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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막장’에서 한 목소리로 외치는 ‘사람답게 살고 싶다’…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입력 2021-06-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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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한 장면(사진=허미선기자)

 

“우리 앞의 저 어두운 터널이 지나면 펼쳐질 밝은 세상, 새로운 내일.”

이를 쟁취하기 위한 인류의 사투는 꽤 오래도록 이어오고 있다.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7월 4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는 미국 켄터키주 할란카운티 탄광촌 막장에서 ‘인간다운 삶’을 외쳤던 이들의 이야기다.

미국 노동운동의 이정표가 됐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1976 할란카운티’는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바바라 모플의 다이렉트 시네마 ‘할란카운티 USA’를 모티프로 한다. 

 

밥 딜런 음악에도 영향을 미친 다큐멘터리를 모티프로 한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는 배우 출신의 유병은 작·연출이 광화문 촛불집회 한가운데서 들었던 민중가요 ‘Which side are you on’(당신은 누구의 편인가요)에서 비롯됐다. ‘Which side are you on’은 1931년 할란카운티 광부 노동조합을 조직한 샘 리스(Sam Reece)의 아내 플로렌스 리스(Florence Reece)가 작곡한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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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한 장면(사진=허미선기자)

노예제도가 폐지된 지 100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차별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는 흑인 라일리(김륜호·안세하,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와 그의 자유를 위해 노예제도가 폐지된 북부 뉴욕으로의 탈출을 감행한 다니엘(산들·오종혁·이홍기) 그리고 존(김형균·이건명)을 중심으로 광산 노조 광부들이 회사의 횡포에 맞서는 투쟁의 여정을 담고 있다.

“처음 할 때 놓친 부분이 많았어요. 흑인 노예 역할의 배우가 검은 칠 분장을 하는 등 정의로운 이야기를 하는데 정의롭지 못한 연출, 포인트 등이 있었죠. 그래서 극을 해치지 않는 상태에서 걷어내고 이번에 캐스팅된 배우들에게 맞게 인물들을 빌드업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유병은 작·연출은 3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1976 할란카운티’ 프레스콜에서 2019년 부산·서울 초연, 부산 재연과 달라진 부분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여전히 차별에 시달리다 자유를 찾아 할란카운티로 흘러든 흑인 청각장애인 라일리 역의 안세하는 수어 연기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 “수어도 어떻게 보면 똑같은 말”이라며 “처음엔 부담이 많이 됐지만 연습을 하면서 선배들, 동생들과 연기하다 보니 자연스레 지금의 라일리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김륜호 역시 “공연을 보실 때 차별없이 캐릭터로 봐주시면 좋겠다”며 “청각장애인 역할이다 보니 함부로 표현하기 부담스럽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앙상블, 전배역 배우가 작품 속 캐릭터를 창조하며 힘들 듯 라일리도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면에서 똑같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고군분투하는 존 역의 배우이자 프레스콜 사회를 맡은 이건명은 “그 수어를 다니엘들이 노래로 불러주며 모두와 소통하는 신이 있는데 제가 가장 감동적이라고 힘주어 얘기하고 있다”며 “수어의 힘, 소리 없는 말의 힘도 이 작품의 관전포인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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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출연진(사진=허미선기자)


다니엘 역의 오종혁은 “지난 시즌 공연을 보면서 작품 속 모든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게 감명 깊었다”며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메시지가 크게 와닿았고 언젠가 저 뜨거운 사람들과 저 안에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산들은 “무대 위, 공연 안에서 성장하는 다니엘을 보면서” 스스로를 떠올렸다며 “데뷔하고 10년이 지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살아아 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을 때 다니엘이 정의롭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받았다”고 동의를 표했다.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1976 할란카운티’를 선택한 다니엘 역의 이홍기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와 지금의 느낌이 많이 다른 작품”이라며 “처음 받았을 때는 다니엘이라는 친구가 누군가를 위해 싸우고 성장하면서 강인한 남자가 돼가는 과정이 저에게도 도움이 많이 되겠다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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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한 장면(사진=허미선기자)

이홍기는 “전역을 앞두고 다시 사회로 나오면 외모적·연기적·가창력 면에서 성장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였다. 다니엘이라는 친구가 성장하는 스토리와 전체 넘버들 분위기에 홀려 선택했다”며 “하지만 연습을 거쳐 공연을 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공연할 때마다 엔딩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하는데 그 때마다 많은 감정이 느껴져요. 너무 슬픈데 기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 웃으면서 눈물이 날 때도 있어요. 세상을 살아가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죠. 하지만 과 사람이 만나면서 소통하고 합쳐지고 서로 도와가면서 살아가는 게 내가 살아가는 관점에서 더 가까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많이 교류하고 대화하고 도우면서 살고 싶다 생각했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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