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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차청화, 표정으로 시청자 마음 훔친 한국의 ‘짐 캐리’

[人더컬처] 드라마 '철인왕후' 최상궁役 차청화

입력 2021-02-08 18:30 | 신문게재 2021-02-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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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청화 (사진제공=오픈아일랜드)

 

“마마, 그러시면 아니 아니 되옵니다.”

 

21세기 남성이 깃든 중전 김소용(신혜선)의 기이한 행동을 보다 못해 대나무숲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이 여자의 모습을 보면 웃음을 참기 힘들다. 화제의 드라마 ‘철인왕후’에서 중전을 보필하는 최상궁 역의 차청화(41)는 온라인에서 먼저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실제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날 서울 강남구 신사동 차청화의 사무실에는 ‘레이디 최’에게 전달해달라는 인도네시아 팬들의 선물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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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철인왕후’의 한장면 (사진=방송화면캡처)

 

“원래 SNS도 안하고 댓글도 안 읽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유튜브 영상에 칭찬댓글이 많다 해서 보니 다양한 외국어 댓글이 달려 있어서 신기했어요. ‘레이디 최’가 ‘사랑의 불시착’ 옥금 역이라고 설명하는 댓글도 있더라고요. 오프라인에서는 인기를 잘 느끼지 못했는데 온라인에서 우리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계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차청화가 연기한 최상궁은 중국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다. 작품을 한국화하는 과정에서 대본을 집필한 최아일 작가가 자신의 성을 붙여 새롭게 만들어냈다. 차청화는 “최상궁은 작가의 아이덴티티가 녹아있는 인물”이라며 “최상궁이 만화경을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장면에 대해 묻자 작가님이 ‘나도 뭔가 보면서 풀어’라고 농을 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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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청화 (사진제공=오픈아일랜드)

주인공인 김소용 역의 신혜선이 매회 매신 시청자들의 배꼽을 빼놓을 수 있었던 건 그에 호응하는 차청화의 연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근엄한 표정의 최상궁이 중전이 숨겨놓은 이화주를 모조리 마신 뒤 만취하거나 숙수 만복 역의 김인권과 ‘밀당’하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웃음 포인트다.


“최상궁이 재미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궁에 들어올 때부터 상전을 잘 모셔야 한다는 예법을 목숨처럼 엄하게 지키는 인물, 엄마 없이 자란 소용을 분신처럼 여기는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잡았죠. 그런 소용이 죽었다 살아 돌아왔는데 듣도 보도 못한 모습을 보였잖아요. 최상궁 입장에서는 속이 상해도 참고 억누르는데 시청자들이 그런 최상궁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신혜선과 저 세상 연기호흡으로 촬영 중 웃겨 NG가 났을 법도 하지만 두 사람은 한 번도 NG를 낸 적이 없다고 한다. 정작 연출자인 윤성식PD가 두 사람의 연기호흡에 웃음을 참지 못해 딱 한 번 NG가 났다.

 

차청화는 “쓰러진 소용을 보며 최상궁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다. 소용이 눈을 감은 채 일어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키키키’ 소리가 들렸다. ‘누구야’ 하고 버럭 화를 내니 윤성식PD 님이 ‘미안하다’며 촬영장 밖으로 나가셨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몸을 아끼지 않고 연기에 몰입하다 보니 부상도 입었다. 야외 촬영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발을 잘못 디뎌 5번 뼈가 부러졌다. 다행히 김소용의 뒤를 쫓아 뛰는 장면은 사전에 촬영을 마쳤기에 반깁스를 하고 대형 버선을 제작해 촬영을 마무리했다. 차청화는 “지금은 다 나았지만 다친 다리에 혈관 터진 자국이 남았다”며 “인생 최초의 골절 흔적”이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유재석 두 번 웃긴 예능 원석…학창시절 JYP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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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청화가 인도네시아 팬들이 사무실로 보낸 꽃 선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제공=오픈아일랜드)

 

경기도 광명 출신인 차청화는 학창시절 우등생이었다. 초중고교 내내 반장을 도맡았고 비평준화 지역인 광명에서 가장 우수한 고교에 입학했다. 고교시절 가수 박진영의 팬이 되면서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꾸며 상명대 연극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뒤 광고회사와 홍보회사에서 인턴생활을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30대 때부터 연극에 푹 빠져 살았다.

풍부한 표정과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였던 차청화는 이내 방송계와 영화계의 러브콜을 받았다. 아픈 기억도 있었다. 한 지상파 방송사 시트콤에 캐스팅됐지만 카메라 위치와 방송가 용어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그를 담당PD가 ‘조기 하차’ 시켜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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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런닝맨’의 한장면 (사진제공=SBS)

 

하지만 2010년 김윤진 주연 영화 ‘하모니’의 단역을 시작으로 영화와 연극을 병행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2015년 MBC 드라마 ‘쇼핑왕 루이’를 시작으로 서서히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했고 지난해 tvN ‘사랑의 불시착’ 옥금 역에 이어 ‘철인왕후’ 최상궁 역으로 연기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최근에는 드라마 외적으로도 화제가 됐다.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는 빼어난 춤 솜씨를 발휘하며 ‘예능원석’으로 가능성을 뽐낸 것이다. 골반과 허리를 자유자재로 쓰는 몸놀림도 예사롭지 않지만 춤사위에 꼭 들어맞는 차청화의 표정에 MC 유재석이 포복절도하기도 했다. 이미 차청화는 유재석으로부터 ‘한국의 짐 캐리’라는 극찬을 들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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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청화 (사진제공=오픈아일랜드)

지난해 ‘사랑의 불시착’ 종영 뒤 KBS2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남다른 표정연기로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하하 제가 일부러 웃기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사실 저는 유재석 선배님의 다양한 ‘부캐’가 부러워요. 그리고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는 것도 존경스럽습니다. 만약 유재석 선배님이 부르시면 언제든 달려갈 겁니다.” 

 

남다른 끼와 달리 실제 성격은 내성적이다. 연기 외에는 특별한 취미도 없고 낯가림이 심해 소개팅도 단 한 번밖에 하지 않았다.

 

차청화는 “아직 싱글이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결혼하고 싶다”며 “내 일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털어놓았다.

연기를 쉬면 몸이 아플 정도로 열정적인 그의 꿈은 “죽기 직전까지 연기하는 것”이다. 이미 차기작도 MBC ‘미치지 않고서야’와 KBS2 ‘멀리서 보면 푸른 봄’으로 정해졌다. 더불어 글로벌 진출을 위해 영어 공부를 시작할 예정이다. 차청화는 “해외 여행할 때 표정으로 모든 의사소통을 하다 보니 영어공부를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연기의 매력은 어떤 역할을 맡을지 몰라도 재밌게 해낼 수 있다는 점이죠. 바라는 바가 있다면 구수한 인물보다는 도회적인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배우’란 말이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는 게 저의 꿈입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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