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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바이든이 ‘동물의 숲’으로 간 까닭은?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시대가 온다’

입력 2021-06-15 18:00 | 신문게재 2021-06-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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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메타버스'가 급부상했다. 사진은 스티븐 스틸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대체 ‘메타버스’가 뭐야?”   

 

요즘 주식에 빠진 40대 주부 서모씨는 뉴스에서 연일 보도하는 ‘메타버스’란 단어만 들으면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온다. 뉴스에서는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상세계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며 새로운 세계가 도래했다고 호들갑이지만 평범한 주부에게는 쉽게 와닿지 않는다. 투자도 투자지만 모르면 뒤쳐질 것만 같은 가상세계, 대체 ‘메타버스’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난리일까.  

 

신간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시대가 온다’는 ‘메타버스’에 대한 일종의 개론서다. 미국 남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전자공학과 컴퓨터네트워크를 전공하고 삼성전자에서 10년간 무선네트워크를 비롯한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 메타버스의 개념부터 역사 그리고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경제까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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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 최형욱 지음(사진제공=한스미디어)

‘메타버스’는 초월,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세상을 뜻하는 ‘버스’(verse)의 합성어로 디지털로 구현된 무한한 가상세계이자 유저와 상호작용하는 콘텍스트를 가진 다차원의 시공간이 존재하는 세계다. 가상세계에서 아바타의 모습으로 구현된 개인이 소통하고 경제활동을 하며 현실사회와 연동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나간다.  

 

실상 메타버스의 어원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작가 닐 스테픈슨이 1992년 집필한 SF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됐다. 이 책에서 ‘아바타’의 개념도 처음 도입됐다. 

 

소설에서는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에 들어갈 때 가상의 신체를 빌려 활동해야 하는데 이때 유저가 가지게 되는 아이덴티티이자 실체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쉽게 말해 요즘 흔히 말하는 ‘부캐릭터’라는 의미다.  

 

저자는 ‘메타버스’의 개념이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X세대(1970년대 태어난 지금의 4050세대)들에게 2000년대 초반을 강타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예로 든다. 당시 미니홈피는 홈피 소유자 개인이 편집할 수 있는 ‘미니룸’을 부여했고 싸이월드 내에서만 통용되는 디지털 코인 도토리로 방안의 가구와 벽지, 인테리어 등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저자는 “싸이월드 안의 삶이 또 하나의 일상이 될 만큼 사용자들의 현실세계에 연결돼 많은 영향을 줬다”며 “구성요소로만 보면 초기 콘셉트로는 ‘메타버스’의 선구자라 불려도 부족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는 점점 발전을 거친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IT기업 ‘린든 랩’이 2003년 첫 선을 보인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는 가상공간인 ‘세컨드라이프’에서 가입한 뒤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공간에서 생활한다. 이 공간에서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여행을 다니며 쇼핑하고 세미나를 개최할 수 있다. 취직도 가능하며 부동산을 사고파는 경제활동도 영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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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개념을 도입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한 장면(사진=방송장면 캡처)

  

힐러리 클린턴은 2007년 선거 유세를 ‘세컨드라이프’에서 진행했고 한국의 이명박 캠프도 ‘세컨드 라이프’ 안에 유세장과 홍보관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세컨드라이프’ 안에 대운하 체험장까지 만들었다.

 

이외에도 현실세계에 스마트폰을 비추면 포켓몬이 등장하는 ‘포켓몬고’,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배우 현빈이 주연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역시 ‘메타버스’ 개념을 도입한 콘텐츠로 꼽힌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전세계 경제가 올스톱된 2020년 폭발적인 발전을 보인다. 지난해 3118만장 팔린 닌텐도 스위치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메타버스 가상세계의 속성을 활용한 대표적인 콘텐츠다. 사용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현실세계와 평행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가상세계에서 자신만의 일상을 영위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선거 유세 때 ‘모여봐요 동물의 숲’ 안에서 선거 캠페인을 진행하며 젊은 세대와 밀착력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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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 유세 당시 '모여봐요 동물의 숲' 안에서 선거 갬페인을 진행했다.(사진=그렉 밀러 트위터)

 

미국 힙합가수 트래비스 스콧은 지난해 4월 게임 플랫폼 ‘포트나이트’내에서 사흘간 5번의 공연을 개최했다. 이 기간 동안 2770만명의 유저가 4580만번 콘서트에 참여했고 가장 관객이 많은 공연에는 무려 1230만 명의 유저가 동시 접속해 공연을 즐겼다. 저자는 이 공연이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가 현실세계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적었다. 

 

메타버스의 핵심에는 코로나19가 한창인 2020년 초등학교 취학연령인 C세대(Generation Corona)가 있다. 저자는 원격회의 및 소통이 능숙한 이들의 취향과 경험을 맞추기 위해 뉴스를 제공하는 미디어 산업이나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산업 역시 VR(증강현실)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자는 “콜럼버스의 신대륙이 지구가 만들어놓은 것을 찾았다면 지금의 ‘메타버스’는 직접 만들거나 찾는 것 모두”라며 ‘메타버스’는 누구나 기회를 찾을 수 있고 가치를 만드는, 가능성과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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