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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섹스 '위험'과 '위안'사이 아슬아슬 줄타기

넘쳐나는 온라인 성인물 독인가 약인가

입력 2014-10-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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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공간에 중독되는 사람이 늘어나며 사이버섹스에 대한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떠오르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3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06년 207만명이었던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위험자는 2013년 228만명으로 늘었다.

 

또 중독 위험자 중 36.3% 성인 콘텐츠 이용 후 실제 생활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일반 사용자(15.1%)에 비해 21.2% 높은 수치다. 아울러 절반 이상(51.2%)이 성인용 앱을 다운로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섹스란 온라인상에서 음란 사진, 동영상, 게임, 채팅 등 성인용 콘텐츠로 성적 욕구를 채우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중독이 그렇 듯 사이버섹스 역시 양날의 검이다. 예비 성범죄자의 빌미가 될지 건강한 성생활의 단초가 될지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에 달려 있다. 우리 사회에서 사이버섹스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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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毒 =예비 성범죄자의 빌미

넘쳐나는 사이버섹스는 범죄 성향을 지닌 소아성애증 병자에게 비뚤어진 성욕을 드러나게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2007년 12월 경기 안양에서 8세, 10세 여자 어린이를 성폭행하고 토막 살해한 정모씨의 컴퓨터에는 포르노 780여편, 미성년 나체 사진 441장이 저장돼 있었다. 2010년 대낮에 초등학교에 들어가 1학년 여자 어린이를 성폭행한 김모씨 역시 범행 전날 52편의 아동포르노를 봤다.

일반인도 예외일 수 없다. 사이버섹스에 심각하게 중독될 경우 학습효과로 생긴 성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실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 상대방의 왜곡된 성적요구로 고통 받는 남녀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성폭력이 아니더라도 유사한 피해사례는 많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가 2013년 1월~12월 모집한 사례에 따르면 사이버스토킹은 19건으로 전체 스토킹 피해 접수 중 29%를 차지했다. 또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한 성인물 유포에 따른 피해 사례는 41건으로 전체의 67%였다.

사이버 음란물은 ‘팔려야’하기 때문에 여성을 성적인 도구로 비하하거나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왜곡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또 성폭력을 범죄가 아닌 일상적인 성관계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처음에는 강간에 반항하던 여성이 나중에는 호의적으로 변한다는 설정으로 돼 있어 미혼자와 청소년이 착각할 수 있다.

◇ 藥=건강한 성생활의 단초

사이버섹스를 즐기는 사람들은 건강한 성생활에 성인 콘텐츠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신혼부부 정모(33)씨는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바른 성생활이 원만한 부부관계의 배경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며 “처음엔 부끄러웠지만 아내와 함께 포르노 영화를 보다 보니 자연스레 성(性)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지고 더 만족스러운 잠자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적당한 이용은 미혼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김모(27)씨는 “술이나 담배는 입맛에 맞게 살 수라도 있지만 성관계는 그렇지 않다”며 “형태가 가상공간으로 바뀌었을 뿐 옛날부터 춘화 등 성인물 콘텐츠는 늘 존재해온 만큼 무조건 콘텐츠 유포를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작위적이거나 왜곡된 콘텐츠는 성관계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므로 학교 차원에서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이버섹스에 중독된 사람들은 유아기에 부모와 불안정한 애착을 형성한 경우가 많다. 부모님에게 받아야 할 사랑을 가상의 공간에서 찾기 때문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용 콘텐츠 이용후 실제 생활에 영향을 받은 비율은 청소년이 21.9%로 성인(16.5%)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


정윤경 기자 v_v@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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