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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영화 '왓칭', 강예원이 아니면 안되는 이유!

"실제로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범죄 소재로 한 영화"
누군가에 기대는 영화 그립다가도 사회적 경종 울리는 작품에 우선적으로 끌려
"선한 영향력 끼치는 배우로 남고파"
지난 17일 개봉 전국에서 상영중

입력 2019-04-1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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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칭1
영화 ‘왓칭’의 인터뷰를 위해 배우 강예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몰래 카메라와 데이트 폭력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영화죠.”

여전히 단호했다. 데뷔 20년차. 천만영화의 조연으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고, 솔직한 성격으로 예능을 휘어잡은 강예원이 영화 ‘왓칭’으로 돌아왔다. 은밀하게 유통되는 스너프 필름(폭력,살인,강간 등의 모습을 연출이 아닌 실제로 찍은 작품)을 소재로 한 만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터. 하지만 그는 “실제로 존재하는 집단이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경고를 알리는 작품이다. 정말 공감했다”며 출연의도를 밝혔다.

매주 ‘그것이 알고싶다’와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Y’를 챙겨보고 각종 시사 프로그램을 섭렵한다는 그는 단순히 스토킹으로 시작되다가 더 크고 잔인한 음모가 숨겨진 ‘왓칭’의 서사에 매료됐다. 평소에도 감독에게 질문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강예원이기에 극중 싱글맘이란 설정과 피해자로 입은 의상까지도 세세하게 의논하며 캐릭터에 접근했다.

“애초부터 빨간 원피스와 하이힐에 대한 설정이 있었는데 좀 반대를 하긴 했어요. 굳이 저렇게 인형처럼 입어야 하나 싶었죠. 하지만 막연하게 피해를 당한다기 보다는 주체적으로 극복해 나간다는 입장에서 ‘레드’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봤어요. 극중 빨간색은 준호(이학주)가 집착하는 색이기도 하고요.”

조직내에서 인정받지만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에 부딪혀 왔던 영우는 홀로 딸을 키우는 인물.건물의 보안을 담당하는 준호는 능력있는 워킹맘이자 카리스마있는 팀장인 영우에게 살갑게 다가간다. 사회적인 예의와 호의로 다가간 준호가 점차 집착 아닌 집착을 보이자 불안함에 시달린다. 어쩌면 ‘왓칭’은 단순히 몰래카메라 혹은 CCTV의 폐해에 대한 경종이 아니다. 직장인이라면 매일 스쳐지나가는 동료와 엘리베이터, 그리고 지하주차장까지 익숙하고 가까운 것들이 공포로 돌변하는 순간에 집중한다.

적어도 ‘왓칭’은 배우로서 예뻐 보이기보다 사실감에 기꺼이 자신을 불사른 케이스다. 강예원은 “일반 회사원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의 조언을 많이 들었다”면서 “멋을 내기 위한 백보다 뭐든 들어가는 큼직한 가방과 시간절약을 위한 칼단발 같은 설정이 바로 그것”이라며 외적인 변화에 신경 쓴 사실을 밝혔다. 실제로 워킹맘들이 자주 들법한 가방과 심플한 의상들이 캐릭터에 몰입감을 더한다. 스너프 필름을 만드는 집단의 타켓이 된 후 장기적으로 여러 상황들이 노출되며 점차 옥죄어오는 모습은 ‘왓칭’이 추구하는 서늘함이다. 막상 보고나면 불편하고 찝찝했던 장면들이 집에 들어가 생각나며 은근히 주변을 살피게 되는 공포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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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질문많은 배우로 불리는 강예원. 이번 ‘왓칭’도 의상과 설정, 캐릭터의 외모등을 사실감 넘치게 표현하며 완성도를 더했다.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아무래도 지하주차장에서 도망치고, 잡히고, 피 튀기는 장면이 많아서 촬영 내내 햇빛을 못 본게 힘들었어요. 낮에는 암막 커튼을 치고 자고 오후 5시에 현장에 가서 새벽 내내 달려야 하는 스케줄이었죠. 점차 우울해지고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그게 제 팔자 같아요.(웃음) 누군가에게 기대가거나 묻어가는 캐릭터가 들어오지 않는거 보면요.”

최근작이 ‘비정규직 특수요원’,‘’날 보러와요‘,’‘퀵’등 전면에 나서는 작품들을 해 왔던 만큼 과거 ‘헬로우 고스트’,‘하모니’,‘1번가의 기적’등의 따듯한 장르가 그리워보였다. 그렇면서도 이내 “극중 여자 준호같은 버전이나 ‘올가미’의 시어머니 같이 집착이 강한 캐릭터는 잘 할 자신있다”며 눈을 반짝인다.

“시나리오에는 계속 우는 설정이었는데 빌어도 보고, 악도 써보고 하는 저변에 이들이 자신의 딸도 알고 있으니 모성에 기반되면 어떻게 행동할까 생각하니 연기가 절로 되더라고요. 덕분에 저에게 달리기에 자질이 있음도 나이 마흔이 돼서야 알게되고 의미있는 작품이예요.”

지하 주차장에서 낮과 밤이 바뀌어 내내 달렸던 탓일까. 얼마전까지 갑상선의 문제로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깨달았다는 그는 “이 영화는 단연코 여성관객들이 봐야할 영화”라면서 “한편으로는 칼퇴 권장영화인만큼 직장인들의 단체 관람을 적극 권한다”고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극중 반복된 야근으로 인해 닫힌 주차장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만큼 민감한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특유의 발랄함은 여전했다.

“배우로서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사는 게 중요 하다는걸 다시한번 깨달은 작품이예요. 정보가 넘쳐나고 거짓뉴스가 판치는 세상에서 그걸 악랄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잖아요. 선한 영향력으로 좋은 기운을 관객들에게 주고 싶어요. 지금의 이런 에너지를 유지하며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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