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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한결같은 사랑 속 찬란했던 10년…"다시 막 오릅니다" 뮤지컬 ‘드라큘라’ ‘레미제라블’ ‘더데빌’

[Culture Board] 8년만의 귀환, 전 시즌 배우들 총동원, 세계관 확장, 앙코르 등 각양각색으로 10주년을 자축하는!

입력 2023-11-29 18:00 | 신문게재 2023-11-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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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드라큘라' '더데빌: 파우스트'(사진제공=레미제라블코리아, 오디컴퍼니, 페이지원, 알앤디웍스)

 

10만원 내외의, 최근엔 20만원에까지 육박하고 있는 뮤지컬 한 작품이 10년을 한결같이 사랑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작품에는 기념비적인 사건이고 참여했던 모든 이들이 자축해 마땅하다. 10년을 꾸준히 사랑받는 건 주연배우들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초연부터 주연배우들을 비롯한 앙상블, 연주자들, 창작진들, 뒤에서 애쓰는 컴퍼니들까지 제자리에서 저마다의 일을 온전히 해냈을 때에도 드물게나 가능한 일이다. 이에 쉽지 않은 뮤지컬 10주년은 누구 한 사람이 독식할 수 있는 영광이 아니다. 

지난해 대학로 인기뮤지컬 ‘사의찬미’는 초연부터 함께 했던 배우들은 물론 새로운 10년을 이끌어갈 캐스팅으로 무장하고 장기공연으로 10주년을 축하했다. 그 10주년 공연은 장기화됐던 코로나 팬데믹 가운데서 맞은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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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부터 10년 동안 댄버스 부인으로 분하고 있는 신영숙. 사진은 뮤지컬 ‘레베카’ 2017년 시즌 공연사진(사진제공=EMK뮤지컬)

그들의 10주년 잔치는 올해까지도 이어져 최근 ‘사의찬미’ 콘서트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반면 지난해 이처럼 특별하고도 뜻깊은 10주년을 한 배우를 중심으로 한 캐스팅 논란으로 얼룩지게 한 대극장 인기 뮤지컬은 그래서 안타깝다. 

올해도 10주년을 맞은 뮤지컬들이 있다. 이들은 그 특별한 10주년을 자축하기 위해 저마다의 전략으로 무장하고 공연 중이거나 무대를 올릴 준비에 한창이다. 

뮤지컬 ‘레베카’는 초연의 류정한, 김보경, 신영숙, 옥주현을 비롯해 다양한 시즌을 함께 했던 막심, 나, 댄버스 부인 등과 각 시즌 별 출연진, 뉴캐스트 테이 등까지를 아우르며 10주년을  축하한 데 이어 초·재연의 막심 오만석, 2021년 6번째 시즌의 잭 파벨 이창용을 기용해 앙코르(12월 14~2024년 2월 24일 LG아트센터 서울) 무대를 준비 중이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사진제공=레미제라블코리아)
뮤지컬 ‘레미제라블’(사진제공=레미제라블코리아)

 

그 귀환만으로도 ‘축하’ 받아 마땅한 ‘레미제라블’(11월 30~2024년 3월 10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은 8년만에 관객들을 만난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레미제라블’은 빵을 훔친 죄로 19년을 복역하고 가석방된 후 딘뉴 주교의 포용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장발장(민우혁·최재림,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에는 신분을 숨긴 장발장을 집요하게 쫓으며 ‘정의구현’을 외치는 경찰관 자베르(김우형·카이), 끝없는 시련의 굴레 속에서도 생명력을 발휘하는 판틴(조정은·린아), 그의 딸이자 장발장의 수양딸 코제트(류인아·이상아), 하층민을 등쳐먹고 사는 떼나르디에 부부(임기홍·박준면, 육현욱·김영주), 혁명을 이끄는 청년 앙졸라(김성식·김진욱)와 마리우스(김영록·윤은오), 마리우스를 향한 혼자만의 감정을 키우는 에포닌(김수하·루미나) 등 역경의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등장한다.

전설적인 뮤지컬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 작곡가 클로드 미셸 숀버그, 작가 알랭 부브리가 의기투합한 송스루(대사 없이 노래로만 표현하는) 뮤지컬로 1985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다. 1987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37년간 22개 언어로 꾸준히 공연되며 1억 3000여명의 관객들을 만난 히트작이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사진제공=레미제라블코리아)
뮤지컬 ‘레미제라블’(사진제공=레미제라블코리아)

 

‘레미제라블’의 한국공연은 2013년, 2015년에 이어 세 번째 시즌을 맞는다. 8년만의 귀환,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은 ‘레미제라블’은 초연부터 함께 한 김우형, 조정은, 박준면, 재연의 민우혁, 임기홍 등과 더불어 새로운 캐스트들로 무장했다.

