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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뽕’에 빠진 안방… TV 트로트쇼, 보고 듣는 재미 다 잡았다

[즐거운 금요일] 다른 포맷·개성 중무장한 TV트로트쇼

입력 2020-03-13 07:20 | 신문게재 2020-03-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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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이 흥겨운 ‘뽕’ 가락에 빠졌다. 트로트 열풍의 ‘원조’로 꼽히는 TV조선 ‘미스터 트롯’이 다매체 시대 난공불락이라고 여겼던 마의 시청률 30%를 넘어서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고 MBC ‘놀면 뭐하니’의 ‘뽕포유 프로젝트’가 배출한 신인가수 유산슬(유재석)은 트로트 여제 송가인과 새로운 듀엣곡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MBC ‘편애중계’,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 MBN ‘라스트싱어’ 등도 트로트 장르를 메인으로 내세우거나 일부 활용한다. 


비슷한 장르의 프로그램이 연이어 나오면 피로도가 쌓이기 마련이다. 실제 Mnet ‘슈퍼스타K’가 인기를 끌자 지상파 채널도 ‘위대한 탄생’(MBC)이나 ‘K팝스타’(SBS)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이어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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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트롯신이 떴다’의 한장면 (사진제공=SBS)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 Mnet ‘프로듀스’ 시리즈의 흥행에 ‘언더나인틴’(MBC), ‘더유닛’(KBS) 등 유사프로그램이 전파를 탔지만 성적은 썩 좋지 못했다. SBS ‘K팝스타’를 제외하면 원조의 명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최근 방송 중인 트로트 프로그램은 수년간 쌓은 학습효과를 철저히 반영했다. ‘트로트’라는 장르는 활용하되 서로 다른 색을 활용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빚어냈다. 국내 트로트 대가들의 해외 버스킹 도전을 선보인 SBS ‘트롯신이 떴다’를 비롯해 트로트 가수 버전 ‘나는 가수다’인 ‘나는 트로트 가수다’, 신동 트로트 가수들의 경쟁을 보여준 MBC ‘편애중계’ 등은 고유의 프로그램 색에 중장년층의 전유물인 트로트를 버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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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트롯신이 떴다’의 한장면 (사진제공=SBS)

그 결과 한 섞인 뽕가락에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기 다른 개성으로 빚어낸 후발 트로트 프로그램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남진·설운도·주현미… 대가들의 ‘해외 버스킹’ 도전

 

첫 방송부터 14.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높은 시청률로 화제성을 장악했다. ‘트롯신이 떴다’는 남진, 설운도, 김연자, 주현미, 진성 등 국내 트로트 대가들이 해외에서 트로트 버스킹을 펼친다는 콘셉트를 담고 있다. 

 

외국에서 인기가 높은 K팝 스타 정용화가 대가들을 모시는 짐꾼 겸 가이드와 MC역할을 도맡는다.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트로트 대가들은 해외에 트로트 장르를 알릴 수 있다는 마음으로 흔쾌히 출연을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버스킹 장소로 선택된 베트남은 국민층이 젊고 K팝에 우호적인 국가로 꼽힌다. 연출을 맡은 최소형PD는 “K팝을 좋아하는 베트남에서 전통적인 트로트 가락을 듣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걸림돌은 전 세계를 휩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다. ‘트롯신이 떴다’는 베트남 촬영 후 WHO가 코로나19의 펜데믹 사태를 선언하고 100개가 넘는 국가가 한국발 입국자를 제한하면서 해외 촬영에 걸림돌이 생겼다. 최PD는 향후 촬영 여부에 대해서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고심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출연자 고심 빠뜨린 ‘경연’ 포맷

 

[나는트로트가수다] 박혜신 1
MBC 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의 한장면 (사진제공=MBC에브리원)

 

2011년 전 국민의 고막을 황홀하게 만들었던 MBC ‘일밤-나는 가수다’의 트로트 버전이다. 과거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로 국민MC로 사랑받은 MC 이덕화가 다시 마이크를 잡고 “부탁해요”를 외친다. 조항조, 김용임 등 트로트계 스타는 물론 박서진, 박구윤, 박혜신, 조정민, 금잔디, 윤수현, 유지나 등 신세대 트로트 가수들이 성대 전쟁을 펼친다.

‘나는 트로트 가수다’는 단순히 트로트 가수들의 성대 자랑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듀엣’이나 ‘힐링송’ ‘역주행’ 같은 색다른 경연 주제로 가수들의 곡해석 능력까지 엿본다. 연출을 맡은 임연정PD는 “TV조선의 ‘미스트롯’이나 ‘미스터트롯’이 신인발굴 프로젝트라면 ‘나는 트로트 가수다’는 기성가수를 재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트로트 역사에 비해 세대교체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출연자들이 트로트 장르를 멋지게 소화할 수 있도록 연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나는 트로트 가수다’의 장점이자 단점은 ‘경연’이라는 포맷이다. 제작진은 당초 유명 트로트 가수들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경연’이라는 포맷 때문에 대부분 고사했다.  

 

때문에 조항조, 김용임의 출연 결정은 제작진에게 단비와 같았다. 임PD는 “출연 가수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흔쾌히 출연을 결심해준 모든 출연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특히 꼭 모시고 싶었던 조항조, 김용임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가수 김연자와 진성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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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놀면뭐하니’의 신인가수 유산슬 (사진제공=MBC)

◇트로트 활용하면 시청률 ‘쑥’

 

MBC ‘놀면뭐하니’는 ‘무한도전’으로 14년 동안 호흡을 맞춘 김태호PD와 유재석의 재회로 기대를 모았다.

 

초창기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였던 ‘놀면뭐하니’는 유재석의 트로트 가수 도전인 ‘뽕포유 프로젝트’로 기사회생하며 ‘제2의 무한도전’으로 각광 받기 시작했다. 

 

유산슬이라는 예명의 신인트로트 가수로 나선 유재석은 실제 트로트 가수들이 주로 홍보하는 KBS, SBS, EBS, 교통방송 프로그램을 오가며 ‘방송대통합’을 이뤘고 2019년 MBC방송연예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MBC ‘편애중계’도 ‘놀면뭐하니’ 덕을 톡톡히 봤다. 최근 ‘트로트 신동 대전’ 편을 선보인 ‘편애중계’는 지난 6일 방송이 평소 2배인 7.7%를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트로트 신동대전’은 ‘놀면뭐하니’에서 유산슬을 만든 작곡가 박현우, 작사가 이건우, 편곡가 정경천 등이 자신의 곡을 갖기 원하는 트로트 유망주를 선발하는 콘셉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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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편애중계’의 트로트 신동대전편(왼쪽)과 '라스트싱어' (사진=방송화면캡처, MBN제공)

 

제작진은 기존 트로트 경연프로그램에서 얼굴을 알리지 않은 10대 가수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도 했다. 이재석PD는 “‘트로트’ 소재는 파일럿 방송 때부터 오갔던 소재”라며 “최근 트로트 열풍에 힘입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편애중계’의 ‘트로트 신동대전’은 13일 막을 내리지만 제작진은 추후 트로트 소재를 다시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19일 첫 방송되는 MBN 새 경연 프로그램인 ‘여왕의 전쟁: 라스트싱어’는 기존 ‘보이스퀸’의 톱10 진출자와 지원이, 김양, 김의영 등 트로트계를 접수한 실력자들 총 24인이 펼치는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다양한 성인 가요를 들려주는 과정에서 트로트 장르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 시리즈 # 즐거운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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