한 자율 조정에 실패하면, 금융당국 분쟁조정 또는 소송 단계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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