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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나의 특별한 배우 신하균 "찡하게, 짠하게 아닌 평범한 시선에 끌렸죠"

[Hot People] <193>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의 신하균, 몸 쓰지 않는 역할 도전기
장애인아닌 비장애인이라 생각하고 연기 '까칠하지만 정 많은 캐릭터'로 접근
오는 5월 1일 개봉앞두고 공감과 감동...조용한 입소문

입력 2019-04-30 07:00 | 신문게재 2019-04-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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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의 신하균.(사진제공=NEW)

 

당신은 장애인과 일반인이란 말을 쓰는가?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그것이야 말로 차별임을 강조한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동안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혹은 도움을 줘야 했던 존재라고 여겼던 그들의 일반적인 삶을 그린다. 극중 세하(신하균)는 사고로 목 아래 신경이 마비된 삶을 산다. 비장애인으로 태어나 장애인이 된 세하는 가족에게 버림받고 이후 복지원에서 5살 지능의 지적장애인 동구(이광수)와 한몸처럼 생활한다. 그 역시 어린이날 친모가 수영장에 자신을 두고 가버린 상처가 있다. 머리 좀 쓰는 형과 몸 좀 쓰는 동생의 일상은 과연 지켜질 수 있을 것인가. 5월 1일 개봉하는 ‘나의 특별한 형제’가 그 해법을 제시한다. 

 

 

◇“숨조차 크게 쉴 수 없었다” 폐와 장기조차 연기해야 했던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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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사진제공=NEW)

“의외로 가슴 근육이 있는터라(웃음) 감독님이 숨도 크게 쉬지 말라고 여러 번 주문하셨어요. 처음에는 몸을 안 움직이는 연기의 제한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몸을 움직이지 않으니까 대사전달에만 신경 쓰면 되겠다 싶었는데 그게 더 어렵더라고요. 분명히 온몸에 힘을 빼고 있는데 모니터링에는 조금씩 움직이는 게 잡혀요. 무의식중에 움직이는거죠. 출연 계기? 당연히 장애인들을 희화하지 않은 시나리오였죠. 세하는 복지원의 신부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실질적으로 함께 사는 장애인 동생들을 챙겨야 했어요. 삶의 무게를 일찍 짊어진 캐릭터죠. 비상한 머리로 합법적인 운영자금을 모으죠. 그런 현실적인 모습은 ‘나의 특별한 형제’가 처음이 아닐까 싶어요.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평범한, 비장애인과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장애 “언제든 될 수 있는 현실”

“청각장애인으로 나오는 영화 ‘복수는 나의 것’ 류를 연기할 때가 20대였어요. ‘나의 특별한 형제’에 나온 표현대로 장애인과 일반인이라는 표현은 정말 잘못됐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기에 끌린 게 아닌가 싶어요. 성향적으로도 뭔가 완전하지 않고 부족한 캐릭터에 끌리고 서로 부족한 걸 도와 살아가야 한다는 주의예요. 그리고 장애란 누구나 될 수 있는 닥칠 수 있는 현실이죠. 워낙 평범한 유년시절에 소박하게 살아서 인지 보통사람들이 가져다 주는 감동과 공감에 매료되는 편이죠. 관객들이 이런 점에 공감하시리라 믿어요. 무엇보다 가정의 달인 5월에 걸맞는 따뜻한 영화로 완성돼 기쁩니다.”


◇실존인물들을 일부러 만나지 않은 이유 “웃음 많고 유쾌한 성격 지우고 까칠하게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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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21년 차.여전히 현장의 떨림과 긴장감이 남다르지만 ‘안 떨린 척’하는 기술만 늘었다고 수줍어 하는 모습이다.(사진제공=NEW)

“십여년을 한몸처럼 살아온 지체 장애인 최승규씨와 지적 장애인 박종렬씨의 실화에서 출발했잖아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정말 우애가 깊었다고 해요. 촬영 중에는 일부러 두분을 만나 봽지 않았어요. 세하를 연기할 때 장애인이라고 접근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냥 몸을 못 움직이는 캐릭터로 생각했어요. 겉모습은 까칠해도 속마음은 따듯한 삶의 무게를 짊어진 친구요. 비장애인들과 똑같은 욕망과 감정을 가진 분들이라는 것. 그것이 ‘나의 특별한 형제’가 말하고자 하는 본질이니까요. 실존 인물들의 삶을 보여주는 게 주 목적이 아니라 그 삶이 주는 메시지 전달이 제 몫이라고 봤습니다. 얼마 전 VIP시사회 때 세하의 모델이신 최승규씨를 만났는데 정말 유쾌하시던데요? ”

