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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지금’을 품을 수 있도록… 국악기 개량 60년 회고전 ‘변화와 확장의 꿈’

[Culture Board] '꽈배기 태평소' 아시나요

입력 2022-04-20 18:30 | 신문게재 2022-04-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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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기 개량 60년 회고전 ‘변화와 확장의 꿈’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악기는 음악의 도구입니다. 국악기의 개량 문제가 전면에 부각되는 건 음악환경의 변화 때문이죠. 주거형태, 공연 환경, 공간, 음악의 내용, 대중들이 요구하는 감성 등이 조선시대와는 달라지면서 그에 부응하기 위한 악기 개량이 필요해졌죠.”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의 말처럼 개량을 거친 꽈배기 모양의 태평소, 꽃잎 모양의 울림통을 단 해금, 명주실이 아닌 철연을 쓰고 3단 기어를 단 가야금, 클라리넷 제작자와 만든 피리, 음량 조절을 위해 숫자를 늘린 24개짜리 운라, 대나무의 돌연변이종인 쌍골죽이 아닌 합죽으로 규격화한 대금, 나팔고동, 음량확대 받침대, 태평소 소리를 줄이는 약음기, 음량저감피리 등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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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기 개량 60년 회고전 ‘변화와 확장의 꿈’ 중 꽈배기 모양 태평소(위)와 꽃잎 모양의 울림통을 단 해금(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악기 개량 60년 회고전 ‘변화와 확장의 꿈’(5월 15일까지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은 1963년 발족한 국악기개량위원회가 4차에 걸쳐 개량한 국악기 31종, 228개를 만날 수 있는 전시다. 

 

현재 국립관현악에서 가장 활발히 쓰이고 있는 25현 가야금, 9현 아쟁을 비롯해 시대에 따라 새로운 장르로 진입한 국악관현악의 필요에 의해 음량, 음역대 등을 증폭시키고 재료를 대체한 악기들을 ‘악기 개량의 길을 따라서’ ‘국악기, 음역을 넓히다’ ‘국악기 음량을 조절하다’ ‘국악기의 구조와 재료를 탐구하다’ ‘국악기, 교실 안으로 들어가다’ 5개 주제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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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기 개량 60년 회고전 ‘변화와 확장의 꿈’ 중 24개짜리 운라(사진=허미선 기자)

다섯 번째 주제인 ‘국악기, 교실 안으로 들어가다’에서는 교육용으로 개발된 아박, 향발, 운라, 윷, 바라, 도, 어, 축, 방울 등을 직접 체험할 수도 있다.

윤권영 연구관은 “12현 산조가야금을 개량한 25현 가야금은 현재까지도 활발히 쓰이는 개량악기”라며 “개량악기의 보편화는 많이 쓰이고 연주돼야 한다. 25현 가야금은 현의 수를 늘리고 울림통을 확장하면서도 악기 원형의 변형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많은 연주들에 의해 쓰여지면서 보편화에 성공한 악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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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기 개량 60년 회고전 ‘변화와 확장의 꿈’ 전경 중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바라, 방울 등(사진=허미선 기자)

 

“1964년부터 진행해온 개량악기들은 너무 앞선 개량이었어요. 재밌는 사실은 60년대부터 시작한 개량이 당시에는 호평받지 못했지만 현재 개량에서 많이 참고가 된다는 겁니다. 이제 와서야 그때 개발한 개량들이 도입되고 있죠.”

박정경 학예연구원 역시 “25현 가야금의 보편화를 밴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며 ”연주자들이 널리 사용해주고 연주할 좋은 악보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연주자와 작곡가들이 적극 반응해주고 사용해줘야 생명을 얻게 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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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기 개량 60년 회고전 ‘변화와 확장의 꿈’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김영운 원장도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아르페지오네라는 악기를 위한 작품이었지만 현재는 첼로로 연주하고 있다. 크라리넷은 모차르트가 ‘클라리넷 협주곡’을 작곡함으로서 장족의 발전을 맞았다”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그렇게 악기는 음악의 도구이고 음악적 요구에 의해 개량이나 대체되면서 발전해요. 음악적인 욕구에 의해 작곡된 곡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죠. 국악기의 개량 역시 연주자와 작곡가, 악기 장인들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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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기 개량 60년 회고전 ‘변화와 확장의 꿈’ 전경 중 소라모양 나각(사진=허미선 기자)

 

이어 좋은 악기는 그 악기를 필요로 하거나 사용하는 사람의 목적에 따라 다르다. 수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명연주가에게는 스트라우스 바이올린이 좋은 악기지만 칼림바를 배우며 만족감을 느끼는 꼬맹이에겐 칼림바가 좋은 악기“라고 부연했다.

“최근 시급한 악기개량 문제로 눈에 띈 것은 저음 보강입니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뿐 아니라 여타의 국악관현악 연주에서는 첼로와 콘트라베이스를 볼 수 있습니다.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저음을 보강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 국악관현악의 실체죠. 이에 국악관현악에서 중저음을 담당할 현악기 군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 중입니다. 이후 국립국악원 연구소의 악기 개량은 단순 개량이 아니라 향후 어떻게 성장해서 활용될 수 있을까에 중점 두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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