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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죽음 같은 사랑? 물음표 투성이의 삶에 대한 성찰!…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톨스토이의 방대한 대서사 중 '죽음 같은 사랑'에 방점 찍은 러시아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김소현·윤공주, 민우혁·김우형, 서범석·민용기, 최수형·강태을, 이지혜·임소하·정유지 등 출연
죽음 같은 사랑 혹은 불륜, 결국 삶에 대한 성찰

입력 2019-05-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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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안나카레니나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죽음 같은 사랑, 안나를 끝까지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연에 이어 다시 한번 알렉세이 브론스키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민우혁은 2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7월 14일까지) 프레스콜에서 “죽음 같은 사랑 그리고 남녀의 다른 사랑”에 대해 언급했다.

“아팠던 공연이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안나 만을 위해 살았던, 죽음 같은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연부터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어떻게 연기를 섬세하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남녀의 사랑이 다르다’고 판단했죠.” 

 

[사진자료] 뮤지컬 안나카레니나 포스터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이어 “남자는 정말 헌신하고 사랑한다고 표현하지만 정작 여자분들이 원하는 사랑은 그게 아닌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브론스키가 단순히 변해가는 안나를 보고 사랑이 식는 게 아니라 죽을 때까지 이 여자가 가진 본래의 것을 되찾아주기 위해 일을 하는 부분들이 많이 공감됐고 ‘죽음 같은 사랑’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사상가 레프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의 동명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알리나 체비크(Alina Chevik) 연출작으로 거대한 중앙 스크린과 8개의 패널, 영상, 시각효과 등으로 표현되는 화려하고 장엄한 무대가 볼거리다.

이데올로기의 격돌, 개혁으로 치닫는 격동의 시대, 척박한 환경에서 그 무엇보다 소중한 땅의 가치, 인간 본연의 행복과 삶, 모든 것의 근원이 되는 자유와 사랑 등을 다룬 거대한 서사에서 오롯이 ‘사랑’에 집중한 러시아 뮤지컬이다.

지난해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라이선스된 작품으로 아름다운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귀부인 안나 카레니나(김소현·윤공주, 이하 시즌 합류·가나다 순)와 진보적인 백작이자 군인 알렉세이 브론스키(민우혁·김우형)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다.

정략 결혼한 남편 알렉세이 카레닌(서범석·민용기)은 물론 8살짜리 아들 세료자(이서준·최윤우)까지 버리고 사랑과 행복을 좇다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안나와 브론스키의 격정적인 여정은 카레닌, 세료자를 비롯해 브론스키를 사랑했던 키티 세르바츠카야(이지혜·임소하·정유지), 키티와의 결혼을 꿈꿨지만 거절당하고 땅을 지키는 콘스탄틴 레빈(최수형·강태을) 등의 상처로 이어지고 귀족사회의 격렬한 비난에 휩싸인다.

안나 카레니나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당시의 러시아 시국과 이데올로기의 격돌, 절실했던 변혁 에너지 등을 덜어내고 ‘사랑’만을 부각시키면서 ‘안나 카레니나’는 단순한 사랑 혹은 다소 불편한 ‘불륜’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위험을 안고 있다. 이에 초연부터 함께 한 민우혁은 물론 새로 합류한 안나 김소현·윤공주, 브론스키 김우형 등에게도 ‘공감대 형성’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윤공주는 “한 여자의 죽을 것 같은 사랑과 그 사랑 뒤에 오는 아픔을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에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하며 “공감이 쉽지 않은 이야기지만 죽음 같은 사랑”이라고 털어놓았다. 

 

안나 카레니나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이 사랑이 아니면 죽을 것 같아서 사랑을 택한다는 생각으로 연기하고 있어요. 그래도 불륜이긴 하지만 이 사랑이 아니면 죽거든요. 결국 그 욕구도 채우지 못하고 죽음을 택하지만.”

처음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모든 것을 버리고 죽음까지 불사했던 안나는 극이 진행되면서 스스로가 아닌 브론스키만을 바라보며 수동적인 삶을 영위하다 불행으로 치닫는다.

 

김소현은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소설, 영화, 논문 등을 찾아봤는데도 막상 안나에 대해 저 스스로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정말 안나가 원했던 건 자유로움과 행복 아닐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너무 불행하고 억압돼 있는가 하면 사랑조차 모르다가 사랑에 눈 뜨면서 이게 나의 행복이고 가야할 길이라고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결국 그게 아니었구나, 내가 잘못했구나 깨닫고 죽음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며 연기 중이죠. 그걸 표현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어요. 정말 행복하고 싶었지만 가정에서도, 새로운 사랑에서도 행복과 자유를 찾지 못해 죽음을 선택한 것 같아요.”

이어 “심오하고 어렵지만 더 많이 다가가려고 여전히 노력 중”이라고 덧붙이는 김소현에 윤공주는 “사랑으로 인해 안나의 인생이 바뀌기는 했지만 인간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행복”이라고 말을 보탰다. 

 

“브론스키를 만나면서 안나는 ‘내 삶의 행복은 브론스키’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남성우월주의, 봉건적인 사회, 억눌린 여성들의 시대에서 안나는 규칙을 깨고 사랑을 찾아간 용감한 여자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꿈과 이상이 있지만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시대에 용기를 가지고 자기 삶을 찾아가죠. 이 또한 충족 못하고 그 종착역은 죽음이지만 그 용기에 감동받았어요.”

 

안나 카레니나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브론스키로 새로 합류한 김우형은 “사랑엔 여러 종류가 있고 정의할 수도 없다. 저희 작품도 마찬가지”라며 “살면서 죽음과 같은 사랑을 해본적이 있나 돌이켜 보게 되고 그 같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우리 안에 약속된 주제들과 메시지는 있지만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주제는 물음표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습니다. ‘안나 카레니나’는 철학적 내용을 담고 있고 인간의 삶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는 작품이거든요. (극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사람의 정의, 삶을 돌아보는 마음가짐 등이 다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의 생각대로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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