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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나는 봉사 중독자, 앞으로도 어려운 이들 도울 것"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이재득 한성대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 국내외 봉사활동 실천
올해 2월 말 정년퇴임…"봉사 네트워크 참여 이어가겠다"

입력 2023-02-20 07:00 | 신문게재 2023-02-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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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득 한성대 교수. (사진=이철준 기자)

 

“보람을 느끼는 봉사활동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봉사에 중독되었기에 앞으로도 어려운 이들을 위해 돕고자 합니다.”

 

대학에 몸 담으며 후학 양성, 연구 등에 집중해온 이재득 한성대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봉사에 대한 의미와 앞으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성대 교수로 재직하며 그는 학생, 교직원 등과 함께 중국, 베트남, 네팔, 몽골, 라오스,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탄자니아 등을 찾아 현지 환경 개선, 교육, 물품 지원 등 해외봉사활동을 펼쳤다.

해외봉사와 더불어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취약계층 등을 도우며 자연재해, 대형사고 등이 발생하면 현장을 방문해 솔선수범의 자세로 도움의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한양대 산업공학과 봉사모임으로 ‘성산회’가 있다. 19기 성산회 멤버로 봉사활동에 참여해왔었고, 한성대 교수로 재직 중 봉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단발성 봉사보다는 단일팀을 꾸려 학생들과 함께 해외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달리기 선수가 뛰듯이, 봉사활동을 멈출 수 없었다. 해외봉사 외에도 도움이 필요한 현장을 찾았고 성산회와 함께 어려운 분들을 위한 연탄 전달, 치매노인 봉사 등의 활동도 가졌었다”며 그동안 자신이 참여한 여러 봉사활동을 회상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인공지능으로 박사 학위 취득 후 한성대 교수로 부임한 그는 교육, 연구 등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봉사활동에 임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친 그는 한성대 봉사단을 인솔하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찾았고, 자신의 좌우명인 ‘자기의 의지로 행하는 작고 착한 행동’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꾸준한 달리기로 체력을 관리했고 해외 봉사활동에서 원활한 의사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영어 외에도 중국어, 일본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외국어 학습에 심혈을 기울였다.

책임감을 가진 봉사, 교육자로서 후학 양성을 위한 활동, 연구 등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계획’을 철저히 세워 실행에 옮겼다.

봉사활동 이후 학생 지도 등 바쁜 일상을 보내던 중 도움을 받은 현지 주민들이 전해온 감사편지는 보람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해병대 중위 출신으로, 무에서 유를 창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연구, 학생지도, 봉사활동 등 모두 계획을 세워 추진했고 저돌적으로,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봉사활동과 관련해 그는 학생 등 참여자들에게 솔선수범, 양보 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부지런히 움직이며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이들을 볼때면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효율적인 봉사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참여자들과 소통하며 각자 맡을 업무 등을 분담했고 잔반이 남지 않는 식사, 재활용 등의 중요성도 알렸다.

그는 “봉사단의 경우 좋은 부단장 등을 만났고, 이를 통해 업무 분담이 수월하게 이뤄지면서 해외봉사 등 현지에서의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연구실 한편에 자리잡은 이 교수의 여러 낡은 신발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20년 넘도록 착용한 구두, 슬리퍼, 운동화 등은 수선에 수선을 거치면서 봉사, 교육·연구 현장 등에서 함께했다.

도움이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한 활동을 펼쳐왔지만, 모든 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었다. 철저한 준비에도 현지에서의 갑작스럽게 문제가 드러나 활동에 지장을 받거나 지연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기도 했다.

 

이재득 교수 여러 사진
이재득 교수는 국내외 자연재해·대형사고 현장을 찾거나 치매노인 돌보기·연탄 나르기 봉사 등 취약계층을 돕는데 솔선수범 하고 있다.(사진제공=한성대학교)

 

이 교수는 “태엽이 잘 맞춰지면 제대로 돌아가지만, 맞지 않을 경우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다”며 “마이클 타이슨이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라는 말을 했는데, 어떤 상황에서는 변수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변수가 발생하면 몸도, 마음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되도록 거기에 맞춰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봉사단과 함께 A국가를 찾았고, 이 과정에서 구호물품 등 수십개 상자를 반입해야 했다. 이를 두고 현지 세관이 트집을 잡으며 상자들의 반입을 막았고 이로인해 곤란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세관 직원은 자신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인상을 줬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그는 현지인들을 돕기 위한 물품이 담긴 상자들의 반입이 이뤄지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또 다른 국가에서는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국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목이 잡았다. 봉사활동 예산 가운데 일부가 남았는데, 현금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트집을 잡은 것이다. 이 때문에 봉사단원들의 모든 가방을 검사하는 등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특정 국가의 경우 현지 치안 사정이 불안해 경호원을 대동해야 했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현금 전달을 고민할 수 있었지만, 그는 금전적 지원보다는 현지 방문을 통한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도움을 위해 전달한 현금이 자칫 부정부패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누군가 구호금을 착복한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직접 방문을 통해 현지인들을 위한 활동을 펼쳤다.

이 교수는 “모든 순간 책임져야 하기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아쉬움이 있었다”며 “현지 방문 전 약속한 사항이, 방문 후 달라지거나 봉사활동 이외에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부정부패가 심각한 나라의 경우 구호금을 착복하는 경우도 발생하기도 한다. 권력을 가진 이들이 외화를 착복해 암시장에서 현금화하는 등 나라 경제를 생각하지 않고 배만 불리는 경우도 있었기에 직접 방문해 현지인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진행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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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득 한성대 교수(사진=이철준 기자)


“해외봉사활동의 경우 출발 전까지 많은 준비가 요구됩니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입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을 도우며 얻는 뿌듯함과 보람을 봉사활동을 통해 찾을 수 있었습니다.”

2019년 말 불어닥친 코로나 사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졌다. 그동안 문제없이 국내외에서 펼쳐온 봉사활동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중단됐다.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약 2년간 국내외 봉사활동은 이뤄지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이들을 돕지 못하는 상황을 볼 수 밖에 없었던 이 교수는 아쉬움이 컸다.

특히 활동 중단으로 그동안 축적된 봉사 경험과 노하우 등이 전달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커져갔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봉사 관련 네트워크가 무너졌다”며 “비정부단체(NGO)의 경우 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 계획을 세워 추진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진행할 수 없었고 봉사단체의 경우 소속 직원들의 경제 활동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봉사활동에 대한 노하우가 이어져야 했으나, 활동 중단으로 전수되지 못했다”면서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을 맞이했다고 하지만 국가별로 여파가 있는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한성대 해외봉사단, 교수봉사동아리,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대사협) 등에서 봉사활동을 펼쳐온 그는 올해 2월 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정든 교단을 떠나지만 앞으로 한성대 명예교수로서, 도움을 필요로하는 이들을 위해 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펼치고자 합니다. 봉사중독은 치료가 어렵습니다. 그만큼 보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재득 교수는 “부친께서 ‘불합리한 것은 받지 말고, 아랫사람에게 잘해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이에 학교 직원, 학생 등과 소통하며 유대감을 쌓았고 가족처럼 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후 명예교수로서 할 수 있는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며 “봉사 네트워크를 통해 참여를 이어가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류용환 기자 fkxpfm@viva100.com
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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