 

 

◇처음 만났지만 오래 만난 듯 편한 이광수·이솜 “취향이 같아 빨리 친해져”

“촬영 전에는 저 역시 이광수를 예능인으로만 봤죠. 하지만 집중력이 대단하고 몰입을 정말 잘해서 이 영화를 통해 팬이 됐습니다. 일단 준비를 너무 잘 해왔어요. 동구 캐릭터는 발달 장애를 자칫 희화할 수 있어서 굉장히 어려운데 인물에 접근하는 태도와 진정성이 마음속에서 우러나더라고요. 영화적 코미디에 잘 섞이게 조절을 잘 했어요. 아마도 ‘나의 특별한 형제’는 이광수에 대한 선입견이 깨지는 영화가 될 겁니다. 그리고 동구의 수영 코치로 나오는 솜이의 역할은 관객 시각이라 참 중요해요. 센스도 있고,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친구죠. 그동안 선배들과 호흡을 많이 맞춰왔는데 ‘나의 특별한 형제’는 후배 덕을 많이 본 작품이죠. 성향이 비슷해서인지 촬영 끝나면 같이 맛집 찾아 다니고 걷는 걸 좋아해서 걸어 다니는 것도 많이 했어요. 셋 다 낯을 가리는 성격인데 빠르게 친해져서 서로들 놀라고 있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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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사진제공=NEW)

◇흥행의 가능성보다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가 중요 “내 능력이 모자라도 도전할 땐 한다”

“1000만 영화 조연? ‘극한직업’은 전작인 ‘바람바람바람’ 이병헌 감독과의 인연으로 하게됐죠. 솔직히 블록버스터에 대한 욕구는 없어요. 물론 많은 분들이 제가 출연한 영화를 많이 봐주셨으면 하지만 어떤 이야기를 품은 작품인지가 제일 중요해요. 저에게도, 관객들에게도 어떤 용기를 주는지를 먼저 봐요. 배우로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죠. 지금의 능력이 많이 모자라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인물이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영화도 원제가 ‘특급 형제’였어요. 극중 사회적 화두였던 장애등급제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폐지가 확정되면서 그 부분이 자연스럽게 편집됐습니다. 세하가 사회복지사로 강연도 하고 상담을 하며 살아가는 장면은 촬영은 했지만 빠졌어요. 장애인 자립문제를 무조건 감동으로 아우르지 않고 절제로 잡아나간 건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이후 ‘나의’가 붙었는데 여러 의미로 생각할 수 있는 제목 같아요.”


◇주조연의 구분이 의미없는 이유! “최근에서야 후배들과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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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균(사진제공=NEW)

“일단 하고 싶으면 저지르고 이후에 고민하는 편이에요. 최근 들어 다채로운 역할에 도전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사실 지나간 작품은 잘 신경쓰지 않습니다. 주연이나 조연이냐의 구분도 무의미합니다. 데뷔 후 선배들과의 작업이 당연했고 요 근래들어서야 후배들과 호흡하게 된 게 차이점이라면 차이랄까. 계속 연기를 하게 되는 원동력은 아마도 설렘과 살아있다는 느낌을 얻는 것이 가장 클겁니다. 거기서 에너지를 많이 얻거든요. 지인들은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경쟁한다고 걱정이 많지만 이야기가 명확하고 색다른 감동을 주는 작품이라 극장에서 보시길 강추합니다.”



◇현재 나의 행복도 “아주 많이!”

“말수가 적고 수줍음 많은 학창시절을 겪었기에 배우로서 남들 앞에 나서는 직업으로 사는 것이 신기해요. 행복으로 따지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여전히 가장 어려운 순간은 새 영화에 들어가는 첫 날인데 말이죠.(웃음) 데뷔 21년차지만 그것만은 달라지지 않아요. 백지 상태에서 처음 만나는 작품에 처음 하는 캐릭터니 항상 새로운 삶을 사는 행복감도 들어요. 예전에 비해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긴장하지 않은 듯, 떨리지 않는 척 할 수 있게 됐다는 정도예요. 얼마 전 취미로 하고 있는 스쿠버 다이빙을 하러 제주도에 갔다 왔어요. 작품을 끝내고 그렇게 한번 다녀오는 삶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로서나 한 인간으로서나 운이 아주 좋은거죠.”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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