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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우려로 중앙은행들 외환보유고 ‘유로화’ 비중 늘려

주요국 외환보유액 약 64%가 달러화, 유로화는 20%
트럼프발 무역전쟁 우려, 달러화 가치에 영향
일부 중앙은행들, 유로화 비중 늘려
트럼프 무역정책 '헤지' 수단, 통화분산 등 목적

입력 2018-03-27 12:35 | 신문게재 2018-03-2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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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는 모습. (AFP=연합)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으로 세계 중앙은행들이 준비통화로 달러화 대신 유로화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주요국들의 외환보유액 총 11조3000억 달러(약 1경2094조원) 중에서 달러화 자산 규모가 여전히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유로화 자산 비중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64%를 달러화가 차지하며, 유로화는 달러화에 이어 2위의 비중을 차지 하지만 20%(1조9300억 달러)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영국 파운드화와 일본 엔화, 캐나다 달러화 등이다.

 

그러나 엑산트데이터 창업자 옌스 노르드빅은 향후 2년 내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 자산이 유로화로 유입될 수 있으며, 유로화가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물결과 그에 대비해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유럽연합(EU)의 움직임이 배경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위협하고 있는 반면 유럽연합(EU)은 아시아 및 남미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발 무역전쟁 우려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것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하며 긴축행보를 지속하고 있지만, 달러화 가치는 연준과 반대로 움직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개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환산한 달러인덱스는 26일 89.056으로 5주내 최저치를 찍었다.

 

월가에서 5년 연속 최고외환전략가에 선정되기도 한 노르드빅은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유럽과 통상관계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이 자본시장과 외환보유고의 배분 측면에서도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은 이상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현재 미국의 무역정책 스탠스는 달러화의 매력을 만드는 관점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에 대한 ‘헤지’ 수단이나 통화분산의 목적 등으로 유로화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로화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국제무역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과 중동의 산유국들로 예상됐다.

이러한 변화의 영향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지난 반세기 넘게 대부분의 세계 중앙은행들은 달러화를 통화준비금으로 선택해왔다. 세계시장에서 달러화가 지닌 안정성 때문이다. 달러화의 위상은 미국에도 상당한 이점을 가져다 주었다. 교역상대국이 보유한 달러로 미 정부 발행 국채를 매입하면, 미 정부는 재정적자를 메꿀 수 있었다. 미국 기업들 역시 원유나 원자재와 같은 세계 무역에서 널리 통용되는 달러화의 수혜를 입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이 같은 달러화의 위상에 어디까지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해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인도, 브라질 등 6개 신흥국들이 세계 외환보유액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하나만으로도 3조 달러 이상의 외환보유액을 비축하고 있다. 이는 엄청난 수준의 대미(對美) 무역흑자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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