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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산업안전 대진단 참여해 보니…“불안감·궁금증 해소돼 안심”

권재득 벽진산업 대표이사

입력 2024-04-14 13:40 | 신문게재 2024-04-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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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진산업_권재득 대표
권재득 벽진산업 대표이사
자고 일어나면 다양한 사건 사고를 뉴스를 통해 접한다. 스마트 폰이 일상화된 요즘은 더 많은 사고 소식을 알게 된다. 그중에서 요즘 눈길을 끄는 뉴스는 중대재해처벌법 기사다. 올해부터 중대재해법이 중소규모 사업장까지 적용된다는 것이다.

자동차용 고무 제품을 생산, 납품하는 우리 현장이 여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예전에는 안전은 대기업들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과 비용과 시간을 별도로 들여야 해서 지금처럼 많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름 직원들 대상으로 안전교육도 실시하고, 안전 포스터나 안전 보호구도 지급해왔다. 고무사출성형작업 등 현장의 위험한 곳을 개선하기 위해 더 신경을 써야 했지만, 중소기업으로서 재정적 한계가 있었다.

지난 2022년 8월에는 생산량 증가와 직원들의 안전보건을 위해 신축공장으로 이전했다. 먼저 작업장에 적재된 제품들로 인한 위험성을 개선하기 위해 현장의 통로를 확보했다. 이어 지게차가 작업하는 동선에는 작업 구획선을 만들어 충돌 위험방지를 예방하고, 고무사출성형기에 광전자식 및 양수조작식 방호장치를 설치하는 등 나름 안전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중소기업은 자금과 인력의 한계가 있으므로 중대재해법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막연한 부담감과 대처 방안에 대해 어려움이 따랐다.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정말 대표자가 법적으로 처벌받는 것인지, 우리 같은 중소기업도 안전관리자를 둬야 하는지,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당장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했다. 중소기업 사장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이런 하소연과 함께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물어보면 다들 비슷한 심정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산업안전 대진단’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진단이나 검사라는 것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과 바쁜데 따로 시간을 내기도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직원을 시켜서 해보라 했는데 구체적인 사업장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고, 별도 비용도 들지 않아서 간단하다고 했다. 직접 해보니 안전수준을 진단하는 데 10분도 안 걸렸다. 자가 진단 결과 보통의 수준이어서 다행이라 여기고, 상담 전화번호가 있어 중대재해법과 관련해 사업주가 진짜 처벌받는지와 같이 평소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물론 법적인 대답과 함께 사업주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근로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했다면, 설령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면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안전보건관리체계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고 싶다고 하자 정부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정부 지원을 신청하면 위험성 평가 컨설팅, 기술지원,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비용을 일부 부담하면 중대재해법을 대비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을 비롯해 위험 설비나 공정 개선까지도 도와준다고 했다. 막연하기만 했던 불안감과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결돼 안심됐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대기업과 다른 가족애 같은 것을 느낀다. 이제 갓 입사한 신입사원부터 오랜 시간 회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한 직원까지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직원이 없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제품에 있지만 그 제품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중대재해법 때문만이 아니라도 내 가족과 같은 직원의 안전과 건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신념과 의지를 갖고 일하기 좋은 현장을 만든다면 이는 곧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권재득 <벽진산업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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