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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빚폭탄’ 시계 째깍째깍…3년간 채권상환 3600조

딜로직 집계, 신흥국 3년간 채권상환액 약 3600조원 규모…中, 전체의 54% 차지
美금리인상·달러화 강세로 신흥국 부담 늘어나
신흥국도 외환보유액 늘어 과거처럼 외환위기 반복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입력 2018-08-07 11:52 | 신문게재 2018-08-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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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Sliding Yuan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 8월 25일 한 은행 직원이 100위안짜리 지폐를 세고 있다. (AP=연합)

신흥국이 발행한 채권이 올해부터 대규모 상환이 임박하면서 세계경제에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리먼쇼크 이후 각국 중앙은행은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며 경기를 부양해 왔다. 세계적인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신흥국 정부와 기업은 저리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나 기업이 유리한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던 시대는 이제 끝나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해 주요 중앙은행이 긴축행보로 향하면서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로 그동안 불어난 신흥국 부채가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의 집계를 인용해 향후 3년간 만기가 도래하는 신흥국 채권이 3조2297억달러(약 3636조6422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올해에만 8919억달러, 내년에는 1조1000억달러, 2020년은 1조2000억달러로 상환액은 매년 증가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라별로는 중국의 상환부담이 가장 크다.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을 단행했다. 그 결과 향후 3년간 상환액은 1조7531억달러(약 1975조425억원)로 신흥국 전체의 54%에 달한다.

러시아가 그 다음으로 많아 3년간 1330억달러에 달한다. 그 뒤를 브라질(1360억달러), 멕시코(881억달러) 등이 뒤따랐다.

채권은 만기가 되면 투자자에게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한다. 그러나 투자자가 부족한 신흥국에서는 국내 투자자뿐만 아니라 달러표시 채권을 통해 해외 투자자로부터도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기업과 정부 부문을 합한 신흥국의 부채는 6월말 기준 57조 달러로 전 세계 부채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미 연준은 금리인상을 추진하고 있고, 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강세가 진행된다. 금리가 상승하면 이자 부담이 무거워지는데 달러화 강세로 인해 신흥국 통화로 계산한 채무액도 더 늘어나게 된다.

중국에서는 기업의 과잉 부채를 해소하려고 당국이 규제강화를 진행하면서 자금의 재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속출했다. 석유가스공급회사 차이나에너지리저브앤드케미컬스(CERC)나 홍콩 상장 부동산개발회사 신창집단의 달러화 채권이 잇따라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특히 미국이 금리인상을 진행하면 미 국채수익률이 상승하게 된다. 지난 1994년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했을 때 투자자금은 미 본국으로 환류됐다. 신흥국의 주가와 환율이 하락하면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기점이 되기도 했다.

다만 신흥국도 자금유출에 대한 준비를 진행해와 과거와 같은 외환위기가 반복될 것이라는 견해는 적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선진국을 포함한 전 세계 외환보유액은 11조6000억 달러에 달한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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