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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민주주의 파업

입력 2024-03-26 14:06 | 신문게재 2024-03-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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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나, 남의 나라나.” 최근 국내외 정세를 보며 가장 많이 하는, 탄식에 가까운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외 가장 큰 이슈인 선거를 바라보는 국민들, 글로벌 시티즌들 답답증과 절망이 고스란히 밴 말이기도 하다.

4월 10일 대한민국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와 재보궐선거를 동시에 치른다. 국민들을 대신해 국정운영을 책임질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중차대한 국가행사다. 미국은 11월 5일에나 있을 민주당의 조 바이든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를 주축으로 한 대통령 선거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공천을 두고 예비후보들끼리 흑색선전에 비방전이 난무하더니 후보가 정해지고 선거일이 다가오면서는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여전히 정책은 없다. 서로를 물고 뜯는 혼란에 혼란을 더하기만 하는 형국에 국민들은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를 또다시 치러야 한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날선 공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로를 비방하느라 정책은 뒷전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 심해지는 과열경쟁, 난투극에 가까운 후보들의 격돌, 여전히 뒷전으로 밀려버린 정책들…. 미국 뉴욕주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방위군까지 투입해 시민들의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음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총기, 폭행 범죄가 벌어지고 있지만 대통령 후보들의 칼날은 서로만을 향할 뿐이다,

그야말로 민주주의 파업 같은 상황에 절로 “내 나라나, 남의 나라나”라는 탄식이 터질 지경에 이르렀다. 매번 이보다 더 절망적인 선거는 없을 것이라고 낙담하고 다음엔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지만 선거풍경은 점입가경 더 나빠지기만 한다. 부조리한 사회시스템에 반기를 드는, 스스로에게 해롭거나 주체성을 해치는 뭔가를 거부하는 ‘휴먼 스트라이크’(인간파업)를 주창하는 예술가집단 클레어 퐁텐의 정신처럼 한미 국민들은 ‘민주주의 파업’ ‘국민 파업’에 돌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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