 

재연의 앙졸라였던 민우혁과 최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킹키부츠’ ‘마틸다’ ‘아이다’ 등 뿐 아니라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 빌런 김윤범으로 주목받은 최재림이 장발장으로 분한다. 초연의 앙졸라였고 재연에서 자베르로 분했던 김우형이 다시 돌아오며 ‘지킬앤하이드’ ‘벤허’ ‘베토벤’ 등의 카이가 자베르로 더블캐스팅됐다. 초연부터 함께 한 조정은과 ‘스위니토드’ ‘몬테크리스토’ ‘벤허’ ‘시라노’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린아가 판틴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장발장 역의 민우혁은 “판틴이 겪고 있는 모든 과정들이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아팠다”며 “장발장이 코제트에게 건넨 참회록의 ‘너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장 좋아한다”고 털어놓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든 일을 겪으면 스스로를 굉장히 탓하게 돼요. 부정적인 생각들로 꽉 차 있는 모두에게 너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그들을 생각하고 잘 버틴다면 분명 좋은 일이 있다고 말하고 있는 극이죠.”

뮤지컬 드라큘라
뮤지컬 ‘드라큘라’(사진제공=오디컴퍼니)

 

2024년 10주년을 맞는 뮤지컬 ‘드라큘라’(12월 6~2024년 3월 3일 샤롯데씨어터)는 4시즌에 걸쳐 출연했던 배우들이 총동원된다. 2014년 초연부터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드라큘라 백작으로 분한 김준수를 비롯해 초연의 미나였던 정선아가 10년만에 다시 돌아와 반가움을 더한다. 

재연의 드라큘라 박은석이 그를 쫓는 반헬싱으로 역할을 바꿔 돌아오는가 하면 재연부터 미나, 루시로 꾸준히 함께 하고 있는 임혜영, 이예은과 미나의 약혼자 조나단 역의 진태화, 반헬싱 손준호가 다시 한번 같은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2020년 세 번째 시즌에 새로 합류한 전동석, 2021년부터 함께 하고 있는 신성록이 드라큘라로 다시 돌아오며 아이비가 미나로 새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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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드라큘라’의 전동석(왼쪽)과 신성록(사진제공=오디컴퍼니)

 

브램 스토커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400년을 한결같이 한 여인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로 2001년 미국에서 초연된 후 2004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흥행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프랭크 와일드혼이 넘버를 꾸린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14년 논레플리카(원작과 똑같지 않은) 라이선스로 초연됐다. 

당시만 해도 40대 이상의 중년 남자배우가 소화했던 드라큘라는 빨간 머리로 염색한 김준수로 인해 일대 파란을 맞았다. 

2019년 뮤지컬 ‘엑스칼리버’ 초연 당시 만난 프랭크 와일드혼은 “뮤지컬 ‘드라큘라’ 한국 공연을 준비하면서 (김)준수가 저에게 한장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캐릭터를 좀 다르게 해보고 싶다고 했다”며 “이제 막 세상을 알아가는 스무살 초반에 뱀파이어가 된, 기존의 드라큘라보다 훨씬 어린 캐릭터가 탄생했다. 그렇게 모든 상황과 스토리가 바뀌었고 지금은 세계 모든 ‘드라큘라’ 프로덕션이 20대 드라큘라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더데빌
뮤지컬 ‘더데빌: 에덴’(사진제공=페이지원, 알앤디웍스)

 

뮤지컬 ‘더데빌’(12월 5~2024년 3월 3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은 세계관을 확장하며 10주년을 자축했다. 2014년 초연된 ‘더데빌’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20세기 뉴욕 블랙먼데이 시절의 증권가로 배경을 옮겨온 작품이다.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은 주식 브로커 존 파우스트와 그가 지키려는 아내 그레첸으로 상징되는 인간 내면의 빛과 어둠을 X 화이트와 X 블랙으로 캐릭터화한 작품으로 X자 형태의 무대, 100여대의 무빙라이트가 동원돼 그 자체로 서사가 되는 조명 등이 돋보인다. 

2022년 더데빌 파우스트
2022년 ‘더데빌: 파우스트’ 공연장면(사진제공=페이지원, 알앤디웍스)

 

10주년을 맞아 ‘더데빌’은 ‘파우스트’라는 부제를 달고 프리퀄 ‘더데빌: 에덴’을 먼저 선보이며 세계관을 확장했다. 인간 내면의 빛과 어둠, 선과 악의 대결, 그 갈림길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선택을 ‘더데빌: 파우스트’와 공유하는 ‘더데빌: 에덴’은 결국 욕망을 떨치지 못하는 에덴과 레브의 이야기다. 

 

‘더데빌: 에덴’에서 X화이트로 분한 정동화와 백인태, X블랙 역의 김찬호, 김준영이 같은 역으로 연결고리를 만들고 X블랙이었던 조형균과 X화이트 박규원이 역할을 바꿔 돌아온다. 

더불어 2018년 X화이트와 X블랙을 모두 연기했던 임병근이 X블랙으로 다시 돌아오며 배해선이 같은 역으로 새로 합류했다. ‘더데빌: 에덴’에서 레브로 분한 이기현, 반정모, 김우성이 존파우스트로, 에덴 역의 여은, 이재림, 세르판 이효정이 그레첸으로 무대에 오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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