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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시 "제발"…H지수 6000선 유지시 시중은행 4곳 홍콩ELS 손실 2.6조원

입력 2024-04-08 14:54 | 신문게재 2024-04-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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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로 일부 은행들의 배상금 지급이 시작된 가운데 H지수 향방에 은행권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내 주요 은행 4곳에서 올해 4~12월 중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물량이 8조7646억 원에 달하는데, 홍콩H지수 추이에 따라 홍콩ELS 손실 규모가 최대 1조4000억 원까지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분기가 향후 H지수 향방에 중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H지수는 올해 들어 중국 경기지표들이 부진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시장 기대보다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지난 1월 장중 5000선이 붕괴되며 패닉장세가 재현됐다. 이후 중국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인하하고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서면서 2~3월 H지수가 다소 반등했으나, 3월 양회가 막을 내리고 시장이 정책효과를 관망하면서 6000선 아래에서 횡보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2분기가 H지수의 향방에 중요한 시기라고 보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에 중국 정부가 부양책 속도를 높이고 부동산경기가 회복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홍콩시장은 더 반등할 수 있다”면서도 “부동산 지표가 지금처럼 계속 부진하다면 2분기부터 중국 부동산 관련 업체들의 디폴트 리스크가 올라오는 국면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전 연구위원은 “부동산관련 지표들이 부진하면서 부채리스크가 부상할 가능성이 있어 2분기에 경기부양책이나 부채리스크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2분기 H지수 예상밴드는 5500~6500선을 전망했다.

김경환 하나증권 신흥국주식파트장은 “4월은 박스권에 갇힐 것 같고 5~6월에 재정정책과 경기 회복에 기대감이 있어 상승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보다는 상승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파트장은 2분기까지 H지수 예상밴드를 5200~7100선으로 전망하며, 6000선 회복이 5월부터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파트장은 “내수부진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부동산 문제 등이 이미 내부적으로 반영이 돼 증시가 나빠질 확률 보다는 좋아질 확률이 높다”며 “외부적으로는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을 6월로 봤던 것이 기대감이 너무 높다 보니 (기대감이 되돌려질 경우) 위안화 환율 등에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5~6월에는 개선되는 요인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해서 H지수 밴드 수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4월말 정치국 회의 이후 중앙정부 차원에서 부양정책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유동성 공급이 있다면 최대 7000선까지는 가능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6000선을 넘긴다 해도 6000~6500선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H지수 ELS를 대규모로 판매한 은행들은 앞으로 홍콩 H지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ELS 손실 규모와 가입자들에 대한 배상 규모에 영향을 받기에 H지수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국내 주요은행 4곳에서 올해 4~12월중 만기가 도래하는 H지수 ELS 물량은 8조7646억 원에 달한다. 이들 은행이 홍콩H지수 변동에 따른 예상 손실액을 추산해본 결과, 홍콩 H지수가 현수준(5810선)을 유지할 경우 은행 4곳의 예상손실액은 2조9094억 원에 달했다. 손실률은 33.1%다. 평균 배상 비율 40%를 적용한 예상 배상액은 1조1638억 원이다.


H지수가 6000선을 유지하면 예상손실액은 2조6464억 원, 손실률은 30.1%가 된다. H지수가 반등에 성공해 7000선에 도달할 경우 예상손실액은 1조4965억 원, 손실률은 17.0%다. 예상 배상액은 H지수가 6000선 일 때 1조586억 원, 7000선일 때 5986억 원이다. 만약 H지수가 7000선을 지속할 경우 이들 대부분의 은행에서 7~8월 이후에는 홍콩ELS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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