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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미스코리아, 천만배우, 뮤지컬 스타… 우리가 알았지만 정작 몰랐던 이.하.늬

영화 '킬링로맨스'속 은퇴한 톱스타役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작품"

입력 2023-04-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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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장르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는 그는 “양기가 많은 편인 것 같다. 웃는 연기하면서 에너지를 얻는 편”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평생을 톱스타로 살았으나 이제는 나르시즘에 빠진 재벌과 결혼해 가스라이팅 당한 채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여자가 있다. 심지어는 주먹도 아닌 오렌지로 맞고 산다. 쌍둥이로 보이는 시녀(?)두 명이 늘 감시하고, 자신을 지키는 보디가드보다 뛰어난 주짓수 기술과 신체조건을 가진 남편 조나단(이선균)이 바라는건 단 하나. 사업적으로 도움이 되는 톱스타 출신의 아내(이하늬)뿐이다. 

지난 14일 개봉한 ‘킬링 로맨스’는 국내박스오피스 9위에 안착해있다. 관객동원수는 솔직히 처참하다. 누적관객수 15만명이지만 과거 ‘지구를 지켜라’의 B급 감성에 열광한 관객들이 지금의 장준환 감독을 만든 기시감이 상당하다. 그만큼 호불호도 강하고 중독성도 있다. 특히 아이돌 1세대인 H.O.T의 ‘빛’을 자신의 주제가로 흥얼거리는 아이라인 짙은 이선균의 존재감은 강력하다. 그를 받쳐주는건 ‘발연기의 흑역사’로 은막에서 사라지며 기꺼이 망가지는 이하늬의 몫이다. ‘과연 진심인가?’싶을 정도로 그가 보여주는 코믹함은 전작 ‘남자사용설명서’를 만든 이원석 감독이 이시영을 여신으로 추앙했음을 가늠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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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 뿐 아니라 ‘극한직업’에서 호흡을 맞춘 공명과도 환상의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이하늬.(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워낙 독특한 영화다보니 촬영하면서도 배우들끼리 ‘개봉하면 이민 가야해’라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면 굉장히 치열하게 촬영했어요. 매일 어떤 산을 넘은 기분이었죠. 동시에 ‘이렇게 색깔 있는 영화가 한국 영화에 았다고?’라는 반가움에 흥이 저절로 붙더라고요. 감히 ‘킬링 로맨스’는 역사에 남을 영화라고 자부합니다.”

유랑극단처럼 지방을 돌며 촬영하다 보니 배우들끼리의 합도 점차 가속도가 붙었다. 이하늬는 MBC ‘파스타’에서 이선균, 영화 ‘극한직업’에서 공명과 호흡을 맞춘터라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며 영화의 색을 입혔다. 불가마레이스, 록스타, 뮤직비디오,레슬링 선수, 요들송까지 교집합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명장면들은 그렇게 세 배우들의 호홉을 통해 관객들의 배꼽을 제대로 겨냥한다.

“뒤돌아보면 화려해 보여도 고난의 시간이 길었죠. 카메라 감독님들은 몸부터 훑었고 덕담처럼 ‘한창때 시집가’,‘연기를 왜 하려고 하니?’,‘넌 여기까진가보다’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죠. 가진 게 외모뿐인건가 자괴감도 들고 꿈도 포기해야하나 고민이 컸습니다. 그럴때마다 용기를 주신 팬들 덕분에 일어 설 수 있었어요. 극중 여래 처럼요. 기적처럼 제게 ‘넌 배우야’라고 말해주신 감독님들도 은인이세요. 영화 ‘타짜-신의 손’의 강형철 감독님이 그랬고, 영화 ‘침묵’의 정지우 감독님이 그랬죠. 그런 은인들 덕분에 믿음과 신뢰를 얻고 자유란 날개를 달았죠.”

그가 맡은 여래는 톱을 찍은 여배우라는 점, 결혼 이후 삶이 바뀐점이 여러모로 닮아있다. 물론 ‘킬링 로맨스’는 결혼 전 촬영한 작품이다. 하지만 연기 활동을 사랑하고 4수생 범우(공명)에 의해 다시금 컴백을 결심하는것등이 촬영 내내 몰입도를 더했다. 이하늬는 “솔직히 ‘제2의 킬링로맨스’, ‘제3의킬링로맨스’가 나오길 기대한다. 민트초코 같은 영화의 탄생이랄까”라면서“ 처음 맛볼 땐 ‘이게 무슨 맛이지?’싶다가 분명 중독될거다”라고 특유의 보조개 패인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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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이하늬는 발연기로 국민 조롱거리가 된 톱스타이자 섬나라 재벌을 만나 바뀐 인생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래 역을 맡았다.(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그는 비록 짧은 역할이나 흑역사라 치부될 지언정 드라마와 영화, 어린시절부터 울면서 배웠던 판소리까지 자신의 ‘씨앗’이 되었음을 감사하다고 했다. 판소리의 박자와 톤, 음색은 뮤지컬을 할 때 큰 도움을 받았고 어떤 경험이든 버릴 게 없다라는걸 연기생활을 하며 깨닫고 있다고.

“기회가 된다면 ‘서편제’처럼 우리나라 고유의 음악을 다룬 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어요. 누가 하든 의미있는 작업이 되겠지만 거기에 제가 손가락만 담가도 큰 영광일것 같아서요. 한국영화의 역사적인 일이니까 흥행도 그때처럼 잘 되면 정말 좋겠죠?”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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