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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뷰] 굳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봐야겠다면…

탄탄한 군무와 영상미 수준급
주연들의 빈약함,조연들의 매력으로 채워

입력 2022-01-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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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 SIDE STORY
뮤지컬이 가진 특유의 리듬을 스크린 속에 잘 변형해 낸 영화 속 한 장면.(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눈높이가 너무 높아진 것일까. 아니면 연륜을 갖춘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라라랜드’급의 신선함을 바래서 였을까.

“훌륭한 이야기는 계속해서 반복되어야 한다”고 믿는 그가 처음으로 만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동명의 작품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다. 1950년대 뉴욕 변두리를 배경으로 백인 하층민과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출신들이 대립하는 와중 사랑에 빠지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미국버전인 이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은 안셀 엘고트와 레이첼 지글러가 맡아 열연한다. 토니 역할의 안셀 엘고트가 국내에서 ‘베이비 드라이버’를 통해 얼굴을 익혔다면 마리아 역의 레이텔 지글러는 그야말로 할리우드판 신데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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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발코니 신.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무명인 상태에서 고등학교 2학년 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발탁된 그는 “마리아의 강림”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뮤즈가 됐다.  

 

일단 영화의 군무나 음악은 거장다움의 극치다. 1950년대의 시대적 배경을 살린 의상,노래,소품은 물론 그걸 소화하는 조연 배우들의 면면은 주연 배우들의 존재감이 밀릴 정도다. 

 

주류에 끼지 못하는 백인 하층민인 제트파와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고국을 떠나왔지만 여전히 차별받는 샤크파의 대립은 ‘같은 미국인’이지만 ‘철저한 이방인’이란 공통점이 있다. 그 사실을 알기에 제트파인 토니와 샤크파 리더의 여동생 마리아의 사랑은 순탄치 않으리란걸 관객은 이미 알고 있다.

이들이 부르는 넘버원 ‘투 나잇’은 여전히 애절하지만 뭔가 겉도는 느낌이다. 극 중 배우들의 엄청난 키 차이 만큼이나 와닿지 않는다. 되려 토니의 친구들이 경찰서에서 갇혀 자문자답하며 부르는 난동신이 훨씬 잘 만든 느낌이다.

눈은 즐거운데 주인공들만 나오면 김이 빠지는 느낌은 후반부로 갈수록 더 짙어진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승자는 샤크파 리더의 여자친구인 아니타 역할의 아리아나 데보스다. 흡사 ‘드림걸즈’의 주인공이 비욘세인줄 알고 봤는데 제니퍼 허드슨에 반한 것처럼. 156분.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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