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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3중고' 건설업… 숨 돌릴 틈 줘야

입력 2017-11-07 15:23 | 신문게재 2017-11-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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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 사회부동산부장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며 한국 경제를 떠받치던 건설업계의 위기가 심상찮다. 국내 건설 산업은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와 해외 실적 부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까지 ‘3중고(苦)’로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건설산업의 위기는 각종 통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10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9.5로 9월보다는 3.2포인트가량 올랐지만 여전히 100을 크게 밑돌았다. CBS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사들의 체감경기가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좋지 않은 것이다. 


8월 국내 건설 수주액은 14조4577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 감소했다. 해외건설 수주액도 올해 들어 현재까지 226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15억 달러)과 비교하면 11억 달러가량 늘었지만 2015년 전체 수주액(461억 달러)의 절반에 불과하다.

건설사들은 해외 실적 부진을 국내 주택 사업으로 만회하고 있다. 하지만 8·2 부동산 대책과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정부의 잇따른 규제 이후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올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791건으로 지난해 10월 1만2878건보다 70.6% 감소했다. 10월 거래량만 놓고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던 2008년(2209건)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여기에 정부는 내년 SOC예산을 올해보다 20% 줄어든 17조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2004년(16조7000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최근 10년간 SOC 예산이 20조원 밑으로 떨어진 경우는 없었다. 건설 경기 둔화는 건설업 취업자 수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통계청의 고용통계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 수는 지난 5월 200만2000명에서 6월 199만6000명, 7월 197만6000명, 8월 192만5000명으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통계는 범위와 해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앞서 살펴본 각종 지표가 건설업계의 위기를 단정할 수 없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의 위기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합리적인 추정은 가능하다. 건설산업은 190만명 이상이 종사할 만큼 고용창출 효과가 뛰어나고 주변 산업에 대한 연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투자가 10% 줄면 26만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한다. 경기침체기에 건설업을 위축시키며 정부가 앞서 일자리를 없애나간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3중고’는 역설적으로 건설업계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때야말로 전환의 극적인 기회가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건설사 또한 기술 역량 강화와 사업지 다각화, 신사업 발굴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다.

 

정해균 사회부동산부장 chu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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