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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시니어] 수면 이혼

<시니어 칼럼>

입력 2024-04-25 13:32 | 신문게재 2024-04-2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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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일 명예기자
정운일 명예기자

누구든지 동료와 함께 여행을 가거나 연수를 가서 같은 방에서 잠자리에 들었을 때 옆에서 코골이가 심해서 밤잠을 설친 경우를 경험했을 것이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홀로 거실에 나와 잠을 청했지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날을 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밤잠을 설치고 나면 다음 날 얼마나 피곤하고 모든 일에 의욕이 생기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결혼할 때 부부간에 공간이 멀어지면 부부 사이도 멀어진다는 등 주례사를 가슴에 새기며 살았다.

지금도 부부는 붙어서 자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가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그런지 부부가 각방을 쓰고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부부 사이가 소원해진 것 아닌지 그 가정은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생각한다.

당사자도 각방 쓰는 것을 외부에 이야기하지 않고 숨기려 한다. 지난해에 둘(2)이 하나(1) 된다는 5월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신혼의 20대 부부는 한 몸이 돼 포개서 자고, 30대 때까지는 마주 보고, 40대는 천장을 향해 자고, 50대는 서로 등 돌리고 자고, 60대는 각 방에서 자고, 70대는 피차 어디서 자는지 모르고, 80대는 한 사람은 지상에서 다른 사람은 하늘에서 잔다는 우스개가 전해진다.

우리나라 한 결혼정보업체가 부부간 수면 환경을 조사했더니 3명 중 1명이 각방을 쓰거나, 한방에서 자더라도 침대를 따로 쓴다고 한다.

남편 코골이가 너무 심해서 여행 가서 호텔 방을 2개 잡는 사람도 있고, 에어컨을 켜고 자는 남편과 온수 매트를 안고 자는 아내는 같이 자고 싶어도 잘 수 없으니 불행하다고 한다.

또한 귀가 밝은 사람은 옆에서 뒤척이고 화장실을 자주 가는 배우자와 잠을 자면 한숨도 못 자고 피곤함을 호소한다.

지나친 음주, 수면 온도, 이불 두께, 조명, 소리 등으로 숙면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 각방을 쓰기도 한다.

그렇다면 부부가 어떻게 자면 아내와 남편의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요즘 현대 여성들에게 수면무호흡증 혹은 코골이 증세로 수면 클리닉을 방문하는 분들이 20%를 차지한다고 한다. 적지 않은 여성들이 코골이로 고민하고 있다. 최근에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에서 수면 이혼이 유행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수면의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성인 남녀 3명 중 1명은 수면 이혼 상태라고 한다. 연령대가 낮을 수록 비율이 높아 밀레니얼 세대는 43%라고 하니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잠자는 동안 신체는 성장과 세포를 복구하고 손상된 근육과 조직에 에너지와 영양소를 공급한다. 또한 호르몬의 균형을 유지하고 기억력과 면역 체계를 지원한다. 그래서 잠을 잘 자야 배우자에게도 너그러워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사소한 일에 화가 나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건망증, 심각한 정신 질환, 자살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부부간에 수면의 질을 높이는 현명한 방법을 찾아 수면으로 이혼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정운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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