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비바100] 부수입 만들다 혹 붙일라… N잡러 '세금폭탄' 탈출법

[Book] 기초 세법부터 사업자등록, 세금 신고,납부까지
세무공무원이 알려주는 개인사업자 세금백서

입력 2020-12-08 18:00 | 신문게재 2020-12-09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1.인천 계양구에 사는 A씨는 2년 전 분양받은 오피스텔의 사업자등록으로 뒤늦은 해프닝을 겪었다. 지인의 추천으로 별다른 정보없이 세무대행을 맡긴 게 화근이었다. 임대사업자를 등록하면 세금의 10% 환급받는다는 사실에 덜컥 등록부터 했지만 일반 임대와 주택임대로 나뉘는 사실을 몰랐던 것. 긴 공실기간 끝에 부가세환급을 해줘야 하는 세입자와 계약을 하긴 했지만 벌써부터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생각을 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2.결혼 전 사진관에서 일했던 B씨는 자신의 경력을 살려 제2의 직업을 찾았다. 집에서 여권과 면접 사진을 만져주는 일인데 사용자가 사진을 보내주면 규격에 맞춰 깔끔하게 포토샵으로 수정·출력까지 해서 배송한다. 스마트스토어에 등록 후 리뷰 이벤트와 블로그 홍보를 겸해 올라온 글은 약 1000여개. 늘어가는 통장잔고는 뿌듯하지만 얼마전 국세청으로부터 사업자등록에 관련한 가산세 안내문을 본 후로는 세무서에서 날아온 우편물만 봐도 심장이 쿵쾅거린다.

 

책에 실려있는 각종 표와 이해를 돕는 Q&A들.(사진제공=길벗)

 

◇늘어나는 N잡러, 어서와 세금은 처음이지?

 

한 권으로 끝내는 개인사업자 절세 공부|한지온|1만6000원.(사진제공=길벗)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일명 ‘N잡러’가 뜨고있다. 지난달 15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1만 5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스스로 ‘현재 2개 이상의 직업을 갖고 있는 N잡러’라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대부분은 ‘앞으로 N잡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본업 이외에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복수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매장 관리나 판매서비스, 카페 알바, 학원 강사, 대리운전 등의 ‘오프라인 아르바이트’가 37.7%(응답률)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블로거 활동, 콘텐츠 제작, 디자인, 홈페이지 관리 등의 ‘온라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직장인이 28.5%로 뒤를 이었다.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한 세포마켓’(13.4%)을 운영하거나 ‘오프라인 창업’(10.3%)도 순위에 올랐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희망퇴직과 무급휴가가 늘면서 “회사가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버, 블로거, 자영업자 외에도 재능을 공유하며 소소한 부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신간 ‘한권으로 끝내는 개인사업자절세 공부’는 늘어나는 N잡러들을 위한 책이다.

지난 2007년 국세청에 입사해 세무서 민원실에서 근무하며 ‘사업자 등록은 언제 해야 하는지?’ ‘제대로 신고를 다 했지만 벌금을 내게 됐다’며 황당해하는 사장 등을 옆에서 지켜보던 저자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그들이 주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과 자주 묻는 질문들을 파악해 세금을 내야 하는 입장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 노하우를 Q&A방식으로 꾸려 가독성을 높였다.

저자는 책 서문에 “최근 직장을 다니며 부업으로 수입을 얻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지만 제대로 세금을 신고하지 않아 가산세를 물거나 절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세금을 잘 신고하고 납부하는 것이 최고의 절세”라고 강조하고 있다. 제목의  ‘한 권으로  끝내는’은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사업자로서 가장 필요한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원천세의 개념과 신고·납부 방법 이외에도 자신에게 맞는 사업자등록 방법과 초보에서 고수로 거듭나기 위한 심화 세무 지식을 각 챕터별로 나눠 언제든지 필요한 부분만 읽어도 되게끔 구성했다.

 

사진만 보고 따라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생생한 내용들이 초보 사장님들의 반가움을 더한다.(사진제공=길벗)

 

◇국세청 현직 세무 조사관의 세금 과외록

이 책의 장점은 난해한 세금 문제를 문장으로만 나열하지 않고, 그림과 사진을 첨부했다는 점이다. 나에게 꼭 맞는 사업자등록 유형 찾기부터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신고, 납부가 한 눈에 쏙 들어온다. 이제 막 소소한 부수입을 올리는 부업러부터 1~2명의 적은 직원을 둔 사장님이 알아야 할 대표 세금 3개를 설명해 놓은 부분은 ‘나도 이 참에 부업을?’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럼에도 가장 도움을 받는 사람은 무엇보다 ‘사업자’일 것이다. 1년에 2번 신고하고 4번 납부하는 부가가치세, 연말정산과는 별도로 해야 하는 종합소득세 신고, 프리랜서 혹은 정규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면 꼭 알아야 할 원천세까지 3가지 세금을 소개해 기초 지식부터 신고 납부까지 전 과정을 설명한다.

사업자등록을 하려고 보니 간이과세자, 개인사업자, 법인사업자 등 어떤 것을 신청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 권으로 끝내는 개인사업자절세 공부’에는 각각의 사업자 유형의 장·단점부터 경비율이 높은 업종코드 선정법, 이후 홈택스로 5분 만에 끝내는 사업자등록 과정까지를 담고 있다.

‘세무사 언니’라는 아이디로 답변을 해 주는 형식은 이 책이 지루하고 뻔한 설명서가 아닌 실용서란 점을 증명한다. ‘사업자등록을 하면 내 수입을 회사에 들키는 것이 아닌지’ ‘건강보험료가 상승하는 것은 아닌지?’ 등 사업자등록으로 인해 생길 불이익은 없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나하나 짚어주며 초보 사장님들의 걱정을 덜고 각각에게 맞는 사업자 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의 마지막 장은 한번이라도 세무서를 방문해 본 경험이 있다면 반가울 부분이다. 전세계적인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쥬토피아’에는 세계에서 가장 느린 동물인 나무늘보가 공무원으로 나온다. 정기 신고 기간만 되면 길게 늘어선 줄과 더불어 질문과 일 처리에 기계적인 공무원들을 보며 한숨을 내쉰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의 마지막 장이 반가울 법하다.

세금을 분납할 수 있는 납부기한연장과 징수유예에 대한 구분과 분납기한은 6개월이란 점, 자신의 업종이 현금영수증 의무 발행업종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과 잘못 낸 세금을 돌려받는 경정청구 등 자칫 더 내거나 때려 맞을 수 있는 과세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는다. ‘한권으로 끝내는 개인사업자절세 공부’는 국세청 현직 세무 조사관이 솔직하게 쓴  비밀 노트랄까. 이 책 덕분에 ‘내가 낸 세금으로 먹고 사는 ’공무원들에 대한 시선도 바뀔 정도니 한번쯤 필독할 만하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