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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붕괴①] 투기등급 채권 13조 뇌관

신용위험 커지면 신용도 낮은 채권 우선 빼…차환 어려워 상환 부담
올해 만기 BBB등급 이하 회사채 1.5조, 메자닌채권 1.9조, 사모 10.3조

입력 2020-04-08 16:00 | 신문게재 2020-04-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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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원 규모 부실 채권이 국내 자금 조달시장 뇌관으로 떠올랐다. (연합)

 

13조원 규모 부실 채권이 국내 자금 조달시장 뇌관으로 떠올랐다. 시장이 불안할수록 신용도 낮은 기업의 채권 입지가 좁아진다.

8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만기를 맞는 회사채 규모는 42조4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신용등급 BBB 이하 회사채는 1조5000억원, 메자닌(Mezzanine)채권 1조9000억원, 사모 사채 포함한 기타 회사채는 10조3000억원이다.

국내 회사채시장에서 공모로 발행된 BBB등급 이하 비중은 크게 줄었지만 2017년 이후 사모 사채 발행은 오히려 증가했다.

사모 사채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돈을 끌어오는 공모와 반대된다. 일반적으로 신용도 낮은 기업이 사모 사채를 찍는다. 사모펀드와 증권사, 여신전문기관, 은행 등이 주로 여기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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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안정화 조치를 쏟아냈지만 자금 조달시장은 여전히 위험한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진 탓이다. 신용도 낮은 회사는 더 불리하다. 투자자가 위험한 채권을 우선 빼기 때문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용 위험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신용도 낮은 채권에 대한 투자를 우선적으로 줄일 가능성이 있다”며 “사모 사채를 차환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차환이란 회사채 만기가 도래했을 때 회사채를 새로 또 찍어 만기 회사채를 갚는 ‘돌려막기’다.

 

메자닌은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중간 공간을 뜻한다. 특정 조건에 따라 채권이 주식으로 바뀌거나 주식 살 권리를 준다고 해서 메자닌채권이란 이름이 붙었다.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메자닌채권을 찍어낸 회사도 부담스럽다.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메자닌채권을 찍었기 때문이다. 주가가 내리면 만기에 주식으로 바뀌지 못한 채권을 갚아야 한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주가가 급락해 올해 만기 도래하는 대부분의 메지닌채권은 주식으로 전환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 20조원 규모로 꾸리는 채권시장안정펀드도 이를 막을 수 없다. 채안펀드는 신용등급 AA- 이상 회사채를 주로 담는다. BBB까지 투자적격등급이지만, 혹시 모를 금융 붕괴를 막기 위해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등급 채권을 사는 정책이다 보니 투기등급 자금 여력이 좋아지기 힘들다”며 “한계기업까지 돈줄이 닿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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